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 이 사람 l ③ 박찬종 특구본부 기술화센터장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가 특구내 출연연이 개발한 첨단기술의 주인을 찾아 나섰다. 지난 15일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에서 2012년 연구개발특구 육성사업을 선정해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특구본부 2층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산학연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특구육성사업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보여줬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부서는 대덕기술사업화센터로 대덕특구의 출연연구원이 갖고 있는 각종 기술들이 공개했다.

대덕기술화센터는 올해 347억원의 예산 지원을 통해 올해 100건의 기술이전과 매출액 2,330억원, 연구소 기업 9개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덕특구에는 IT융·복합, 바이오메디컬, 나노융합, 정밀기기 분야를 특화해 기술이전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업구조도 대폭 개편을 했다. 총사업비 487억원 중 우수기술이전공급에 53억원을 배정했다. 기술화센터의 주력사업은 특구기술사업화로 354억원이 지원된다. 이를 통해 특구간공동기술사업화, 연구소기업전략육성, 국제공동기술사업화, 이노폴리스캠퍼스를 육성하게 된다. 또한 기업의 창업 및 성장지원에 60억, 커뮤니티 및 글로벌화 지원 및 교류에 20억원을 책정했다.

대덕특구본부 육성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찬종 기술화 센터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지난 15일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기술화 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기업관계자들.

-기술화센터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쉽게 설명을 해달라
“말 그대로 기술사업화를 하는 곳이다. R&D(연구개발)에 비즈니스 개념을 접목한 것이다. 개발단계를 보면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기술은 기술탐색, 실험, 연구개발을 거쳐 성능평가, 시제품 만들기에 들어간다. 이 뒤 시장의 반응과 제품화 및 사업화가 필요한데 기술화 센터는 개발된 기술을 회사에서 제품과 실용화 하도록 매칭과 지원을 해주는 기관이다”

-올해 기술화사업센터 육성사업의 특징은?
“이번 육성사업의 중점 사안은 공공의 연구성과 및 대학의 공공기술을 사업화 촉진하는데 미션을 갖고 있다. 특구 내 성장 기업들에 대한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을 할 예정이다. 아이디어 기술을 갖고 창업 한 기업이 성장단계마다 지원이 필요로 할 때 기술화센터가 도와주는 것이다. 올해는 ‘이노폴리스 캠퍼스 육성’과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인프라를 활용한 ‘시작품 제작’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아이디어 창업지원사업’을 확대한다. 특히 올해부터 진행되는 아이디어 기술창업지원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가 테크비즈센터의 인프라와 각종 유·무형 지원을 활용해 기술창업의 성공률을 높이도록 총체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 또한 올 10월에는 연구기관의 보유기술을 광범위하게 조사를 해 이를 종합적으로 기업에 소개하는 ‘특구기술 오픈마켓’을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는 유달리 특구에서 수요자 중심의 기술이전을 강조하는데 무엇인가?
“수요자중심으로 기업들로부터 필요한 기술에 대한 수요조사를 받았다.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고 싶어도 기술이 없는 경우 의뢰하는 기술이 있다. 과거에는 연구소가 기술을 개발해 놓고 ‘쓸 사람 써라’ 하고 던졌다. 준비 안된 포수에게 150km 강속구를 던진 셈이다. 작년부터 5개월간 기술매칭을 실시했다. 공공기관에서 개발한 기술과 기업에서 필요한 기술에 대해 분석을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에서 필요한 62개 기술을 사업설명회를 통해 소개 한 것이다.

-이노폴리스 캠퍼스 육성사업도 올해 처음 시도 하는데 무엇인지?
“연구기관에는 연구소도 있고 기업, 대학 등이 있다. 그 동안 대학은 특구내에서 다소 소외되어 있었고 참여도 미비했다. 그러한 측면에 대학의 역할을 키워보자는 의미에서 시도하는 사업이다. 대학에는 우수한 인력과 교수, 인력 등을 갖추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1~2년 안에 상용하고 싶은 기술들이 있다. 이런 경우 기업들에게 기술개발 바우처를 팔면 이룰 대학에 연결해 주면 대학은 연구 프로젝트를 얻고 기업은 우수인력으로 단기간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대학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창업을 위한 실습의 장을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술이전과 관련해 연구소나 기업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구원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자신이 재미있는 기술을 개발하지 말고 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달라는 것이다. 연구원들의 연봉은 높다. 일부 연구원들은 자신의 월급값 한다고 자기 즐거운 기술만 개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술의 경우 1억원도 1년짜리 기술도 안된다. 기술을 개발하면 연구원 연봉의 1000배 값어치는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재미있는 기술이 아닌 국가와 사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기업도 어렵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혜안을 갖고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유용한 기술이 필요하다. 회사의 미래를 생각해서 트렌드에 맞는 기술과 사안을 연구개발에 의뢰했으면 한다. 기업에 정말 필요한 기술과 필요한 만큼만의 지원을 요청했으면 한다.”

 

박찬종 센터장은 누구?

박찬종 대덕특구 기술화 센터장은 아래아 한글에 탑재된 휴먼체를 개발한 원조 벤처기업인이다. 홍익대 전산학과 79학번으로 80년대 격변기를 거쳤다. 당시 컴퓨터를 전공한 전산학과 학생이 희귀한 시대 취업은 가고 싶은데로 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센터장은 당시 서울 홍릉에 위치한 카이스트 전산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석사과정 2년 동안 5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을 정도로 컴퓨터 공부에 매달렸다고 한다.

1986년 과학원을 졸업할 즈음 전산인력이 귀한 던 때라 연구단지의 어느 연구소도 찍어서 갈수 있었다고 한다. 그 중 선택한 것이 표준연구소이다. 표준연구소 근무를 통해 박 센터장이 대전과 인연을 처음 맺게 된 것이다. 3년간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과학재단 업무전산화, 한글코드 표준화 작업에 참여 했다.

   
 

연구소 근무 3년만에 벤처 창업

3년만에 황량한 대덕연구단지의 연구소를 뛰쳐나와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1989년 ‘휴먼컴퓨터’를 창업했다. 당시 삼보컴퓨터 이용태 회장의 후원해 삼보컴퓨터 레이저 프린터를 위한 폰트개발에 나선 것이다. 박 센터장은 당시 휴먼 연구소에서 아래아 한글 윈도우용 한글 폰트개발에 매달리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휴먼명조, 옛체, 엑스포체 등 한글서체 24종을 개발했다. 안상수체 역시 박 센터장의 손길을 거쳐 탄생하게 됐다.

“어휴 큰돈 버셨겠네요?”란 기자의 질문에 박 센터장은 피식 웃음만 지었다. 로열티 개념이 부족했던 시절 지금 말하면 푼돈만 받고 납품을 했다는 것이다.

훗날 휴면 컴퓨터가 상장을 하고 1997년 다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으로 연구현장에 돌아 왔다. 이때부터 대전에 완전 정착하기 시작했다. ETRI 연구원으로 게임엔진 및 모션캡춰 기술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연구소를 나와 다시 사이버런 회사를 창업해 모션캡쳐를 활용한 첨단 런닝머신을 개발하기도 했다. 나주 통인대학교 디지털 연구센터에서 영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을 하고 지난해 3월 기술화 센터장으로 부임했다.

1997년부터 정착한 대전은 박 센터장에서 제2의 고향이 되었다. 대전의 칼국수도 좋아고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은 금성삼계탕이라고 치켜세웠다.

박 센터장은 “연구소에서 기술도 연구하고 벤처기업을 경영해 기업사정도 잘알고 관에서 공무원으로 근무도 해봤다” 며 “누구보다도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소와 기업들의 애로사안을 잘 아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을 잘 해나갈 수 있다”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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