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40

<여설> 이 글은 노산『이은상』선생님께서 1934년에 발표하신 글로써 필자가 학창시절 당시 칠순의 노산 선생님을 직접 모시고 ?청년문화의 밤?행사를 개최할 때 낭독했던 글이다.
부모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일 깨워주는 아주 감동적인 글이라 다시 한 번 독자여러분과 공감하고 싶어서 소개드린다.

< S군에게 보내는 편지 >
S군! 그대가 지난날 저녁 나를 찾아와 오랜만에 만나는 이야기를 한 뒤에 그대는 품속에서 그대의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 한 장을 꺼내어 내게 보여 주었소.
그런데 그대의 어머니 사진을 반가이 받아들고 보매 그대의 어머니는 한쪽 눈이 상하신 이었소.

그리고 그대는 내게 어떤 화가의 이름을 대고는 ?잘 아느냐.?고 물어서 나는?친하다.?는 대답을 하였소. 그러면 내 어머니 사진 한 장을 그려 달라고 부탁 좀 해달라고 하셨소.

그리고는 바로 어색한 표정으로 ?그런데 이사진을 그릴 적에 보기 흉하니 그 눈만은 둘 다 완전히 그려 달라고 해주시오.?하였소.
나는 그대의 그 말에?사진관으로 가시오. 크고 좋게 확대를 하고 돈 주면 눈쯤은 거기서도 잘 그려 줄 것이요.?나는 그대를 쫓듯이 내어 보내고도 괘씸하고 분한 생각에 내 가슴을 진정하기 여웠소.
그 보다도 그대 품속에 들어 계신 돌아가신 그대 어머니의 사진 한 눈 상하신 그대의 돌아가신 어머니의 얼굴이 내 눈 앞에 나타나 원망의 눈물을 흘리는 양 하여 나는 몇 번이나 내 눈앞을 쓸었소.

S 군! 그대는 품속으로부터 그대 어머니의 사진을 꺼내어 들고 자세히 보오. 한쪽 상하신 눈으로서 눈물이 흘러내림을 자세히 보오.
그 상하신 한쪽 눈을 업신여긴다 말이오. 그는 한쪽 눈이 없이 그대를 낳고 기르고 그리하여 그대의 어머니가 되었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가신 어머니를 또 마저 버리려 하오.

한 눈 가진 그대 어머니는 있어도 두 눈 가진 그대 어머니는 없었소. 세상이 다 병신이라 웃는 다 해도 그대에겐 그이 같이 더 고운 이 또 누구이겠소.
한 눈만이 아니고 두 눈이 다 없더라도 내 어머니 밖에 영원히 날 사랑해 줄이는 다시 없는 것이오. 그대는 지금 곧 한 눈 없는 그대 어머니의 영원한 사랑의 품속으로 돌아가오. 그리하여 평생토록 눈물 괴었던 그 한쪽 눈에 또 다시는 눈물이 더 괴이지 않게 하오. (193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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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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