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36

<원문> 列子(열자)曰(왈) 癡聾痼啞(치롱고아)도 家豪富(가호부)요. 智慧聰明(지혜총명)도 却受貧(각수빈)이라 年月日時該載定(년월일시해재정)하니 算來由命不由人(산래유명불유인)이니라.

<풀이> ?열자?가 말하기를 ?어리석고, 귀먹고, 고질이 있고, 벙어리라도 집은 호화스럽고 부유함이요, 지혜롭고 총명해도 도리어 가난하게 산다.
인간의 운명은 해와 달과 날과 시 즉 사주로써 처음부터 모두 정해져 있으니 따지고 보면 부귀빈천은 하늘의 뜻에 말미암은 것이지 사람에게서 말미암은 것은 아니다.? 하였다.

<여설> 사주팔자(四柱八字)라 하지 않는가. 그 사람의 운명을 받쳐주는 네 기둥을 사주(四柱)라 한다.
즉 그 사람이 태어난 해(年)와 달(月)과 일(日)과 시(時)의 오행기운에 의해서 그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어 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태어난 연월일시의 5행 기운을 나타내는 간지(干支)의 글자 수가 여덟 글자라 해서 팔자(八字)라고 한다. 그래서 『사주팔자』라 하기도 하고 줄여서 『사주』또는 『팔자』라고도 하는 것이다.

부귀빈천은 어리석음과 똑똑함 즉 그 사람의 능력에 의함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운명 즉 타고난 사주팔자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이다.
고려 때 『만적의 난』을 일으킨 노비 『만적』은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는가.?하며 자신의 노비 신분을 바꿔보려 했지만 결국은 타고난 운명은 어쩔 수 없었기에 왕후장상이 되어 보지도 못하고 비참한 죽임을 당하지 않았던가.

『박정희』는 산간벽촌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대통령의 운을 타고 났기에 당시의 처지로서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대통령이 되지 않았던가.
『공자』는 성군으로서의 뛰어난 자질이나 능력을 지녔지만 왕의 운을 받지 못했기에 지성선사(至聖先師)에 머물고 말았던 것이다.
재물 운과 사업 운이 없는 필자가 아주 오래전에 학원 강사에 만족하지 않고 학원운영 즉 학원사업에 뛰어 들었다가 망한 아픈 경험이 있다.
그 이후 사업 운과 재물 운이 없다는 것을 안 필자는 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강의 활동에만 전념하니 오히려 마음과 경제가 편안함이다.

이처럼 성현에서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 까지 그리고 크고 작은 인간사 모두가 하늘의 뜻, 즉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이 아니겠는가. 혹여나 하고 있는 일이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가 거듭될 때는 한번쯤은 그 일이 나의 운명과 맞지 않음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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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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