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47

아래의 글은 늙으신 부모가 자식에게 부탁하는 글이다.
자식으로서 가슴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인 것 같다.

 내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언젠가 우리가 늙어 약하고 지저분해지거든 인내를 가지고 이해를 해다오.
늙어서 음식을 흘리면서 먹거나 옷을 더럽히고, 옷을 잘 입지 못하게 되면네가 어렸을 적 먹이고 입혔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미안하지만 참고 받아다오.

늙어서 말을 할 때,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더라도 말하는 중간에 자르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면 좋겠다.
네가 어렸을 때 좋아하고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를 네가 잠이 들 때까지 셀 수 없이 되풀이하면서 들려주지 않았니?

훗날에 혹시 목욕하는 것을 싫어하면 너무 부끄럽게 하거나 타박하지는 말아다오
수없이 핑계를 대면서 목욕을 하지 않으려고 도망치던 너를 목욕 시키려고 따라다니던 모습을 기억해
보아라.

혹시 새로 나온 기술을 잘 모르면 그 방법을 자상하게 가르쳐다오
우리는 네게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는지 아니? 상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법, 옷을 입는 법, 힘들 때 이겨내는 방법 등......,

점점 기억력이 약해져 무언가를 자주 잊어버리거나 말이 막혀 대화가 잘 안될 때면성급해 하지 말고 기억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좀 내어주지 않겠니? 그래도 혹시 기억을 못해도 너무 나무라지는 말아다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우리가 너와 함께 있다는 것이고 말을 들어주는 네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또 음식 먹기를 싫어하거든 억지로 먹이려고 하지 말아다오. 언제 먹어야 하는 지 혹은 먹지 말아야 하는 지는 잘 알고 있단다.

다리가 힘이 없고 쇠약하여 잘 걷지 못하게 되거든 걷는 것이 위험하지 않게 도와다오. 네가 뒤뚱거리며 처음 걸음마를 배울 때 우리가 한 것처럼 네 손을 빌려다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하면 우리에게 화내지 말아다오. 너도 언젠간 우리를 이해하게 될 거다.

노인이 된 우리의 나이는 그냥 단순히 살아온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사는 것이 투정이었고 사느냐 죽느냐며 사선을 많이도 넘어 왔단다.
비록 우리가 너를 키우면서 많은 실수를 했어도 우리는 부모로써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과 부모로써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너에게 보여주려고 뼈를 깎으며 이 한 몸 바쳐 최선을 다 했단다.

내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너희가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너를 사랑한다.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렇다, 사람이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야하는 여러 것 중에 그 으뜸이 부모님 살아 계실 때 걱정을 드리지 않고, 기쁘게 해 드리고, 원하시는 것, 해드리고 싶은 것을 때맞춰 해드려서 돌아가신 뒤에 자식으로서 후회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孝(효)는 말이 아니라 행함이기에 효행(孝行)이라하였고 그만큼 행하기가 어려운 것이리라.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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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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