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96

<여설> ▲ 30세의 나이를 이립(而立)이라고 한다.
공자께서는 지나온 생을 회고하면서 ‘오삼십이립’(吾三十而立) 즉 ‘나는 30에 자립하였다.’라고 술회한데서 30세를 ‘이립’(而立)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공자는 15세에 큰 학문의 뜻을 세우고(志學) 권세가 집안의 창고관리인, 목장관리인 등의 천직(賤職)으로 생계를 유지해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독학으로 학문에 정진하여 드디어 30세가 되어서는 학문이 경지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참고로 공자와 예수의 ‘이립’(而立)의 나이가 같음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인 요셉이 타계한 후에 경제적인 책임을 지고 홀어머니와 동생을 보살폈던 예수가 하느님의 뜻을 좇아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한 것은 서른 살이 되어서였다.
또한 공자도 15년간 학문을 갈고 닦아 학문의 경지를 이루고 세상에 대한 뜻을 세우고 제자들을 양성하기 시작한 것이 30세부터 이니 공자와 예수의 ‘이립’(而立)의 나이는 거의 같음을 알 수 있다.

요즈음 30의 나이는 15년간의 모든 학교공부를 마치고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취업을 하거나 사업 등 자기의 뜻을 펼치는 나이라 할 수 있다.
 ‘이립’(而立)은 학교에서 학문이나 전문분야를 익혀서 스스로 주관을 확고히 세워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스스로 자기의 길을 간다는 뜻이다.

 ▲ 32세는 ‘이모’(二毛) 또는 이모지년(二毛之年)이라고 하였다.
 이모(二毛)란 머리털의 빛깔이 두 가지란 뜻이다.
즉 흰머리 카락과 검은 머리카락이 반반인 것을 말한다.
 중국 진(晋) 나라 때 반악(潘岳)이란 시인이 서른두 살 때 자기 머리가 반백(半白)이 된 것을 두고 쓴 시에서 유래 되었다.

▲ 40세의 나이를 ‘불혹’(不惑)이라고 한다.
불혹(不惑)은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자께서는 인생을 되돌아보고 오사십이불혹(吾四十而不惑) 즉 ‘내 나이 사십에 미혹되지 않았다.’라고 하신 말씀에서 40세를 불혹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사십대 나이인 『공자』가 처한 노나라의 정치상황은 왕이 권신에 의해서 불행한 죽음을 맞이하는 등 권세가가 판을 치고 하극상(下剋上)으로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정치 상황에서도 공자는 덧없는 정치적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주체성을 확립하여 학문과 교육에 전념하였다.

인생에서 40대는 가장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때라 할 수 있다.
 즉 40대는 돈과 명예, 권력 그리고 이성에 대한 집착이 강한 때이고 그래서 이러한 것들의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나이이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욕심이 넘치는 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40대에는 어느 때보다 자기 자신을 절제하고 조심하여 부적절한 돈, 명예, 권력, 이성에 대한 유혹을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순간의 유혹에 빠져 일생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매사에 욕심이 앞서지 않았나를 살피고 또 살펴야 실수나 과오가 없을 것이다.
매사에 욕심이나 이상이 앞서다 보면 실속을 차리지 못하고 허세를 부리기 쉽고 그로인하여 남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게 된다.

허장성세(虛張聲勢)라는 말이 있다.
 즉 실속은 없으면서 허세로 떠벌린다는 뜻이다.
어쩌면 욕망과 과욕이 앞서는 40대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말이 아닌가 한다.

▲ 48세의 나이를 ‘상년’(桑年)이라고 한다.
 이 말은 뽕나무 상(桑)자를 파자(破字)하면 십(十)자 세 개 밑에 나무목(木)자 형태의 속자를 쓴다.
이 글자를 하나하나 분해하면 열십(十)자 네 개와 여덟팔(八)자 하나가 된다.
 그래서 (10 X 4) + 8 = 48이 된다.
 그러므로 상년(桑年)을 48세라고 해학적으로 폴이 해 본 것이다.

▲ 50세의 나이를 지명(知名) 또는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한다.
즉 ‘50세에 하늘의 명(命)을 알았다.’는 뜻이다.
공자께서는 ‘오오십이지천명’(吾五十而知天命) 즉 ‘내 나이 50에 하늘의 命을 알았다.’라고 하신 말씀에서 50세를 ‘지명’ 또는 ‘지천명’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공자는 51세부터 55세까지 4년간 출사(出士)하여 중도(中都)지방의 도지사격인 재(宰)를 시작으로 지금의 국토해양부 장관과 법무부장관에 해당하는 사공(司空)과 대사구(大司寇)의 벼슬로서 정치에 참여 하였다.
그러나 공자가 지향하려는 정치 이상이 현실정치와는 너무나 차이가 있었으므로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그래서 후세사람들은 공자를 ‘실패한 정치인’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결국 공자는 인덕(仁德)과 덕치(德治)를 펼칠 수 있는 군자(정치 지도자)를 배양하는 것이야 말로 하늘이 나에게 준 명(命) 즉 ‘천명’(天命)임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보통사람에 있어서 의욕과 열정만으로 세상사를 자신했던 40대와는 달리 50대가 되어서는 세상사가 인간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되지 않고 그 어떤 하늘의 섭리 즉 ‘천명’(天命) 다시 말해 운명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안 될 일에 억지를 부리지 않고 쓸데없는 욕심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하고 있는 일이 비록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그것이 나의 분수이고 하늘의 명 즉 운명임을 알아야 한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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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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