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78

현대인의 삶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너무나 바쁘고 여유가 없고 또한 현실적 욕망의 삶만을 추구하다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그리고 그 지구가 속해있는 무한대의 우주, 그 속에서 우리 인간의 존재,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못하고 그 보다는 생각해야 할 필요를 느껴보지도 못하고 그냥 이 지구를 떠나는 무지(無知)한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

적어도 한번쯤은 인간으로서 세상에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한시도 떠날 수 없는 이 지구와 우주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함은 어찌 보면 당연함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먼저 하늘 천(天)자를 놓고 우주와 지구와 나와의 관계와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天(천)자를 여러 가지 의미로 풀이 할 수 있다.
필자는 天(천)자를 파자(破字)하여서 우주(하늘), 지구(땅), 인간(나)와의 관계를 풀이 해 보겠다.

첫째, 天(천)자를 ‘一(하늘)’과 ‘一(땅)’과 ‘人(인간)’으로 파자해서 풀이해 보면 ‘인간(人)은 하늘(一)기운과 땅(一)기운의 합성체이다.’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하늘기운과 땅기운의 합성 체는 우주만물 중에 오로지 인간이라 할 수 있다.이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하늘의 기운인 혼(魂)과 땅의 기운인 백(魄)이 육체를 집으로 하여 사람의 몸에 살고 있다가 사람이 죽으면 ‘혼백’(魂魄)의 집인 육체가 없어지므로 하늘의 기운을 받아 생긴 혼(魂)은 처음에 왔던 하늘로 올라가 신(神)이 되고 땅의 기운을 받아 생긴 백(魄)은 처음에 왔던 땅으로 흩어져 귀(鬼)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제일먼저 혼백(魂魄)을 담는 혼백(魂帛 : 초상이 났을 때 신주(神主)를 만들기 전에 임시로 만들어 봉안하는 신위)을 모시지 않는가.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하는 것은 혼(魂)과 백(魄)이 처음에 왔던 ‘하늘과 땅으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또한 ‘혼비백산’(魂飛魄散) 즉 ‘혼이 날아가고 백이 흩어졌다.’라는 사자성어는 혼이 날아가고 백이 흩어지면 죽음을 뜻하는 것이므로 이 말은 곧 ‘죽을 뻔 했다.’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늘기운(우주)과 땅기운(지구)을 받아 생성된 인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다.
하늘기운은 양(陽)기운으로서 만물을 낳게 하고 땅기운은 음(陰)기운으로서 만물을 기르게 한다 하였다.

다시 말해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 등, 모든 생명체는 하늘의 기운을 받아서 생(生) 즉 ‘낳아지고’ 땅의 기운에 의하여 육(育) 즉 ‘길러진다.’하였다.
그래서 시경(詩經)에 보면 ‘父兮生我(부혜생아)하시고 母兮鞠我(모혜국아)하시니……’ 즉 ‘아버지여.’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여 ‘나를 기르시니’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에서 ‘아버지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가 나를 기르셨다.’는 말은 바로 아버지는 양(陽)으로서 만물을 낳게 하는 하늘 기운으로서 ‘나를 낳으셨다.’라는 뜻이고 어머니는 음(陰)으로서 만물을 기르게 하는 땅기운으로서 ‘나를 기르셨다.’라는 뜻으로 풀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하늘 기운인 아버지 기운을 받아 태어나고 땅의 기운인 어머니의 기운을 받아서 자란다는 것이다.

둘째, 천(天)자를 파자하여 一(하늘)과 一(땅)의 기운을 가장 많이 닮은 것은 사람(人)이라고 풀이해 볼 수 있다.
즉 인간은 세상 만물 중에 우주의 기운을 가장 많이 닮은 소우주(小宇宙)라는 뜻으로 풀이 해 볼 수 있다.

인간이 우주와 가장 많이 닮은 ‘소우주’라는 근거를 몇 가지 소개 하겠다.
• 영국에서 1982년에 발행된 과학지에 의하면, 우주에 있는 별의 숫자와 인체의 세포숫자는 약 ‘백조’(百兆)로서 비슷하다 하였고,

• 하늘의 별자리 모양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 보니 ‘사람이 서 있는 모양’과 비슷 하다고 하였다.

• 우주 간에 있는 탄소, 질소, 수소, 산소 등 4원소가 인체에 96%로 구성되어 있고.

• 지표(地表)의 70%가 바다이고 인체의 70%가 수분이다.

이처럼 과학적으로 볼 때도 인간은 우주와 가장 많이 닮은 소우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태양계 중심에는 태양이라는 불덩어리로 된 별이 있고 지구 중심에 있는 지구 핵의 온도가 5천도가 넘고, 사람의 신체중심에는 불로 상징되는 심장이 있다.
즉 태양계, 지구, 인간의 중심은 모두 『불』이라는 것이다.

•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생겼고, 인체의 심장이 정중앙에 있지 않고 왼쪽으로 기울어져 소음, 소양, 태음, 태양의 사체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 한의학에서는 인간은 우주의 소산이며 소우주라 하고 있다.
때문에 인간이 태어날 때 우주자체의 유전 형질을 받고 태어난다고 한다.
사람의 몸이 우주적인 구조로 되어있다는 사실은『허준』의『동의보감』에도 나타나 있다.

• 『동의보감』에 의하면 하늘에 사시(봄?여름?가을?겨울)가 있어서 사람에게 사지 (두 팔, 두 다리)가 있고.

• 하늘에 5행(목?화?토?금?수)이 있어 사람에게는 5장(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이 있고 하늘에 6극(흉, 질, 우, 빈, 악, 약)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6부(위, 큰창 자, 작은창자, 쓸개, 삼초)가 있다 하였다.
(우주에는 5운 6기, 지구에는 5대양 6대주, 사람에게는 5장 6부로서 모두가 5와 6이 라는 숫자가 같다.)

• 하늘에 12時(시)가 있어서 사람에게는 12경락(經絡)이 있다 하였다.

• 하늘에 9성(星)이 있어서 인체에도 9구멍(얼굴?7개, 하체?2개)이 있다 하였다.
  여자는 10개(9개 + 자궁)

• 이 밖에도 우주에 천, 지, 인(天地人)이 있듯이 인체에는 머리(天), 몸(地), 사지(人)가 있다 하였다.

• 하늘에 ‘일월성신’(日, 月, 星, 辰)이 있듯이 인체에는 ‘이목구비’(耳目口鼻)가 있다 하였다.

• 1년이 12개월, 24절기를 골격으로 운행하듯이 인체에는 12개의 척추와 24개의 갈비뼈가 골격을 이룬다 하였다.

• 1년이 365일 이듯이 인체는 365개의 뼈마디로 구성되어 있다 하였다.

• 태양에너지의 작용에 의해 인체의 기(氣)작용이 있고 달 에너지 작용에 의해 인체의 혈(血)작용이 있다 하였다.

• 달의 작용에 의해 조수(潮水 : 달의 인력에 의해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바닷물)의 작용이 있고 여성의 월경(月經)에 영향을 미친다 하였다.
이처럼 우주가 변화하는 원리와 인체가 변화하는 원리는 동일하기 때문에 인간을 우주의 축소판인 『소우주』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우주와 나와의 관계를 통하여 우리 인간은 그렇게 거대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의 분신(分身)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우주와 나는 하나이다.’
무릇 천리(天理)를 추구하고 따르는 우주적인 삶이야말로 바로 내가 우주와 하나가 되는 삶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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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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