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41

새해를 시작하는 벽두에는 누구나 한해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으로 삶의 의미 즉 人生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음악가에게 인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음악이 인생이요.
미술가는 미술이, 학자는 학문이, 또 어떤 사람은 돈이 인생이요,
자식만을 위하는 어머니는 자식이 인생이라 할 것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살아온 삶의 경험과 과정, 가치관에 따라 인생관이 다 다를 것이다.
필자는 옛 선현들의 말씀 속에서 人生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인생은 ‘一命一生’이다.
즉 ‘하나밖에 없는 목숨(命 )을 가지고 한번뿐인 삶(生)을 사는 것이다.’라 했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인생은 녹화도 안 되고 재방송도 안 되는 생방송이요, 나 혼자만의 홀로드라마인 것이다.

또한 人生은 가는 티켓은 있어도 오는 티켓이 없는 편도 길이다.
그러하니 一命一生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정말 한번뿐인 내 인생을 고귀하고 소중하게 여기어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생은 ‘만경연파수첩산’(萬頃烟波數疊山)이다.
즉 인생이란 ‘안개긴 만경창파위에 겹겹이 둘려 처진 산과 같다.’ 하였다.
우리 인생은 마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이 뿌옇게 안개낀 망망대해와 같이 그 미래를 알 수 없음이요. 또 이 산을 넘으면 푸른 초원인가 했더니 첩첩 산으로 막혀 있듯이 우리 인생도 한 고비 넘으면 이젠 편안하리라 했더니 또 다른 고비가 마치 첩첩산중과 같다는 것이다.

시련과 고난 그리고 넘어야 할 장벽들이 우리 인생길에 첩첩산중처럼 가로 막혀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은상’선생의 말씀처럼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수는 없지 않는 가!’ 인생은 ‘行’자이다.
行(행)은 ‘행하다’ ‘가다.’의 뜻이 있다.
그런데 ‘行’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자축거리다’ 즉 ‘절뚝거리며 걷는다.’는 뜻의 ‘?’자와 ‘앙감질하다.’ 즉 ‘한발로만 뛴다.’는 뜻의 ‘?’자로 되어 있다.

이것을 인생에 비유해 보면 사람의 수많은 인생길 어느 것 하나도 절뚝거리며 가고, 한발로만 가는 ‘行’자의 뜻처럼 쉽게 가는 길이 없이 어렵고 힘들게 감이요. 사람이 하는 일, 어느 것 하나도 절뚝거리며가고 한발로만 가는 ‘行 ’자의 뜻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없이 어렵고 힘들게 이루어짐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인생의 성공에는 절뚝거리며가고 한쪽발로만 가는 ‘行’자의 뜻처럼 고난과 시련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고진감래(苦盡甘來) 즉 고생 끝에 낙이라 하지 않는가.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다.
즉 인생은 말을 좋아하는 중국 국경에 사는 어느 노인의 인생사와 같은 것이다.
어느 날 노인이 애지중지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도망쳤으니 애사(哀事)요. 그런데 몇 년 후 그 도망갔던 말이 새끼말까지 데리고 왔으니 경사(慶事)가 되었고, 그 새끼 말을 손자가 타고 놀다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으니 애사(哀事)가 된 것이다.
그런데 얼마 후 전쟁이 일어나 동네의 다른 청년들은 전쟁터에 나가 돌아오지 못했는데 손자는 다리가 부러져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 화를 모면 할 수 있었으니 경사(慶事)가 된 것이 아니겠는가.
이처럼 우리 인생에 길흉화복(吉凶禍福)이 수없이 항상 바뀌어 오며 또한 그것은 언제 어떻게 오는지 우리 인간으로서는 미리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다.

『노자』는 이런 말을 했다. ‘禍兮福所倚(화혜복소의) 福兮禍所伏(복혜화소복) 孰知其極(숙지기극) 기무정(其無定) 즉 ’화(禍)는 복(福)속에 기대여 있고, 복은 화속에 숨어 있도다. 그러하니 누가 화(禍)와 복(福)의 끝을 알 수가 있는가. 이처럼 화(禍)와 복(福)의 끝은 정해짐이 없음이다.’ 하였다.
『노자』의 이런 말은 제행무상(諸行無常 : 우주 만물은 항상 돌고 변하여 잠시도 한 모양으로 머무르지 않음)의 이치를 말함이다.

그렇다, 내가 지금 화(禍)를 당하고 있다면 복(福)으로 변할 수 있음을 알아 지금에 처한 화(禍)에 너무 좌절하지 말고 복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고 내가 지금 복(福)을 맞고 있다면 언젠가 화(禍)로 변할 수 있음을 알아 복(福)에 너무 도취되지 말고 화(禍)에 대비하는 삶의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새옹지마’와 같은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인생은 ‘생즉학(生卽學) 생즉업(生卽業) 생즉애(生卽愛)’이다.

즉 ‘인생은 평생 배우는 것이요. 인생은 평생 일하는 것이요. 인생은 평생 사랑(봉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죽을 때까지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하고, 봉사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一命一生의 단 한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사는 진리의 말씀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즉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서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쪼록 독자님의 올 한해도 하시는 일과 대하는 사람마다 誠(성) 즉 정성과 敬(경) 즉 공경과 信(신) 즉 믿음으로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셔서 후회 없는 임진년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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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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