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92

<여설> 올해는 계사년(癸巳年) 뱀의 해다.
그것도 ‘흑사’(黑巳) 즉 ‘검은 뱀’의 해다.
계사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 계사(癸巳)의 뜻을 풀어보면, 계(癸)는 천간(天干)중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열 번째로서 오행에서 수(水)에 해당되고 방위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 색으로는 ‘검은색’ 그리고 오상(五常)으로는 ‘지’(智)에 해당된다.

그리고 ‘사’(巳)는 12 지지(支地)중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 6번째로서 ‘뱀’에 해당된다.
그런데 그냥 뱀이 아니라 ‘검은 뱀’이라고 한 것은 천간(天干)에 있는 ‘계’(癸)가 ‘검은색’을 뜻하므로 ‘계사’(癸巳)는 ‘검은 뱀’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올해를 흑사(黑巳) 즉 ‘검은 뱀’의 해라고 하는 것이다.

? ‘뱀’에서 의미를 찾아보기로 한다.
서양에서는 뱀을 대체적으로 악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인류의 시조인 ‘아담’(‘인간’이라는 뜻)과 아담의 갈비뼈로 만든 최초의 여인인 ‘이브’(‘하와’라 하기도 함)는 뱀의 유혹에 빠져 금단(禁斷)의 과실을 먹고 신의 노여움을 사서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였다.
이것이 인류의 죄와 악, 고통, 죽음의 근원이 되었다 한다.
그래서 서양이나 기독교에서는 뱀을 악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에선 뱀을 십이지신(十二支神)중에 가운데 자리에 잡을 만큼 중요한 신으로 섬기고 있다.
뱀의 상징을 살펴보면,
1.뱀은 성장할 때 마다 허물을 벗고 또 겨울잠을 자기 위해 사라졌다가 봄이 되면 다시 나타난다.
이러한 뱀의 습성 때문에 뱀을 죽음으로부터 재생(再生)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불사(不死)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뱀을 무덤의 수호신 또는 죽은 이의 영생을 도와주는 신으로 인식하여 옛 고분에 보면 거북과 뱀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 뱀을 치유의 신으로 상징하고 있다.
해마다 허물을 벗고 다시 소생하여서 새로운 힘을 소생시키는 뱀의 습성을 보고 뱀을 치유의 심벌로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마크’, ‘응급 구조차’, ‘군의관 배지’에 보면 ‘지팡이를 감싸고 있는 뱀’의 심벌마크를 볼 수 있다.

3. 우리 조상은 뱀을 집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받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뱀, 특히 구렁이를 집안의 재산을 늘려주고 복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받들어 절대 집안에 들어온 구렁이를 잡지 않았다.
만약 구렁이를 잡거나 해치면 집안의 큰 화가 닥친다고 믿어왔다.
또한 꿈에서 뱀(구렁이)을 보면 재물이 들어오는 것으로 풀이 하였다.

4. 뱀을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겼다.
뱀은 알을 많이 낳기 때문에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5. 뱀을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뱀은 냉혈동물 즉 차가운 기운을 가진 동물이다.
사람에 있어서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는 대체적으로 감성적이기 보다는 이성적이다.
또 이성적인 사람은 대체로 머리가 좋고 지혜롭다.
 그래서 뱀을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6.뱀을 말을 잘하는 달변가의 상징으로 여겼다.
항상 혀를 날름거리는 뱀의 모습에서 말을 잘하는 달변가로 상징하였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아담과 이브를 유혹하여 신의 벌을 받게 한 뱀의 혀를 교활함의 상징으로도 여기고 있다.

? 뱀 꿈은 대체적으로 길몽(吉夢)이라고 한다.
꿈에서 많은 뱀을 보게 되면 하는 일이 잘되게 되고, 뱀을 만지는 꿈은 부자가 되는 꿈이고, 뱀이 치마 속으로 들어가는 꿈은 태몽이고 구렁이에게 물리는 꿈을 꾸고 잉태를 하면 장자 큰 인물이 될 아이를 낳을 꿈이라고 한다.
이러한 뱀의 상징 때문인지 뱀띠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용모가 단정(원빈, 소지섭, 소녀시대, 김희선, 등 연예인)하다.
또한 임기응변 능력과 강렬한 성적매력, 지혜를 타고났다 한다.
그러기 때문에 뱀띠에 속하는 사람들은 품위 있고 언변이 탁월한 정치지도자, 언론인, 종교가, 철학자, 문화사업가 등으로 성공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뱀띠 유명인으로는 정치,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한 간디, 톨스토이, 피카소, 링컨 등이 있다

? 지금부터 60여전인 1953년 계사년 7월은 3년 1개월간의 처절했던 한국전쟁의 휴전을 협정한 날이다.
그로부터 60년 만에 오는 계사년 올해는 통일의 기운이 감응하는 해가 되기를 천지신명께 간절히 빌어본다.
 
?계사년의 사자성어로 ‘묵은 것은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처 낸다.’는 ‘제구포신’(際舊布新)이 선정 되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날로 날로 새롭게 한다.’는 ‘일일신(日日新)과 같은 뜻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발전의 계사년을 맞기 위해서는 마치 뱀이 클때 마다 허물을 벗듯이 지난해에 대한 철저한 자기 성찰을 하여서 잘못이나 과오의 허물을 과감히 벗어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나서 계사년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서 계획하고 추진하고 행하여야 한다.
뒤로 가는 것을 모르고 앞만 향해가는 뱀처럼 무조건 계사년의 세운 목표를 향해 전진해 가야 할 것이다.
부디, 뜻하시는 바, 목표하시는 바가 이루어지는 계사년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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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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