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79

<원문> 子(자) 曰(왈) 君子食無求飽(군자식무구포)하며 居無求安(거무구안)하며…… (논어 • 학이편)

<풀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먹는 것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으며, 거처하는 것에 편안함을 구하지 않으며……,

<여설> 공자께서 하신 위의 말씀은 학덕을 쌓아서 군자가 되려는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다시 말해 학덕을 쌓아서 장차 정치에 참여하는 위정자 즉 군자가 되려는 제자들에게 군자의 덕성을 훈계하는 말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위의 말씀은 학덕이나 도를 닦는 사람, 나라 일을 맡고 있는 정치 지도자나 공직자, 참 인생을 살고자하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씀이라 할 수 있다.

공자께서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평하기를 ‘나는 성인이 아니다, 단지 호학(好學)하는 인간. 즉 배움에 만족을 모르는 인간, 가르침에 싫증을 내지 않는 인간.‘ 이라고 자기 자신을 평하였다.
이처럼 공자는 평생을 학문과 도를 닦으며 가르침과 저술에 전념하였다.
이러한 공자께서 군자가 되려는 제자들에게 좋은 음식을 탐함과 편안한 거처를 탐함을 경계하라고 한 것은 참으로 지당한 말이지만 욕망의 동물인 보통 인간으로서는 쉽게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영양가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집에서 안락하게 살 것인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나 학덕을 쌓고 군자 즉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를 멀리하라 하였다.

학덕을 쌓고 도를 닦는데 있어서 지나친 배부름과 좋은 음식은 오히려 영혼을 혼탁하게 하여 방해가 된다.
또한 지나치게 안락한 거처도 역시 정신을 나태하게 하거나 흐리게 하여 방해가 된다 할 수 있다.
그래서 호화스러운 저택에서 산해진미를 먹으면서 도를 닦고 학문에 정진하는 수도자나 학자는 없지 않은가. 평생을 가난 속에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학덕을 쌓은 제자 ’안회‘에 대하여 스승인 ’공자‘는 이렇게 칭송의 말을 했다.
“ ’안회‘는 일단사(一簞食) 일표음(一瓢飮) 즉 한 소쿠리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서, 재루항(在陋巷) 즉 누추한 곳에 살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며 도를 즐겼다.” 즉 ’안빈낙도(安貧樂道)하였다.‘라고 칭송했다.
또한 공자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반소사음수(飯疏食飮水)하고 곡굉이침지(曲肱而枕之)라도 낙역재기중의(樂亦在其中矣)니……“ 즉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개를 삼고 베더라도 즐거움 또한 이 가운데 있으니……“라 하시며 ‘학덕을 쌓는 군자는 배부르게 먹음과 편안한 삶을 탐하지 말라.’ 이르셨다.

수도를 하거나 학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반딧불이나 눈빛으로 공부를 했다는 형설지공(螢雪之功)의 고사성어 처럼 지나치게 열악한 환경도 좋지 않겠지만 또한 지나치게 안락한 환경도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이다.
그저 검소하면서도 쾌적한 환경이 가장 적당한 것이다.

사회지도자나 공직자 중에는 더욱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탐하고, 더 크고 호화스러운 저택을 탐하고, 더 고급스러운 승용차를 탐하기 위해, 다시 말해 더 사치하고 더 호화스럽게 살기 위해 지도자로서, 공직자로서의 직분과 덕목, 사명감, 가치관을 버리고 불의와 부정과 타협하여 추하게 추락하는 자들을 보지 않던가.
그래서 지도자나 공직자는 ‘배부름을 구하려 하지 말고 편안한 거처를 구하려 하지 말라.’는 공자의 말씀을 항상 새겨야 할 것이다.

어느 철학자는 인생의 3대가치는 ‘생즉학(生卽學)’ ‘생즉업(生卽業)’ ‘생즉애(生卽愛)’라 하였다.
즉 평생 배우고 공부하는 것, ‘평생 일하는 것,‘ ’평생 사랑하고 봉사하는 것이 참 삶의 가치라 했다.
그런데 안락하고 사치스럽고 호화스러움을 추구하고 탐닉하려 한다면 과연 참 삶의 가치를 언제 어떻게 누리며 살 것인가.
호화로움을 누리며 사는 삶이 순간은 달콤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허망된 인생, 실패한 인생, 비참한 인생이 되고 마는 것이다.

2500여 년 전의 공자께서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이처럼 먹는 것에 배부름을 구하지 말라 하신 것은 군자는 안빈낙도(安貧樂道)하여야 한다는 뜻에서 하신 말씀이지만 이 말씀은 오늘날 건강의 비결이기도 한 것이다.
실제 장수의 비결은 소식(小食), 즉 ‘적게 먹는 것이다.’ 덧붙여서 ‘거친 음식’전도사인 ‘이원종교수’의 건강한 섭식 법을 소개하겠다.
이원종 교수는 대체적으로 음식은 부드러운 음식보다는 몸에 좋은 거친 음식을 먹으라 하면서 다음과 같은 몸에 좋은 거친 식단을 권하였다.
 ‘보리수프, 잡곡밥, 김치, 멸치볶음, 가지무침, 고구마 순 무침, 연근, 오이 토마토 샐러드, 고등어, 열무김치, 날고구마, 지누아리, 검은콩, 깻잎, 숙주나물, ”정말 건강이 보이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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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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