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우주식품 제조 기술 첫 이전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우주비빕밥.
한국형 우주식품 중 하나인 우주비빔밥 제조 기술이 우주식품 관련 기술로는 처음으로 민간에 이전돼 우주식품 제조 기술 상용화의 길이 열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방사선실용화기술부 이주운 박사 팀이 교육과학기술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우주비빔밥 제조 기술을 전주비빔밥생산자연합회(회장 김년임)에 이전하기로 하는 기술 실시계약을 체결했다.

우주비빔밥은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전주비빔밥의 조리법을 기초로 비빔밥을 수분 6% 이하인 건조된 블록 형태로 만들어 우주에서 섭취할 수 있도록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게 만든 음식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2010년 개발해 러시아 연방 국립과학센터(SSCRF)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로부터 우주식품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전주비빔밥생산자연합회는 기술을 이전 받아 우주비빔밥을 기내식으로 만들어 공급할 예정으로, 향후 한국원자력연구원 및 ㈜코오롱인더스트리와 공동으로 장기 저장이 필요한 국가 재난 대비용 비상식량과 스포츠 레저용 식품으로도 상품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주식품은 몸에 이로운 젖산균 같은 미생물이라 할지라도 우주 공간에서 우주인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에 무균 상태로 제조돼야 하며,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물의 최대 온도가 70℃에 불과해 낮은 온도의 물에서도 쉽게 복원해서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비빔밥에 첨가되는 고추장에는 발효를 돕지만 부패를 유발할 수도 있는 바실러스 균이 있어 우주식품으로 만들려면 살균 과정이 필수인데, 비빔밥을 장기 저장하기 위해 건조된 블록 형태로 제조하면 가열 살균 처리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 조사 기술을 이용, 블록 형태의 전주비빔밥에 감마선을 조사함으로써 고추장 및 밥, 야채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제거했다.

또한 밥을 지을 때 팽창제를 첨가해서 쌀의 기공을 크게 함으로써 70℃의 낮은 온도의 물에서도 15분 이내에 먹기 쉬운 형태로 복원되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우주식품으로 개발한 식품은 김치, 라면, 비빔밥, 불고기 등 총 17종으로, 이 중 김치, 라면, 생식바, 수정과 등 4종이 지난 2008년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에게 제공된 바 있다.

이번 우주비빔밥 제조 기술 이전은 우주식품 관련 기술 이전의 첫 사례로, 전통식품을 소재로 개발한 우주식품 기술 이전을 통해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운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실용화기술부장은 “이번 기술 이전은 지역 향토음식의 맛을 널리 알리고 우주식품 제조 기술 상용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주비빔밥 외에도 우주불고기, 곶감초콜릿, 오디음료 등의 우주식품 기술 이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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