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빈 대전지방기상청장

   
▲ 김낙빈 대전지방기상청장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의 대기오염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 오염된 대기를 정화하고 더 이상 오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길은 나무를 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도시의 대기오염이 심해질수록 이산화탄소의 양은 늘어나고 산소의 양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 도시를 살펴보면 대기오염 방지 측면에서 조성된 녹지는 거의 없다. 녹지 공간 부족으로 같은 양의 오염물질이 쏟아진다 해도 외국에 비해 받는 피해는 훨씬 클 것이다.

영국의 경우 좁은 도로는 그대로 두면서도 거리마다 나무로 잘 가꾸어진 공원을 많이 조성해 왔다. 공장에서 뿜어내는 매연이 많고 기상환경이 나빠도 시민들이 여유를 갖고 생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도시 곳곳에 조성된 공원 덕택이다.

나무는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확산을 막을 뿐만 아니라 소음도 흡수하고, 자동차와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대신 산소를 생산한다. 높이 5m 정도 나무라면 성인 5명에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기름 연소로 산소의 양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의 양은 늘어만 가는 상황에, 녹지 공간을 확대하면 나무의 탄소동화작용으로 이산화탄소는 줄어들고 산소는 늘어나니, 자연환경이 얼마나 좋아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이건 조그마한 공간이라도 있다 싶으면 그곳엔 금세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뿐만 아니라, 이미 있는 삼림마저 파괴하며 골프장을 만들고 있는 모습도 흔히 본다. 우리나라의 대기 정화와 정신적인 풍요, 그리고 높은 수준의 과학 연구는 꿈에 불과한 걸까?

산소의 부족은 뇌의 활동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마음의 불안과 우울 현상까지 불러온다. 아파트나 골프장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녹지 공간의 확보 없인 결국 우리의 심신 모두가 황폐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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