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58

<원문> 子(자) 曰(왈) ‘君子(군자)는 不器(불기)니라.’

<풀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그릇 같은 존재가 아니니라.’

<여설> ‘군자는 그릇 같은 존재로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君子(군자)란 학문과 덕행을 겸비한 지도자급 지식인을 말한다.
기(器)는 그릇이나 기물을 말하며 여기에서는 오직 한 가지 기능이나 기예를 뜻한다.
 
君子不器(군자불기)의 뜻은 ‘군자 즉 덕치(德治)에 참여하는 지도자급 지식인은 학덕을 쌓는 목적'이 '기(器)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즉 '밥그릇이나 국그릇, 간장그릇처럼 그 그릇이 되기 위함에 국한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밥그릇, 국그릇, 간장그릇 등 모든 그릇을 운용할 수 있는 손이 되도록 함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학덕을 완성한 군자는 모든 사물의 본체를 다 터득하고 한 몸에 다 갖추어서 모든 사물을 두루 잘 운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야 모든 백성들에게 仁의 정치를 두루두루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오직 한 가지 재능이나 기예만을 지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자의 이러한 말은 오늘날의 시각에서 본다면 분명히 모순된 말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직업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거부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자가 이러한 말을 한 시대적,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서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기(器) 즉 그릇이나 기물에 해당하는 전문적인 재능이나 기예는 그 당시에는 천민이나 노예계급 사람들의 직업이었고 군자(君子)는 문, 사, 철(文, 史, 哲)과 시, 서, 화(詩, 書, 畵)를 두루 익혀서 수기치인(修己治人)하는 지도자급 지식인이었다.
그러므로 공자께서 말한 君子不器(군자불기) 즉 ‘ 군자는 그릇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의 뜻은 덕치(德治)를 펼치고자하는 군자는 학덕을 쌓는데 있어서 어느 한 분야에만 국한하지 말고 모든 학문을 두루 섭렵하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공자의 이 말을 오늘날에 맞게 재해석하여서 교훈의 뜻을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사람의 성품은 이성과 감성이 두루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한쪽 성품에만 치우쳐 있으면 마치 器(기) 즉 그릇에 국한된 것 같다.
그러므로 不器(불기) 즉 그릇에만 국한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성을 모두 갖춘 성품을 지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문, 사, 철(文, 史, 哲) 즉 고전, 역사, 철학을 익힘으로서 이성을 길렀고 또한 시, 서, 화(詩, 書, 畵)를 익힘으로서 감성을 길렀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성과 감성이 조화롭게 갖추어진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독서와 학문 등을 통해 지식과 지혜 즉 이성을 기르도록 함과 동시에 시, 서예, 그림, 음악 등의 예술 활동을 통해 감성도 함양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룬 사람 즉 매력적이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기(器)에 해당하는 전문적인 직업이나 전문인을 요구하는 현 사회에서는 전문적인 학문이나 지식을 쌓고 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능한 전문인이 되는 것 못지않게 품위와 교양을 갖춘 전인적(全人的)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의 전공 외에 인격수양과 교양 상식을 넓히는 학문이나 지식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학문이나 지식에는 문학, 역사, 철학 등이 있다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의사나 변호사, 과학자, 기술자 등의 전문인은 자기의 전공분야 의에 교양상식을 쌓을 수 있는 문학, 역사, 철학 등의 학문이나 지식을 쌓아 품위 있고 교양 있는 전인적(全人的)인 의사, 변호사, 과학자, 기술자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불기(不器) 즉 어느 한 그릇에만 국한되지 않는 전인적(全人的)인 전문인인 것이다.

셋째, 조직 내에서 우선 그릇(器)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그릇(器)에 해당하는 자기분야의 업무나 일에 대해서 전문적인 능력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불기(不器) 즉 어느 한 그릇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모든 그릇을 다루는 손처럼 자기가 맡고 있는 업무나 일 외에 조직 내 전체의 업무나 일을 운용할 수 있는 지도자나 CEO의 능력도 지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 그릇의 능력과 그릇을 다루는 손의 능력을 다 갖추어야 유능한 지도자요. CEO가 아니겠는가.

<< 한자어 마당>>
▲ 鍛鍊(단련) : 鍛(쇠불릴 단) 鍊(쇠불릴 련)의 뜻은 ‘어떤 일을 반복하여 익숙하 게 되는 것’, ‘귀찮고 어려운 일에 시달리는 것’이다.
 • 鍛(단)은 ‘쇠를 불에 달구어 불리는 것’을 뜻하고 鍊(련)은 ’불에 달군 쇠를 두드리는 것‘, ‘사물을 정밀하게 다듬어 익숙하게 하다.’ 의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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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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