[김충남의 잔소리]100

<원문> 자왈(子曰) 군자(君子)는 주이불비(周而不比)하고 소인(小人)은 비이부주(比而不周)니라. 

<풀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두루 사귀며 견주어 편당을 짓지 않고 소인은 견주어 편당을 지으면서 두루 사귀지 못하니라.’                                          <논어•위정편> 

<여설> 공자의 이 말씀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여서 처세의 방편으로 삼았으면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군자 즉 지성인으로서의 처세 방편은 주이불비(周而不比)이다.
즉 ‘치우치거나 편협되지말고 두루두루 폭 넓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 말씀의 키워드는 주(周)와 비(比)이다.
그러므로 주(周)자와 비(比)자에 대하여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하면 그 처세방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몇 가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겠다.
? 주(周)는 사물을 대하는 사고(思考)의 폭이 편협 되지 않고 넓으며 또한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정(中正)의 도리를 지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비(比)는 이와 반대로 편협 되고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나 사물에 접했을 때는 ‘나의 생각이 편협 되지 않은가.’ 그리고 ‘어느 한편으로 기울어져 중정의 도리를 잃고 있지 않나.’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주이불비(周而不比)하게 사람과 사물을 대하는 지혜인 것이다.

? 주(周)는 ‘두루두루’를 말하고 비(比)는 ‘끼리끼리’를 말한다.
다시 말해 주(周)는 친구나 남과의 관계에 있어서 나와 코드가 맞거나 맞지 않거나 수준이 같거나 틀리거나 또는 이해관계가 있거나 없거나를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사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비(比)는 모든 것이 자기와 맞아야 하거나 또는 이해관계를 따지고 가려서 서로 맞는 자들하고만 끼리끼리 사귀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내가 남과 사귈 때는 따지거나 가리지 말고 두루두루 인격적 차원에서 진심의 정으로 사귀는 주이불비(周而不比)한 사귐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주(周)는 사람의 성품이 골고루 갖추어져 조화를 이룬 것을 말하고 비(比)는 한쪽으로 치우쳐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을 말한다.
공자의 성품을 예로 들겠다.
제자들이 공자의 성품을 말하기를 “선생님은 온화하시면서도 엄격하셨으며 위엄이 있으시면 서도 사납지 않으셨으며 공손하시면서도 자연스러우셨다.”라고 했다.
이처럼 ~하면서도 ~한 사람, 즉 온화하면서도 엄격하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부드러움의 양극단의 성품을 모두 지닌 사람은 조화를 갖춘 성품 즉 주(周)에 해당되는 성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온화하기만 하거나 엄격하기만 한 것처럼 성품이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성품 즉 비(比)에 해당되는 성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대범하면서도 세심할 줄 알아야 하고 강직하면서도 부드러울 줄 알아야 하고 이지적이면서도 감성적이어야 할 것이다.
~하기만한 소인(小人)이 아니라, ~하면서도 ~한 대인(大人) 즉 주이불비(周而不比)한 성품을 지녀야 될 것이다.

? 주(周)는 세상을 바라볼 때 아무색이 없는 무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이고 비(比)는 검정색이나 노란색 등색이 있는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이다.
색이 없는 안경으로 세상을 보면 보이는 대로 두루두루 다 볼 수 있지만 색이 있는 안경으로 보면 세상이 검정이나 노란색 등 그 색안경의 색대로만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볼 때는 편견을 가지지 말고 무색 안경을 쓰고 보듯이 보이는 그대로 보아야 주이불비(周而不比)한 세상관(世上觀)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 주(周)는 선공후사(先公後私)라 할 수 있다.
즉 공직자가 공무를 집행할 때는 사적인 욕심이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이나 편리함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比)는 이와 반대로 공공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욕심이나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공무에 임해서도 항상 선공후사(先公後私), 공명정대(公明正大)의 원칙을 지켜야 주이불비(周而不比)한 공직자가 될 것이다.

? 주(周)는 ‘융합정치’를 말하고 비(比)는 ‘분열정치’를 말한다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주(周)의 정치는 다양한 의견을 모두 수용하여 모은 다음에 거기에서 최대 공약수를 도출하여 최선의 방법을 창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比)의 정치는 개인이나 정치집단의 정치적 욕심이나 이익 등 이해관계에 따라 패거리를 만들어 의견을 분열시킨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정치 현실이나 정당, 정치인 모두가 주(周)보다는 비(比)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진정한 주이불비(周而不比)한 이 나라 정치를 손꼽아 기다려 봄이다.

(원문의 내용을 처세의 방편으로 활용하려하다 보니 다소 원문의 뜻과는 달리 논리의 비약이 있었음을 양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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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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