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51

▲ ‘남의 단점이나 허물?비밀의 말 등은 삼가라.’는 것이다.
聞人之過失(문인지과실)이어든 如聞父母之名(여문부모지명)하여 耳可得聞(이가득문)이언정 口不可言也(구불가언야)니라.‘ 즉 ’남의 허물의 말을 듣거든 자기 부모의 이름을 듣는듯하여 귀로는 들을 수 있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마라.‘ 하였다.
다시 말해 남의 허물이나 단점, 비밀의 말을 뚫린 귀라 안들을 수 없겠지만, 그 말들을 가슴에 새겨두거나 다시 내 입으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의 허물이나 단점, 비밀의 말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내가 남의 단점이나 허물,비밀의 말을 하게 될 때는 비밀이 지켜질 것이라 믿고서 은밀하게 말을 하게 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언젠가는 밝혀지게 되고 그로 인하여 험담의 말이나 비밀의 말을 전한 자기에게 화가 되어 돌아온다.
그래서 口是禍門(구시화문) 즉 ’남의 허물을 말하기를 좋아하는 입은 화를 불러들인다.‘ 하였다.
 
둘째는, ’남의 허물이나 단점에 대해 비판하고 남에게 전할 만큼 과연 내 자신은 떳떳한가.‘ 라하는 것이다.
누구도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는, 신뢰가 무너진다. 즉 남의 단점이나 허물, 비밀의 말을 전하는 나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 무너진다.
남의 험담이나 비밀의 말을 나에게 전한다면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나에 대한 험담이나 비밀의 말을 전할 것이니 신뢰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험담이나 비밀을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
자술(子述)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마라. 자신의 장점도 말하지 마라. 만약 자신의 장점을 말하면 반드시 남의 단점도 말하게 되느니라.”하였다.

▲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은 하지마라.’하는 것이다.
‘傷人之語(상인지어)는 還是自傷(환시자상)이니 含血噴人(함혈분인)이면 先汚其口(선오기구)니라.’ 즉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은 오히려 자신을 상하게 함이다. 피를 입에 머금고 다른 사람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 입부터 더렵혀지게 되는 것이니라.’하였다.
다시 말해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해치는 말은 상대와 나에게 모두 상처를 주고 해를 입히게 되니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三思一言(삼사일언)하라’하는 것이다. 즉 '한번 말을 하려면 세 번 정도 생각하고서 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세 번 정도 생각하라는 뜻은 말을 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말을 하라는 뜻이다.
‘주자’는 '守口如甁(수구여병)하라.'하였다.
다시 말해 병의 마개는 평소에는 단단히 막아두었다가 꼭 필요할 때만 여는 것처럼 사람의 입도 필요한 말을 할 때만 열고 평소에는 닫고 있으라는 뜻이다.
 
말과 병의 공통점을 살펴보겠다. ?병은 마개를 막아 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한다.
사람도 입을 꼭 막아 비밀스러운 말, 남의 험담, 상처 주는 말이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병은 몸보다 입구를 좁게 하여 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도록 한다.
사람도 가슴보다 입을 좁게 하여 가슴에 담긴 말을 다 쏟아내지 않도록 한다.
그중에서 心中(심중)에 깊은 말이나 비밀은 쏟아내지 않고 가슴에 담아둔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병에 주워 담을 수 없다.
사람도 한번 입에서 나온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
그러므로 三思一言(삼사일언)해야 한다.
즉 말을 할 때는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말을 항상 삼가고, 조심하고, 신중하게 하여 후회가 없도록 해야 한다.

▲ '말은 ‘해야 할 말’과 ‘해야 할 사람’을 가려서 하라.’는 것이다.
공자께서는 ‘말을 해야 할 사람에게 말을 하지 않으면 失人(실인) 즉 사람을 잃게 되고 말을 해야 하지 않을 사람에게 말을 하면 失言(실언)즉 말을 잃는다.’ 하였다.
이처럼 말을 할 때는 해야 할 말과 사람과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갖추도록 하여라.’하는 것이다.
‘신언서판’이란 당나라 때 관리를 뽑을 때 인물평가의 기준을 말한다.
 身(신)은 그 사람의 풍채와 용모를 말한다.
즉 용모와 풍채가 단정하고 위풍당당한가 하는 것이다.

 言(언)은 그 사람의 말솜씨를 말한다.
즉 그 사람의 말이 조리가 있고 분명한가 하는 것이다.

書(서)는 그 사람의 글씨와 지식을 말한다.
즉 筆致(필치)가 좋고 지식을 갖추었느냐 하는 것이다.

 判(판)은 그 사람의 판단력을 말한다.
즉 사물이 이치를 깨달아 사물을 분별하는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중에서 특히 言(언) 즉 스피치, 書(서) 즉 글씨와 독서에 힘써서 신언서판이 골고루 갖추어진 전인적(全人的)인 사람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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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難關(난관)

◆ 難關(난관) : 卵(어려울 난) 關(빗장 관)은 ‘뚫고 나가기 어려운 사태나 상황’을 말한다.
?難(난)은 ‘상상의 목마른 새’다. 이새는 용의 허파와 봉황의 피만 먹어야 사는데 늘 배고픔에 지쳐 결국 일찍 죽으므로 ‘난’이란 새를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關(관)은 ‘빗장을 건 관문’의 뜻이다.
 ‘난관’은 곧 공격하여 함락시키기 힘든 성이라는 뜻이다. ‘난관을 뚫다.’라는 예문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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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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