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54

<원문> 子曰(자왈) 君子不重則不威(군자부중즉불위)니 學則不固(학즉불고)니라. 主忠信(주충신)하며 無友不如己者(무우불여기자)요.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니라. (논어, 학이편)

<풀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신중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고, 학문을 해도 굳건하지 않게 된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진실과 믿음을 자기행동의 주인으로 삼아야 하고, 학덕이 나보다 못한 자와 어울리지 말고,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여설> 공자께서는 군자 즉 지성인(知性人)이 지녀야할 덕목에 대하여 네 가지를 말씀하셨다.
첫째, 지성인은 敦厚愼重(돈후신중)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성인은 몸가짐이나 언행이 항상 도타웁고 후덕하면서도 신중하여야 한다.
즉 몸가짐이나 언행이 온화하고 후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삼가하고 조심하여 경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지성인의 몸가짐이나 언행은 돈후하면서도 신중한 양면성을 지녀야 한다.

둘째, '지성인의 모든 언행에는 진실함과 믿음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셋째. ’사람들과의 친분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이해관계를 위주로 하지 말고 학덕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학덕이 나보다 높은 사람을 본받고 따르도록 해야 한다.‘

맹자는 벗을 사귐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友也者(우야자)는 不挾長(불협장)하며 不挾貴(불협귀)하며 不挾兄弟(불협형제)하라. 友也者(우야자)는 友其德也(우기덕야)니라.‘하였다.
즉 ’벗과 사귐에 있어서 나이가 많음을 내세우지 말며, 귀한신분임을 내세우지 말며, 형제나 집안이 권세 있음을 내세우지 말라.’ ’벗과 사귐에 있어서는 그 덕을 보고 사귀어야 하느니라.‘하였다.
다시 말해 벗은 덕으로 사귀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조하건대 동창회나 친목모임에 가서 절대로 자기를 과시하거나 출세했음을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지성인은 허물이 있으면 꺼리지 말고 즉시 고쳐야 한다.‘
공자께서는 過而不改(과이불개) 是謂過矣(시위과의) 즉 ’잘못을 하고서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진짜 잘못이다.‘라 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나 허물이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문제는 자기의 단점이나 잘못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려 하는 의지나 용기가 없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허물이나 잘못에 대해 피하거나 변명하려하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하여 과감히 고치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대체로 남의 허물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냉정하리 만큼 비판하지만 자기의 허물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아주 관대하다.

’남의 눈에 티끌은 잘 보면서도 자기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한다.‘라고 하지 않는가. 이처럼 자기허물이나 잘못에 대해 너그러움으로 변명하거나 피하려 하면 자기의 잘못이나 허물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고칠 수 없는 자기의 악습이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어느 모임에서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가 정해져 있는 것같다.
약속시간에 늦는 것이 자기변명이 되었고 이것이 습관처럼 되어 고치지 못한 병이 되고 만 것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남들에게는 고치라고 채근하면서 막상 자기는 고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改(고칠 개)자를 파자해 보면 ’자기(己)를 먼저 회초리로 때려서(?) 자기부터 고치라.‘는 뜻이 담겨있다. 국민에게는 개혁을 외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자기가 그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일부 패도한 정치지도자들 때문에 이 나라 정치가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은나라를 세운 ’탕왕‘은 자기의 세숫대야에다 ’苟日新(구일신)‘ 日日新(일일신) 又日新(우일신) 즉 ’진실로 새로워지며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나날이 새로워진다.‘라고 새겨 넣고 그날그날의 반성을 통하여 날로 날로 자기 자신의 발전을 꾀하도록 하였다 한다.
’증자‘는 三省五身(삼성오신) 즉 ’날마다 세 가지를 반성한다.‘하였다.
즉 ’그날의 일에 최선을 다하였는가.‘ ’그날의 만난사람마다 진심과 믿음을 다 하였는가.‘ ’그날의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는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여러 성현의 말씀처럼 나의 발전을 위해서는 ’과감한 자기 개혁‘과 ’자기성찰‘이 절대 필요한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겠다.

군자 즉 이시대의 존경받는 지도자, 지성인이 되려면
첫째, ’후덕함과 신중함을 함께 지녀라.‘
둘째, 모든 일에 있어서 진심과 믿음이 바탕이 되도록 하여라.’
셋째, ‘이해 타산적이 아니라 학덕을 위주한 교분관계를 맺어야 하고 또한 항상 학덕이 높은 사람을 본 받고 따르도록 하여라.
넷째, ’자기 개혁과 성찰을 통해 나날이 발전하는 자기 자신이 되도록 하여라.‘하는 것이다.

<< 한자어 마당>>
▲ 論議(논의) : 論(논할 논) 議(의논할 의)의 뜻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말하며 의논함‘의 뜻이다.•論(론)은 ’주장을 말하다.‘의 뜻이고•議(의)는 ’다른 사람들과 의논하다.‘ ’왈가왈부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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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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