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95

<여설> 나이는 숫자로 나타난다.
그래서 나이 먹음을 애써 위로하기 위해서 ‘나이는 숫자 놀음뿐이다.’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 숫자 속에 한자어의 뜻이 담겨 있는 나이가 있다.
그래서 나이를 뜻하는 한자어를 통해 나는 과연 그 한자어의 뜻대로 나이를 먹으며 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10세부터 108세까지의 나이에 대한 한자어의 유래는 몇 가지가 된다 할 수 있다.
 
공자님께서 70여 평생을 회고하면서 자서적(自敍的)으로 풀이한 나이의 뜻. 그리고 예로부터 전래되어 오는 나이의 뜻, 우리 조상들이 글자를 파자(破字)하여 해학적으로 풀이한 나이의 뜻, 시인(詩人)이 풀이한 나이의 뜻, 스님이 풀이한 나이의 뜻 등 이처럼 나이를 뜻하는 한자어의 유래는 여러 가지라 할 수 있다.

▲ 10세 전후를 충년(沖年)이라고 한다.
충(沖)은 ‘어리다.’는 뜻이다.
사극을 보면 ‘세자께서 아직 유충(幼沖)하시니’하는 대사를 듣게 되는데 이때 ‘유충’은 대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나이를 말한다.

▲ 15세를 지학(志學)이라고 한다.
공자님께서는 지나온 생을 회고 하시면서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 즉 ‘내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라고 술회하셨다.
여기에서 15세를 ‘지우학’(志于學) 또는 ‘지학’(志學)이라하게 된 것이다.

• 2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공자는 남의 집 천직(賤職)의 일을 하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빈천하게 살았다.
그리함 속에서도 15세 때부터 굳센 의지를 가지고 거의 독학으로 예(禮)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
공자 같은 성인도 생이지지(生而知之) 즉 나면서부터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이처럼 어려서부터 학문에 뜻을 두고 부지런히 갈고 닦은 까닭에 학문과 수양의 경지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 요즈음에 있어서의 15세 나이는 중학교 2학년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학교공부의 기초는 바로 중학교 2학년 때라 할 수 있는데 이때 학업에 대한 의지나 기초를 잃으면 그 이후의 고등학교, 대학교 과정은 힘들다 할 수 있다.
또한 이때는 일생에서 기억력이 제일 왕성한 때이라 이때 암기한 내용은 나이가 먹어도 기억에 남는다.
그러므로 이러한 나이의 자녀를 둔 학부모는 이때의 자녀들이 학업에 대한 의지나 기초를 잃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일생에서의 15세 나이는 인생 출발의 중요한 의미의 나이라 할 수 있다.

▲여자나이 16세를 ‘파과’(破瓜)라고 한다.
파과지년(破瓜之年)이라고도 한다.
파(破)는 ‘깨뜨리거나 쪼갠다.’는 뜻이다.
 ‘과’(瓜)는 ‘오이’를 말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파과’(破瓜)는 ‘오이를 쪼갠다.’는 뜻이 아니다.
오이과(瓜)자를 비스듬히 쪼개면 ‘여덟 팔’(八)자를 두 개 잇대어 쓴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8 + 8 = 16 이라고 해학적으로 풀이 하였다.
흔히 이팔청춘(二八靑春)이라하는 것도 ‘2 × 8 = 16’인 16세를 말한다.
예전에는 여성의 결혼 적령기를 열여섯 살로 생각했다.
요즈음도 어른들이 집에 과년한 딸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가끔 듣게 되는데 이것은 시집갈 나이가 된 딸이 있다는 뜻이다.
 
• 또한 8 × 8 = 64 이렇게 해서 남자는 ‘64’세를 ‘과년’이라고도 한다.
• 그리고 ‘벼슬임기가 다 한해’를 ‘과년’이라고도 하였다.

▲ 남자 20세전 후를 약관(弱冠)이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남자가 20세가 되면 성인(成人)의식으로서 관례(冠禮)를 치른다.
이때 상투를 틀어 갓인 관(冠)을 씌워준다고 해서 ‘약관’이라고 하는데 이는 성인이 되었으나 아직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리숙하고 미약하다는 뜻에서 미약하다는 뜻의 약(弱)자를 관(冠)자 앞에 붙여 ‘약관’(弱冠)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 옛날에는 성인이 되어 관례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아이에서 어른대접을 받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아명(兒名)을 버리고 자(字)나 호(號)를 받아 사용하게 된다.
양반집 자식으로 태어나면 아이 적에는 아명(兒名)을 지어 불렀고 관례를 올려 성인이 된 뒤에는 자(字)나 호(號)를 불렀다.
또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우거나 대 학자에게는 죽은 뒤에 그 업적을 기려 임금이 내려주는 시호(諡號)가 있었다.
충무공(忠武公)은 이순신장군이 세상을 뜬 뒤 나라에서 지어준 시호이다.
또한 낮춤말인 '~ 해라'체에서 '~ 하게'체로 인격적인 대우를 받게 됐고 지금까지 어른에게 절을 하면 어른은 앉아서 절을 받았지만 관례를 치르고 성인이 되면 어른으로부터 답례를 받게 된다.
옛날에는 성인되기 전에는 모두가 ’아이‘였고, 성년이 되어야 그 때부터 어른이 되는 것이다. 당시에는 청소년이라는 용어가 없었기 때문에 '아이'와 '어른'으로만 구분되었다.
 
▲ 여자나이 15세 전후의 나이를 계례(?禮)라고 한다.
남자는 20세에 성인의식으로서 관례(冠禮)를 치르지만 여자는 15세가 되면 성인의식으로서 머리에 쪽을 찌고 비녀를 꽂는 성인의식으로서 계례(?禮)를 치른다.
이때부터 결혼이 가능한 것이다.

▲ 여자나이 20세 안팎의 나이를 '방년'(芳年)이라고 한다.
방(芳)은 '꽃 답다.'는 뜻이니 말 그대로 '꽃 다운나이'라는 뜻이다.
'방년 19세'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 다음 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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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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