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로 한밭대 교수  
유병로 한밭대 교수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므로 중요성에 대하여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물 얘기는 보이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지구는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가뭄과 홍수 등 물 문제는 물론 동식물의 멸종, 식량부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활동을 위협하고 있다.

유엔미래연구소에 의하면 2011년 5월 이산화탄소 농도는 과거 2백만 년 중 가장 높은 수치로서 2010년에 발생한 950건의 자연재해로 인해 약 30만 명이 목숨을 잃고 1천 3백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는데, 발생 재해 중 90%가 기후변화와 관련 있다고 하였다.

물부족 심각한 지구촌

늘 물부족에 시달려온 중동이나 아프리카만의 얘기가 아니라 이웃나라 중국이나 태국도 심각했다. 중국은 2010년 윈난성을 비롯한 서남부지역에 6개월째 비가 오지 않아 100년만의 가뭄으로 800만의 주민과 500만마리의 가축이 식수난에 시달렸으며, 농경지가 말라 붙고 공장이 문을 닫아 직접적 재산피해만 1조 7천억원에 달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강과 호수를 바짝 말리고,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며 토양침식과 함께 근해를 데드존으로 만든다. 데드존은 산소 고갈로 인해 생물이 서식할 수 없는 바다 속 지역을 말한다. 결국 지구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는 것이다. 태국도 2011년 대홍수로 381명의 사망자와 11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여 피해복구비로 33조원을 추산했으며 금년 12조 규모의 짜오프라야강 정비사업을 착수했다.

현재 전 세계 8억 8천 4백만 명이 깨끗한 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26억 명이 안전한 공중위생을 보장받지 못한다.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80%가 수인성 질병인데 기후변화는 물부족에 따른 질병 뿐 아니라, 온난화에 따른 세균을 확산시켜 각종 동식물의 전염병을 증가시킨다.

우리나라도 물부족 가속화

우리나라는 단기간 압축 성장을 하며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기온상승과 온실가스 배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연평균 온도는 지난 100년간 2.4℃올랐는데 이는 세계 평균 상승폭의 3배에 달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9위이며,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그 증가율이 OECD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0년 5월에는 104년 만의 가뭄이 발생했으며, 기온의 상승, 동식물 성장구역의 북상, 아열대성 전염병 발생, 물부족의 가속화 등이 진행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홍수를 예방하고 물부족을 해결하는 사업이라고 하지만 국토의 지형특성상 물의 수요와 공급이 공간적으로 일치하지 않아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아무튼 물 안보, 물 복지라는 새로운 물관리 개념이 국제사회에 자리 잡게 되었다.

블루골드 사업으로 떠오르는 물 산업

물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물산업이 블루골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국의 홍수방재 사업, 각종 댐건설, 해수담수화, 물재이용, 상하수도사업 등 수자원 확보사업과 하?폐수 처리사업, 정수 및 병물사업 등 다양하다.

영국 리서치 기관인 GWI에 따르면 세계 물 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 약 579조원으로 같은 시기 반도체 시장(280조원)의 두 배에 육박하며, 2025년에는 1천3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의 물관리는 대부분 공공기관이 담당하여 물 산업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2010년 정부는  2020년까지 3조5천억원을 투입하여 물산업 육성 및 해외시장 진출 중점 지원하여 13만명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높은 IT, Bio기술과 융합하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그러나 새정부는 기후변화와 물에 대한 공약이 없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물정책은 언급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 파묻힌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게 된다. 물론 시대의 요구가 복지에 쏠려있어 생각할 겨를도 없겠지만 새정부가 기후변화와 물산업 육성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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