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생명硏 원장 후보에 정치인 포함... 질타 쏟아져

   
▲ 곤혹스러워 하는 김건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18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정부출연연구원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신임 원장 후보에 정치인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질타가 쏟아졌다.

최근 기초기술연구회가 생명연 원장 공모 후보자 3배수를 확정했는데 여기에 새누리당 배은희 전 국회의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이 집중적인 공격에 나섰고, 답변에 나선 김건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진땀을 흘렸다.

이상민 의원(민주통합·대전 유성)은 김건 이사장에게 “배은희 전 의원은 얼마전 총선 때 새누리당 후보로 선거에 출마했었고, 현재 박근혜 후보 선대위로 활동하는 등 명백한 현업 정당인”이라며 “생명연 원장 초빙 공고에 ‘직무 성격상 원장의 정당 가입은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정치인을 원장 후보로 포함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 내정이 사실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상민 의원.
박혜자 의원(민주통합·광주 서갑)도 “배 전 의원이 공모에 제출한 이력서를 보면 현직에 정당인으로 기재돼 있고,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준 선대위 임명장을 자랑스럽게 올렸다”며 “정당인을 후보로 선정한 것은 공모 위반”이라고 질타했다.

무소속 정진후 의원도 “생명연 차기 원장 자리로 배은희 의원이 내정됐다는 설이 파다하다. 원장후보심사위원회 7명의 위원 중 5명이 이명박 정부의 관료이거나 각종 위원회에서 일했던 인사”라며 “해당 인물이 원장에 선임된다면 이명박 정부가 과학기술계로부터 역대 최악의 정부로 평가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야당의 맹공격에 김건 이사장은 연신 눈을 떴다 감으며 곤혹스러워 했다.
김 이사장은 “배 전 의원이 포함된 것은 심사위원 투표에 의한 것이며 배 의원도 14년간의 연구 경력이 있는 걸로 안다”고 해명했다.

또 공모사항 위반 여부와 관련해선 “정당 가입은 선임되기 전 사표를 내면 된다. 비슷한 경우가 2007년 항공우주연구원 임용 때 있었는데 당시 하루 전에 소속 정당을 사퇴한 적이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배 후보에게 정당 신분을 정리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 생명연 원장 후보자인 배은희 전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현재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선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총선 때 박 후보가 배 전 의원을 격려하는 모습.

이같은 답변에 의원들은 화를 감추지 못했다.
이상민 의원은 “청와대에서 압박을 받은듯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밖에 답변을 하지 못하느냐, 이사장으로서 문제점을 제기하고 ‘문제가 된 후보를 배제해 달라’고 왜 말을 못하느냐”며 “과학기술계를 무시하느냐, 출연연이 그렇게 우습냐?”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이대로 원장 선임을 강행할 경우 이 엄청난 사태에 대해 가만히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솔직히 내게 이렇다 할 권한이 없다. 의결된 사항을 집행할 뿐”이라며 “이사회에 의원님들의 우려를 충분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 배은희 생명연 원장 후보자는 누구?

   
 
배은희 후보는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서 활동했다. 뉴욕주립대에서 세포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다 2000년에 바이오 벤처기업인 '리젠바이오텍'을 설립했다. 이후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미래신산업분야 위원장으로 발탁됐다. 2008년에 제18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2010년 8월에는 한나라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지난 4월 수원을 권선구 새누리당 후보로 총선에 나갔지만 낙선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후보 선대위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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