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91

<여설> 누구나 한 해의 끝자락에서서 송구영신(送舊迎新)하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지나온 한해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밝아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다짐의 마음일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기대와 다짐의 마음으로서 해마다 송구영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새해 초에는 ‘혹시나’하는 기대와 다짐의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다.
그러나 한해의 끝에 가서는 ‘역시나’하는 아쉬움과 후회스러운 마음으로 그 해를 보낸다.
이렇게 해마다 ‘혹시나’와 ‘역시나’를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네 속인들의 인생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한 해를 되돌았을 때 ‘역시나’하는 후회스러움이 덜한 한해가 되어야 발전하는 인생, 성공한 인생이 될 것이다.
그러한 인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하겠다.

‘성찰’(省察)이란 말의 뜻을 자세히 풀어 보겠다.
 ‘성’(省)은 주로 ‘내가 나를 살펴 내 자신을 .깨닫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자기 자신의 허물을 스스로 들이켜 살펴보는 반성(反省)이 이에 해당 된다 할 수 있다. ‘찰’(察)은 주로 ‘바깥 사물을 살펴 조사하고 탐구해서 아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어떤 사물을 잘 ‘관찰’하여 그 사물에 대한 것을 파악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러므로 성찰(省察)이란 내 자신의 반성을 통하여 나를 갈고 닦고, 또한 학문이나 사물 등을 통하여 나를 갈고 닦는 것 모두를 잘하였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매일매일 또는 해마다 나를 성찰 한다면 분명히 오늘보다 나은 내일 그리고 올해보다 나은 내년이 될 것이다.

그 성찰의 방법으로 ‘증자’는 ‘삼성오신’(三省吾身)의 방법 즉 ‘날마다 세 가지를 반성하는 방법’을 제시 하였다.
하나는, ‘나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정성을 다하였는가.’를 반성해 보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내가 만난 사람에게 진심과 신의를 다 하였는가’를 반성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배움이나 자기 계발을 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해 보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다시 살펴보면, ● '나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정성을 다하였는가.'하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에는 귀한일, 중요한 일, 득이 되는 일도 있겠지만 천한일, 중요하지 않은 일, 득이 되지 않는 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의 귀천이나 경중,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고 어떠한 일이 되었건 간에 그 주어진 일에는 정성을 다 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일과의 인연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천한 일, 중요하지 않는 일, 득이 되지 않는 일이 될 수 있겠으나 오히려 나에게는 그 일이 복의 인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과의 인연은 인간의 지혜로서는 알 수 없는 일, 오로지 하늘만이 알뿐, 그러므로 인간으로서는 그저 내가 맡은 일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할 뿐이다.
즉 최선을 다 할 뿐이다.
그러다 보면 그 중에서 복된 인연의 일을 만나게 될 것이 아니겠는가.

직장에서 남들이 한직이요 천직(賤職)이라는 일을 소홀히 하거나 게을리 하지 않고 오히려 정성과 창조 정신으로 발전시켜 그 일이 복된 인연으로 된 예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올 한해 ’내가 맡은 일에 귀천이나 경중 그리고 이해관계를 따져서 일 하였음을 반성하고 새해는 내가 맡은 일에 무조건 정성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 ‘내가 만난 사람에게 진심과 신의를 다 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일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에도 인연이 다 다르다.
 그러므로 만나는 사람의 빈부귀천이나,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진심과 신의를 다 해야 한다.
또한 짧은 순간의 인연이나 다시 만나지 않을 것 같은 인연이라 해서 가벼이 여기거나 소홀히 하지 말고 만나는 순간마다 그 사람에게 진심과 신의를 다 해야 한다.
길가는 나그네에게 버들잎 띄운 물바가지로 귀부인이 된 이야기도 있고, 미물인 제비에게 정성을 다하여 벼락부자가 된 흥부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만남에서 절대 척(隻)짓는 인연을 맺지 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남에게 원수와 원한을 짓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대한 명심보감의 글을 인용하겠다.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어라. 사람이 어느 곳에서 산들 서로 만나지 않으랴, 원수와 원한을 맺지마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려우니라.“ 하였다.
올 한 해 동안 소원(疏遠)했던 사람 그리고 섭섭하게 대했던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항상 편안함과 신의(信義)로움으로서 언제 어디서나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배움이나 자기 계발을 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는가.’하는 것이다.
‘생즉업’(生卽業) 즉 ‘인생은 평생 배우는 것’이라 했다.
그러므로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올 한해 배움과 자기 계발을 하는데 게을리 했음을 반성하고 내년에는 어떠한 일속에서도 배우고 싶은 한 가지를 꼭 배워서 자기 계발을 하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 사람의 삶은 일(業)과 사람(人) 그리고 배움(學)으로 이루어졌다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내년에는, 주어진 일에 정성을 다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진심과 신의를 다하고 한 가지 이상 배워서 나의 발전과 보람을 이루는 한해가 되시기를……

=========================================================================================

   
 

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