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비착용형 원거리 시선 추적 기술’ 개발

   
 
최근 우리 주변에 스마트TV, IPTV, PC,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첨단 정보기기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이들의 이용에 제한을 받고 있는 지체 장애우들이 있다. 이들은 신체적 한계로 정보기기들을 손을 이용해 자유롭게 조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유용한 정보 접근으로부터 소외받기 쉽다. 이러한 장애우들의 제한적 정보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IT분야 최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팔을 걷어붙였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김흥남)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우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사용 가능한 스마트TV, IPTV 등의 화면을 눈동작 만으로 제어하는 ‘사용자 시선 추적 기술’ 개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특수 안경 등의 보조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비착용형 대화면 시선추적 기술로서, 기존의 TV 리모콘, PC의 마우스 등의 인터페이스 장치를 대신하여 TV 또는 모니터 화면을 눈으로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정보기기의 메뉴 조작이 가능한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즉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커서가 이동하고 선택하고자 하는 대상을 1초 이상 쳐다보면 클릭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시선은 오감 중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가장 민감하고 반응이 빠른 감각기관이다. 따라서 시선 추적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정보기기와 상호 작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손 사용이 불편한 지체 장애인들과 보다 편리한 삶 추구를 위해 손 사용을 꺼려하는 일반인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소비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사용 만족도를 높여 주는 데 필요한 최선의 대안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시선 추적 기술들이 PC 환경을 목표로 제작된 근거리 기술임에 반해 이번에 개발한 시선 추적 기술은 TV와 같은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대상으로 원거리에서도 적용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활용 가치가 크다.

이 기술은 광각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얼굴과 눈 위치를 우선 검출 후, 이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협각 카메라를 이용하여 고해상도의 눈 영상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구동된다. 이를 통해 시선 위치 정보에 대한 정확도를 높였으며, 2미터 거리에서 ±1.0도 이내의 매우 우수한 정확도를 보여준다. 이는 화면상 오차범위가 ±3.5cm 이내로 작음을 의미한다.

이번 기술은 또한 세계 최초로 단일 적외선 조명을 이용함으로써, 기존의 시선추적 기술들이 2개 이상의 다수 조명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시스템 경량화 및 소형화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ETRI는 이번 사용자 시선 추적 인터페이스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애우를 대상으로는 TV 시청, 게임 조작, 인터넷 탐색 등을 불편함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용자 인터페이스 매체에 노출된 광고 효과 모니터링 ▲시선과 제스처를 연동한 차세대 게임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 및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운전자의 시선정보 분석 ▲홍채 정보 기반 본인 인증을 통한 금융결제 및 시청 연령 제한 기능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TRI는 이번 기술을 이미 국내외 유명 IT 전시회에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IBC 2011’의 특별 세션인 ‘WCME(What Caught My Eye)’에 초청 기술로 선정돼 세상을 사로잡을 혁신기술로 소개되기도 했다.

연구책임자인 차지훈 ETRI 융합미디어연구팀장은 “현재 비착용형 시선추적 장치들은 유럽과 북미의 소수 기관 중심으로 개발 중이며 이번 국산 개발 성과는 수입대체 효과 및 국내 응용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면서 한편으로는 “이번 기술이 지체 장애우의 정보 접근성 향상 등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술은 방송통신위원회 시행 방송통신기술개발사업의 연구성과로 ‘IPTV용 인터랙티브 시점제어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이 과제는 IPTV 환경에서 시청자의 시선 이동이나 메뉴 조작에 따라 원하는 시점의 영상을 선택하여 소비할 수 있는 시점제어 서비스 기술 개발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