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기계 교란물질‘프탈레이트 가소제’측정용 PVC 표준물질 개발

   
 

KRISS(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분석화학표준센터 김달호 박사가 PVC 안에 들어있는 프탈레이트 가소제의 농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는 어린이 장난감에서부터 건축 자재, 의료용품, 전기가전제품, 샴푸에 이르기까지 각종 소비재에 널리 사용하는 물질이다.

김달호 박사는 프탈레이트 가소제 측정용 인증표준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함량을 정확히 측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평가했다. 각 프탈레이트 가소제의 순도분석 및 동위원소희석 질량분석법을 활용해 인증값을 결정하였다. 이를 통해 시료의 분석을 위한 시료전처리과정이나 기기측정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측정오차를 줄여 국제적으로 수용 가능한 최고 수준의 정확한 인증 값을 산출했다. 프탈레이트 가소제 측정용 PVC 인증표준물질은 KRISS가 처음 개발한 사례로 독일, 일본, 중국 등에서도 이 인증표준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첨가물질로, 프탈레이트 가소제 독성 참고치를 초과해 장기간 노출되면 생식기능이나 신체 발달 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폐기된 생활용품이 분해하면서 토양이나 수원 등을 오염시키거나 생활환경에 가스 상으로 발산 되어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흡수될 수 있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유럽을 중심으로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과 신화학물질통합관리제도(REACH)에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의 사용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미국 등에서는 어린이 장난감에 들어가는 프탈레이트 가소제 물질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환경부는 프탈레이트 가소제 함유 가능성이 있는 134개 제품을 대상으로 프탈레이트 가소제 물질을 조사해 지난해 4월 발표했다. 그 결과 일부 유아용 장난감과 플라스틱 인형 등 10개 제품(7.5%)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 노출량이 독성 참고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관련 물질이 포함된 제품에 대한 수출 시, 기술적 무역장벽(TBT)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수입 제품에 포함된 유해물질의 양을 제한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 등 각국으로 그 규제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생산 및 유통,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친환경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무역기구나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힘을 잃었던 관세장벽 대신에 제품의 환경규제라는 새로운 무역장벽이 등장하면서 수출중심 국가인 우리나라는 제품 개발단계부터 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따라서 가장 강력한 무역 장벽으로 떠오른 환경 규제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국내 70여 개소에 달하는 RoHS관련 시험검사기관에 프탈레이트 가소제 측정용 인증표준물질을 보급해 측정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며, 해외 수출도 기대된다. 앞으로 연구팀은 개발한 프탈레이트 가소제 규제 범위 농도 외에도 저 농도 측정용 인증표준물질을 개발해 관련 분야 시험기관의 분석 능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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