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56

<원문> 子張(자장)이 學干祿(학간록)한데 子(자) 曰(왈) 多聞闕疑(다문궐의)오. 神言其餘(신언기여)면 則寡尤(즉과우)하고 多見闕殆(다견궐태)오. 愼行其餘(신행기여)면 則寡悔(즉과회)니 言寡尤(언과우)하며 行寡悔(행과회)면 祿在其中矣(녹재기중의)니라. (논어 ‘위정편’)

<풀이> ‘자장’이 녹봉을 구하는 법 즉 관리가 되는 법을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많이 듣고서 의심스러운 부분을 빼놓고 그 나머지를 조심스럽게 말하면 허물이 적을 것이며 많이 보고서 확실하지 못한 것을 빼놓고 나머지만을 조심스럽게 행하면 후회됨이 적을 것이다.
말에 허물이 적고 행함에 후회됨이 적으면 祿(녹)은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니라.”하셨다.
다시 말해 말에 ‘허물이 없으며 행함에 후회됨이 없다면 자연히 관리가 되어 봉록을 받게 될 것이다.’ 라는 뜻이다.

<여설> 당시 공자 밑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중에는 평민계층이 많았으며 따라서 배워서 입신출세하고 벼슬을 얻고자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스승인 공자는 이와 같이 벼슬을 구하려는 제자들에게 벼슬을 단지 녹봉을 받거나 자리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나라에 도를 펼치기 위한 수단으로서 벼슬을 하도록 가르쳤던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공자는 ‘군자는 도를 구할 뿐 밥(녹)을 구하지 않는다.' 라고 하였다.

공자의 말씀처럼 지금 이 나라에는 자신의 영달을 구하기 위함이 아닌 진정으로 나라에 도를 펼치려는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이 얼마나 될까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청년제자 중에 한 사람인 ’자장‘이 어느 날 스승인 공자에게 벼슬에 올라 갈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이에 대해 공자는 ’자장‘에게 단순히 녹봉을 받는 관리가 될 수 있는 방법이나 처세술을 가르쳐 주지 않고 도(道)를 펼치는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덕목을 가르쳤던 것이다.

공자는 신뢰받는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서 언행을 삼가야 한다 하였다.
다시 말해 ’지도자는 말에 허물이 없고 행함에 후회됨이 없어야 한다.‘ 고 하였다.
’지도자는 말에 허물이 없어야 한다.‘ 는 뜻으로 ’多聞闕疑(다문궐의) 愼言其餘(신언기여) 則寡尤(즉과우)니라.’ 즉 ‘많이 듣되 의심나는 부분은 빼놓고 그 나머지 확실한 부분만 신중하게 말하면 말의 허물이 적을 것이다.’ 하였다.
이 말의 뜻은 상대방의 말은 많이 듣되 내가 해야 할 말은 진실의 말, 믿음을 줄 수 있는 말, 행할 수 있는 말만 가려서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확실한 말, 실천할 수 없는 말 등은 지도자의 신뢰를 잃게 한다.
선거 때마다 많은 정치인들이 하는 화려한 공약(公約)이 대부분 실천할 수 없는 空(빌 공)자 공약(空約)이 되기 때문에 국민들은 대부분 믿지 않게 되는 것이다.
어느 신문사 사옥입구 벽면에는 ‘추측기사나 불확실한 기사는 쓰지 말고 오로지 확실하고 검증된 기사만 쓰라.‘ 는 뜻으로 ‘多聞闕疑, 愼言其餘(다문궐의, 신언기여)’ 라는 글을 새겨 놓았다.

이처럼 많은 사람과 많은 말을 하게 되는 지도자로서 필히 삼가고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말의 신중함을 기하여 말의 허물이나 실수가 없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또한 지도자는 ‘행함에 후회됨이 없어야 한다.‘ 는 뜻으로 ’多見闕殆(다견궐태) 愼行其餘(신행기여) 則寡悔(즉과회)‘니라. 즉 ’많이 보되 확실하지 못한 것을 빼놓고 그 나머지 확실한 부분만 행하면 후회가 적을 것이다.‘ 하였다.

이 말의 뜻은 어떤 일을 처리 하거나 행함에 있어서 사물을 직접 살펴보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가는 신중함, 기회와 시기를 놓치지 않게 처리하는 신속함과 과단성, 일의 경중(輕重), 선후(先後)를 분별하여 처리할 줄 아는 분별력과 지혜를 발휘하여 그 일을 처리하고 행하여서 일이나 행함에 후회됨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자의 말은 지도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어서 남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기위해서는 꼭 지녀야 할 덕목인 것이다.
즉 말에 허물이 없기 위해서는 확실한 말, 믿음을 주는 말, 행할 수 있는 말만 가려서 해야 한다. 또한 행함에 후회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중함, 신속함과 과단성, 경중선후(輕重先後)를 가릴 줄 아는 분별력과 지혜로써 일을 처리하고 행해야 한다.

<< 한자어 마당>>

▲ 뇌졸중(腦卒中) : 腦(뇌 뇌)卒(갑자기 졸)中(바람맞다 중)의 뜻은 ‘뇌의 핏줄이 막혀 갑자기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가 되는 증상’ 을 말한다.
졸중풍(卒中風) 또는 중풍(中風)이라고도 한다.
옛날 중국 사람들이 ‘중풍’은 나쁜 바람을 쐬어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했다.• ‘뇌졸증’이라고 하면 잘 못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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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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