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우리가 학생들에게 가르쳐야할 것들
<기고> 송 명 석(영문학박사, 무일교육연구소장)
 
2012년 03월 11일 (일) 22:41:58 송명석 sms8213@hanmail.net
 
   
 
신학기다. 정신없는 한주를 마치고 휴일을 보내고 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일주일이 한 달 같은 느낌으로 3월을 맞이했다.
늘 반복되는 신학기건만 유난히 이번 학기가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진다. 이만불의 시대에 분명 과거보다는 차원이 다른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학교가 느끼는 체감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필자는 늘 이런 의문을 갖는다. 왜 학교는 나름의 교육과정 속에서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비인간적으로 변해가고 있고, 왜 교회와 사찰은 도처에 늘어만 가는데 세상은 정화되기는커녕 도덕적으로 타락해 가는가? 늘어나는 것이 교도소 인원이고, 상담센터인가?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교사들에게는 학생들 지도에 대한 스트레스, 그리고 부모님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불안감이 신학기에 봉착하고 있는 최대의 고민이요, 쟁점이다.
어찌 보면 당연히 해야 할 당위적인 것 같지만, 본질이 왜곡되고 역기능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새롭게 교육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매년 새 학기가 되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가 최대의 과제이다. 국가가 제시한 천편일률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지만, 지금가지 우리교육이 진정으로 바뀌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지금 우리가 가르쳐서 개선해야 할 최대의 문제점은 과도한 학교폭력, 공존교육의 부재, 그리고 학생 자신의 주체성 결여이다.
이런 문제들이 물론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만연된 심각성이고 문제에 대한 명쾌한 답을 실행하지 못하는데 있다.
우선, 학교 폭력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참으로 위험하다. 그리고 한국의 미래가 참 암울하다. 적어도 매일같이 뉴스를 장식하는 학교폭력 사례를 보면 그렇다.
정부와 지자체·경찰·사법부까지 한 나라의 온 기관이 ‘학교폭력 근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심각한 문제다.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때마다 ‘땜질처방’으로 지적받는다. 안심이 되지를 않는다. 넘치는 ‘학교폭력 대책’이 오히려 교육의 본질을 흐릴까 더 불안해진다.
사회의 정의가 바탕이 된 인성교육 부재,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지 못하는 어른들의 의식 지체가 오늘날의 학교폭력을 부채질 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지금의 교육은 ‘공존’보다는 남을 ‘이기는 방법’에 초점이 맞춰있다. 현재의 경쟁시스템과 학력만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는 더 이상 한국교육의 희망을 찾을 수가 없다. 학교 간 경쟁을 부추기는 각종 시험은 전면 자율로 바꿔야한다.
학교교육은 이제 경쟁교육에서 탈피하고, 더불어 공부하는 협력적인 학교문화를 이뤄야 한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삶의 철학을 심어줬는가?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진로교육을 해줬는가? 공부하도록 잘 밀어줬는가? 집에서 안정감을 갖고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공부 할 분위기를 제공했는가? 등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런 관심과 사랑이 결여되면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는 무너지게 된다. 왜냐하면 아이의 성장에 부모자식간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방법은 부모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부모 간, 부모 자식 간 서로의 공존관계가 없어서는, 학교에서의 가르침이 무의미해진다. 공존한다는 것을 배우지 못하면, 자기 욕구를 다른 방법으로 풀게 된다.
그리고, 자기주체성을 어떤 방향으로 가르쳐야 하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식이 자신의 태도와 다른 사람의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한다. 또 ‘모든 것은 다 변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하나의 고정관념은 그와 관련한 고통을 낳는다. 편견도 그렇다. ‘정신적 행복’을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의식을 심어주는 나라에서는 이와 관련한 ‘교육’이 따로 중요하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은 아이들의 ‘정신적 행복’, 나는 누구인가를 살피게 하는 실존교육이 부족하다. 마음을 스스로 살피는 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시켜야한다.

학교는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회생활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은 혼자 살 수 있는 게 아니다’의 공존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곳. 그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공존하기 위해서는 윤리·도덕·철학과 같은 의식적인 부분의 교육과,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 요즘은 지식에 치우쳐 있다.
공존이란 ‘서로 더불어 도와주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실생활에서 겪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공존의 교육’을 가르쳐야한다.
이제 좀 더 똑바로 가르치자. 근원적인 것을 토대로 술수와 반칙이 아닌 원칙과 상식을 실천하도록 가르치자.
자존감을 갖고 즐거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자. 교육하는데 상대적 빈곤을 조장하는 비교문화를 타파하자. 사랑 받은 존재로서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과 운명을 받아들이는 수용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키우자.
세상의 고통에 반응할 수 있는 유연한 사람으로 이끌어보자. 위정자들과 교육정책입안자들도 정치적 산술게임은 이제 그만하고, 진정성 있는 교육을 실행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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