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80

 <원<원문> 子(자) 曰(왈) 不患人之不己知(불환인지불기지)요. 患不知人也(환부지인야)니라. 
                                                                                                                                    (논어 • 학이편) 

 <풀<풀이>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하셨다. 

 <여<여설> 위의 공자의 말씀에서 두 가지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하나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남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을 걱정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내면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가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의 73년 생애는 그야말로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하는데 대한 한 맺힌 생애라 할 수 있다.
공자의 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했던 시기인 ‘춘추시대’이다. 이때는 신하가 임금을 죽이거나 자식이 아비를 죽이고 권력을 쟁취하는 하극상(下剋上)의 시대로서 240여년의 춘추시대에 무려 신하가 군주를 시해한 사건이 36번이나 발생할 정도로 극악무도한 정치사회였다.
또한 임금이 태자의 비(妃)를 가로채는 일이 빈번했고 왕자가 늙은 부왕의 젊은 왕비나 후궁들과 정을 통하고 마침내는 늙은 부왕을 살해하고 왕권을 찬탈하는 등 도덕과 사회기풍이 극도로 문란한 사회였다.

이처럼 정치 질서가 파괴되고 도덕과 사회기풍이 극도로 문란하였던 춘추시대에 ‘공자’라는 성현이 혜성처럼 나타나 인(仁)과 예(禮)를 부르짖었으나 그 당시 왕을 비롯한 위정자 누구도 공자의 뜻을 알아주지 못했다.

공자는 50세 초반에서 중반까지 잠시 현실 정치에 참여하여 ‘중도’라는 지역의 장(長)을 시작으로 ‘사공’(국토해양부장관에 해당), ‘사구’(법무부장관에 해당)의 지위까지 올라 인덕(仁德)정치를 구현하려 하였으나 무도(無道)한 세력에 의해 결국은 인덕정치구현의 뜻을 펼치지 못한 채 배척을 당하고 말았다.

이처럼 조국 노나라에서 배척을 당한 공자는 69세 까지 14년간 ‘위’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를 주유(周遊)하면서 또다시 각 나라의 왕과 위정자들에게 인덕정치구현의 뜻을 호소하였으나 각 나라마다 처한 급박한 정치 상황으로 누구도 공자의 말을 들어주지 못하였다.
공자는 더 이상의 인덕정치구현에 대한 뜻을 접고 말년에는 고국인 노나라에 돌아와서 학문과 저술 그리고 제자 교육에 전념을 했다.

참으로 공자 같은 성현이라도 자신의 뜻을 알아주지 못하는 세상에 대해 얼마나 그 한(恨)이 컸으랴 하고 헤아려 본다.
그러나 공자는 세상이 알아주지 못함에 대해 애통해하지만 않고 오히려 학문과 저술 그리고 제자 교육으로 자기의 뜻을 더욱 승화시켰다.
공자는 이처럼 정치가로서는 실패하였지만 사상가로서, 교육자로서 성공하여 후세사람들은 공자를 ‘지성선사’(至誠先師) 즉 ‘성인의 경지에 이른 위대한 선생’이라고 추앙하고 있는 것이다.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라.”라고 제자들에게 하신 이러한 공자의 말씀 속에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근심하기 전에 남이 나를 알아줄 수 있게끔 항상 자기 자신을 갈고 닦으라.’고 하는 준엄한 가르침의 말씀이 깃들여 있음을 또 헤아려 보게 된다.

선거에서 ‘자기를 알아 달라.’고 즉 ‘자기를 뽑아 달라.’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 발버둥 치는 함량미달의 후보의 모습은 정말 가소롭기까지 하다.
그러므로 선거에 나오려는 각 후보들은 자기가 당선이 될 수 있을까를 걱정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이 그만한 역량이 되는지,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먼저 걱정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큰 바위 얼굴’에 나오는 ‘어니스트’와 같은 아름다운 후보의 모습을 보고 싶다.

공자의 말씀 중에서 얻게 되는 또 하나의 삶의 지혜는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하는 것이다.
즉 사람을 대하면 우선 그 사람의 됨됨이를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장점은 본받아서 내 자신을 보완해주는 보약으로 삼고 그 사람의 단점은 내 자신을 삼가고 조심시키는 부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삼인행필유아사언’(三人行必有我師焉) 즉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중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하였다.

다시 말해 나와 함께 가는 두 사람 중에 나에게 없는 장점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니 나는 그 장점을 취하고 또한 단점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니 나에게도 그런 단점이 없는지를 반성하고 경계하라는 뜻이다.
그렇다, 사람됨을 정확히 안다면 나보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할 것 없이 그 모든 사람이 배울 수 있는 나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사람을 정확히 분별 할 줄 아는 분별력과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세 살짜리 갓난아이도 자세히 살펴보면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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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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