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시간, 생산비용 줄이고 강도는 높여,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 기여 전망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 조사 기술로 소형 풍력 발전기 날개를 제작했다.

태양광, 풍력 등 대체에너지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소형 풍력 발전기 날개 제작 시간과 비용은 줄이면서,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 첨단방사선연구소 공업환경연구부 강필현 박사 팀은 방사선 조사 기술을 이용해서 10㎾급 소형 풍력 발전기 핵심 부품인 발전기 날개 제작에 걸리는 시간을 50분의 1로 줄이고, 기존 대비 65% 수준의 비용만 들이고도 강도가 높은 발전기 날개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지식경제부 지역산업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부터 21억원이 투입돼 개발됐다.

소형 풍력 발전기 날개는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또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FRP)을 사용해서 제작된다. 발전기 날개 제작은 성형틀에 탄소섬유 또는 유리섬유와 화학 경화제를 넣고 1차적으로 24시간 상온에서 경화시킨 뒤, 2차적으로 열을 이용해서 경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제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강필현 박사.
강 박사 팀은 방사선이 투과성과 에너지 전달 능력이 높아 섬유강화 복합소재 경화에 적합한 점에 착안, 탄소섬유와 유리섬유를 이용해서 성형한 발전기 날개에 100 k㏉(킬로그레이)의 전자선을 조사함으로써 하루가 넘게 걸렸던 경화 시간을 30분으로 대폭 단축시켰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화학 경화공정을 생략함으로써 기존 대비 생산비용을 35% 절감할 수 있으며, 경화 시간 단축을 통해 성형틀의 사용 횟수를 늘림으로써 추가적인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방사선이 조사된 소형 풍력 발전기 날개는 섬유 분자 내부의 결합이 단단해져 기존 대비 인장강도(찢는 힘에 버티는 정도)가 10%, 압축강도(누르는 힘에 버티는 정도)는 90% 향상돼 운전 과정에서 변형 및 균열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강 박사 팀은 방사선 조사기술을 이용해서 제작한 소형 풍력 발전기 날개를 실제 풍력 발전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 글로벌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에서 피로 시험평가를 거친 뒤 인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그린홈 100만호 프로젝트’에 따라 해안 및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10㎾급 소형 풍력 발전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풍력 발전기 보급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 풍력 발전기 시장은 미국의 경우 연 1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세계적으로 연구개발 및 투자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기술의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강필현 한국원자력연구원 공업환경연구부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기업에 이전돼 항공기 이착륙이나 회전시 앞날개를 움직이게 하는 탄소복합소재 페널 제작에 활용될 계획”이라며 “향후 방사선 조사 기술을 자동차 부품이나 건축 소재 등 기타 섬유복합소재 제작에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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