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항상 존재의 고마움을 느끼지 않지만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물건들을 세상에 만들어주고 떠난 발명가가 토머스 에디슨이다. 우리는 그가 만든 여러 발명품에 둘러싸여 살고 있지만 그것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는 않는다.
   
황인석 바로세움병원 원장
몸에 칼을 대고 싶지 않았던 스티브 잡스
최근 IT업계에 에디슨과 같이 역사에 남을 만한 인물이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났는데 요즘 가장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이다. 그는 2004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대수술을 하였고 2009년에는 간이식 수술도 받으며 병마와 싸워왔다.
췌장암은 생존율이 낮은 암으로 알려져 있어 죽음을 피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얼마 전 그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더하는 소식을 들었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집필한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한 인터뷰에서 잡스는 수술이 아닌 대안치료에 의존하면서 치료를 9개월이나 지연시켰고 결국 생명을 잃게 됐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잡스의 췌장암은 느리게 진행되어 수술을 당장 받게 되면 나을 수 있다고 충고했으나 잡스는 "배에 칼을 대고 싶지 않고, 그 원칙을 지키고 싶다"며 식이요법 치료를 강행했다고 하며 그랬던 그도 나중에는 수술을 미룬 것을 후회하는 듯 보였다고 한다. 물론 사망한 이후에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그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던 사람들의 주장이라 그를 아끼던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척추질환, 수술 미루다 증상 심해지는 경우 많아

척추수술에 있어서도 많은 환자들이 무조건 하면 안 된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병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필자의 환자 중에서도 수술이 급할 정도로 신경이 심하게 눌려 있었는데 환자가 수술을 무작정 미루다가 증상이 더 진행되어 장애가 남은 적도 있다.
물론 모든 척추질환이 수술을 꼭 해야 치료가 되는 병이 아니기에 수술이 무조건 필요하다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다. 척추질환은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가 된다는 말은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당연한 것이지만 수술까지 할 수 있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간의 차이에서 홍보에 이용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가 얼마나 진행된 것이냐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같은 디스크 질환이 있거나 협착증이 있더라도 개개인마다 정도의 차이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누가 무슨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라하는 소문보다는 내가 무슨 치료를 할 정도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는 어떤 질환이든지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척추 전문의사들도 되도록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자 노력해왔다. 최근에 여러 가지 방법이 개발되어 쓰이고 있는 데 오늘은 이 중 대표적인 2가지 비수술치료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척추질환, 수술 없이 치료하는 방법
첫 번째는 경막외 신경성형술이다. 신경의 유착과 염증에 의해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위한 방법으로 미국 텍사스의대 라츠(RACZ)박사에 의해 고안되었다. 이 시술은 허리에 피부 절개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한 후 방사선 영상장치를 보면서 꼬리뼈를 통하여 직경1~2mm정도의 특수 관을 삽입하여 원인이 되는 부분에 위치시켜 정확하게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에 염증을 가라앉히고 유착을 제거하여 통증을 해결하는 시술이다.
목의 경우에는 목과 가까운 등뼈 사이로 삽입하여 원인이 되는 목의 병변부위에 위치하여 같은 방법으로 치료한다. 장점은 정상 조직을 보존하고 전신 마취 없이 10분-20분 정도의 짧은 시술 시간 내에 원인되는 부위에 도달하여 입원 없이 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용이 가능한 대상은 디스크로 고생하는 허리 또는 목통증 환자, 좌골신경통 환자,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 정밀검사에서 디스크의 정도가 심하지 않으나 디스크에 의한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 등에서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술로 예를 들어 마비가 진행되거나 디스크 파열이 심한 경우와 같은 중증의 환자에서의 수술을 대체할 수는 없다.
두 번째는 디스크내 고주파 응고술이다. 디스크의 손상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부위를 특수하게 만들어진 바늘을 이용하여 손상부위에 고주파를 방출하여 열로 응고시키는 방법이다. 장점은 전신 마취가 필요없고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30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다음날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반복 시술이 가능하며 향후 수술에 큰 지장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심각한 부작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면서 통증을 조절할 수 있고, 장기간의 통증완화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통증치료 기술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최첨단 의료 기술인 것이다.더욱이 최근에는 예전보다 더 발전하여 병변 부위에 좀 더 정확하게 접근하여 치료할 수가 있어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을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도 척추관이 디스크뿐 아니라 주위 관절과 인대가 두꺼워지면 신경관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척추협착증 환자들의 수술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수술을 원하지 않거나 수술을 할 수 없는 전신 상태의 환자에서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위의 두 가지 시술은 현재 척추질환의 비수술치료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합리적인 치료방법은 의사와 상담하는 게 중요
앞서 말한바와 같이 척추질환의 치료는 환자 개개인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치료를 다 할 수 있는 담당의사와 면밀한 상의가 중요하다. 이때 척추질환 환자들이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지 아프지 않던 건강한 시절로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재발이나 척추 다른 부위의 병변의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을 100% 보장받는 것은 아닌 것이다. 여기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적절한 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고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운동치료는 디스크 자체를 다시 재생시킨다고 하기 보다는 척추를 안정화시키는 심부 근육을 강화시켜 환자의 척추를 건강하게 받치게 된다면 여러 원인에 의한 척추 통증의 빈도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운동치료는 개인이 전문적으로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좋은 운동이라도 나에게 맞지 않게 하면 오히려 악화될 수 도 있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치료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시행하여야 한다. 운동치료 역시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나가야 여러 설이 난무하는 척추질환에서 나 홀로 서있지 않게 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어찌보면 스티브 잡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처음엔 거부했던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 동양적 사상(선불교)에 심취해 있었고 ‘작은 지구를 위한 식습관’이라는 책을 읽고 난 뒤부터 채식주의자로 살았다고 한다. 그런 그는 좀 더 자연적인 치료를 원했고 그것이 꼭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천재를 잃은 사람들의 마음속엔 우리 곁에서 좀 더 살아남아 또 다른 도전과 혁신을 보여주길 원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뿐이다. 그는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 잃을 게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당신은 잃을 게 없으니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도 없다.” 그가 남긴 말은 현재를 살아가는 나의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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