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선거구 - 옷에 몸을 맞추라는 말인가?
세종시 선거구 - 옷에 몸을 맞추라는 말인가?
  • 최민호
  • 승인 2011.11.23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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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전 행정중심도시 건설청장
제 정신을 가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감히 한마디 하고자 한다.
우리가 옷을 입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몸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옷이 내 몸에 맞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작아서 몸에 안들어 간다든가, 너무 크다든가 지나치게 무거운 옷을 입고 다닐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옷은 이미 내 옷이 아니다.
법치국가에서 법이 있는 이유는 국민생활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서이다. 아무리 좋은 법도 국민생활의 현실에 맞지 않거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면 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법도 옷과 같이 국민생활의 여건에 부합하여야 하며 국민생활에 적합지 않은 법은 적합하도록 고쳐야 함은 맞지 않는 옷을 고쳐 입어야 하는 것과 그 이치가 똑같다.
최근 세종 특별자치시의 국회의원 독립선거구 신설에 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수도권 인구분산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특별한 이유로 내년 7월부터 발족하는 특별한 자치시이다. 인구 10여만명에 불과하지만 광역시의 지위를 부여하였고, 광역시임에도 기초단체가 없는 예외적인 자치단체이다.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특별한 목적으로 세종시설치 특별법을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 법 규정중 세종시에는 수많은 예외를 둔다. 그런데 이러한 자치단체에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독립 선거구를 둘 수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기존 선거법상 인구 10만5천명이 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선거구를 둘 수 없고, 7월에 성립되는 세종시에 4월에 미리 국회의원선거를 할 수 없다라는 이유인데, 결론적으로 참으로 가당치 않은 것이다. 이 논리에는 다음과 같은 많은 모순이 있다.
첫째, 세종시가 특별 자치시인 것은 인구수의 예외 때문이기도 하다. 인구 10여만의 시를 광역시로 하였는데, 국회의원 선거구에만 인구수를 고집하는 것은 매우 어색한 일이고, 곧 몇 개월 후면 정부고시에 의해 부처이전에 따른 인구가 초과될 것은 명백한 일인데, 당장의 인구만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도 옹색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둘째, 세종시에 편입되는 공주시와 청원군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시장선거는 세종시의 시민으로, 국회의원선거는 공주시와 청원군민으로 각각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이상스런 모순을 갖게 된다. 시장과 국회의원을 각기 다른 지역주민 자격으로 선출해야 하는 이 지역 주민들은 도대체 어느 지역 주민이란 말인가.
셋째, 7월에 발족할 시의 시장과 교육감 선거는 미리하면서 시를 대표할 국회의원 선거는 미리 할 수 없다는 이유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논리이다. 왜 그런가?
오히려 세종시에 편입되는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7월에 편입지역이 세종시가 되면, 이들은 자기지역이 아닌 다른 시군의 국회의원 선거를 미리 한다는 이상한 일이 될 뿐이다.
넷째, 공주연기 지역의 국회의원 또한 향후 4년 임기동안 자기 출신이 어디인지 말할 수가 없게 된다. 연기군은 7월이 되면 세종시가 되어 공주 세종지역 출신 국회의원이라고 말해야 하나, 그는 엄밀히 세종시의 주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이 아니다. 왜냐하면 청원군지역의 세종시민은 그를 국회의원으로 투표조차하지 안했기 때문이다. 그는 공주 연기출신 국회의원일 수 밖에 없는데, 연기군이 없어지면 그는 자기의 출신 지역을 어디라 할 것인가.
다섯째, 무엇보다 세종시가 광역시임에도 기초단체의 국회의원이 광역시를 대표한다는 논리도 상식상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어찌 큰 그릇에 작은 그릇을 넣지 않고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우겨 넣으려 한다는 말인가.
여섯째, 이런 명백한 모순이 있음에도 법에 그렇게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말한다면 이것은 더 큰 모순이다. 즉, 국민생활에 법을 맞추지 않고, 법에 국민생활을 맞추라는 강요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국회의원의 독립선거구를 두어야 하는 것은 논리나 투쟁의 문제가 아니다. 당연한 이치에 법이 따라오지 못하는 입법미비사항일 뿐이다. 세종시 국회의원 선거구 신설은 더 이상 가타부타를 따질 일이 아니다. 하루 빨리 법을 개정하는 절차와 방법만을 논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옷에 몸을 맞추어 살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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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대전 출생, 한국외국어대, 연세대, 일본 동경대 법학(석사), 단국대(박사) 졸업, 미국 조지 타운대 객원연구원,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장(차관급), 행안부 인사실장, 충청남도 부지사, 기획관리실장,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 역임. 저서 : 아웃 터넷(2009), 공무원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2000),트위터 : woobokal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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