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38

<원문> 詩(시) 曰(왈) 父兮生我(부혜생아)하시고 母兮鞠我(모혜국아)하시니 哀哀父母(애애부모)여 生我?勞(생아구로)삿다 欲報深恩(욕보심음)인대 昊天罔極(호천망극)이로다.

<해설> 『시경』에 이르기를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셨으니 아아! 애닯다. 부모님이시여!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고 애쓰고 수고 하셨도다. 그 깊고 넓은 은혜 갚고자 하나 드넓은 하늘 같이 끝이 없도다.?하였다.

<여설> 자신을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보다 크고 넓은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자식이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해도 그 은덕이 하늘처럼 끝없이 높고 넓어서 아무리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것이다.

위의 시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시경(詩經)』에 나오는 시이다.
그런데 이시의 싯귀에서 ?아버지께서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셨다.?하는 구절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을 것 같아 보충설명 하고자 한다.
중국 한의학의 가장 오래된 원전인 ?『황제내경』의 『음양응상대론』을 보면 『음양』이란 만물을 변화시키고 만물을 살리고 죽인다.?하였다.

즉 만물이 생성(生成)하고 멸(滅)하고 변화하는 이치는 바로 음양변화의 원리에 있다는 것이다.
그냥 쉽게 말해서 양(陽)의 기운은 모든 만물을 생(生) 즉 낳게 하고, 음(陰)의 기운은 모든 만물을 육(育) 즉 기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 싯귀에서 아버지는 하늘 기운으로서 모든 만물을 낳게 하는 양의 기운이요, 어머니는 땅의 기운으로서 모든 만물을 기르게 하는 음의 기운이 된다.
그래서 아버지는 양의기운으로서 나를 낳았다 하는 것이고 어머니는 음의기운으로서, 나를 기르셨다 하는 것이다.

우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세상을 살다보니 나를 낳고 기르신 부모님의 태산 같은 은혜를 거의 망각하고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시인인 『정철』의 시조를 읊어 보면서 하해(河海) 같은 부모님의 은혜를 다시 한 번 새겨 보았으면 한다.
자, 모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잠시 멈추고, 입으로 이 시조를 읊은 다음, 눈을 지그시 감고 부모님의 얼굴을 한번 떠올려 보시기를!

?어버이 날 낳으셔서 어질도록 길러내니 이 두 분 아니시면 내 몸 어찌 나서 어질소냐. 아마도 지극한 은덕을 못내 갚아 하노라,??어버이 살아 실 때 섬길 일만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찌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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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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