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25회

<여설> 자신의 뜻이나 선택과 관계없이 결정되어지는 사람마다의 운명이 있는 것처럼 그 나라 국민의 의지나 선택과 관계없이 결정되어 지는 국가의 운. 즉 국운이 있는 것이다.

우리의 반만년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의지나 선택에 관계없이 고난의 운명을 짊어지고 가야했던 아픔의 역사가 있지 않았던가. 민족분단 3.8선의 역사가 바로 그 예가 아니겠는가. 3.8선이야말로 전혀 우리민족의 뜻과 관계없이 그어진 운명의 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70여 년 전 3.8선이 그어진 역사적 배경과 과정을 살펴보자. 8.15해방이 되기 전인 1945년 7월 27일 독일의 『포츠담』에서 연합국 정상들이 만나 일본에 대하여 무조건 항복을 권하였고, 한국의 독립을 재확인 하는 『포츠담』선언을 하였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연합국의 제안을 거부하였고 결국은 이로 인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함으로써 일본이 항복을 하게 된 것이다.

그 후에 소련과 미국이 우리나라에 진군하여 자국의 팽창전략을 위한 분단의 3.8선을 그어 놓았으니 이야말로 우리는 국제정치의 희생물이 된 셈이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 하지만, 만일 일본이 그 당시 연합국의 제안에 따라 무조건 항복만 하였다면 일본이 원폭으로 비참한 항복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미국과 소련이 우리나라에다 자기네들의 팽창전략을 위한 3.8선을 그어 놓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로 인해 60여 년간 이어지고 있는 민족의 분단도 없었을 것이다.
어찌하겠나.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의지나 선택에 관계없는 이 나라의 운명인 것을.

3.8선의 역사적 사연은 지금 남북분단으로 그어진 것이 처음이 아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조선을 지원하여 당시 일본이 전세가 불리해지자 명나라에게 강화조건으로 서울의 이북 지역은 명나라가, 서울 이남의 4개도는 일본에게 떼어 줄 것을 요구했던 역사적 사연이 있었고, 1896년 『러시아』황제 대관식에 참석한 일본의 외무대신이 러시아의 외무대신에게 3.8도선을 경계로 이북은 러시아가, 이남은 일본이 점령 하자고 제의한 바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는 한반도 전역에 대한 지배를 꿈꾸었으므로 일본의 제안은 일언지하에 거부 되었다.
그 후 일본과 러시아가 한반도와 만주를 놓고 팽팽한 대결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한반도에 관한 일본과 러시아간의 흥정이 오고 갔다.
일본의 외무대신과 러시아의 외무대신 사이에 이번에는 한반도를 39도선으로 분할하자는 안이 교환된 것이다.

러시아의 이 제안은 당시 전쟁준비가 완료 되었다고 판단한 일본에 의해 일축되고 말았고 러. 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를 하였다.
그 후 러시아는 다시 동아시아를 북위 3도선을 따라 러. 일 세력지대로 분할하고자 『이등박문』을 초청했으나『이등박문』이 『모스크바』로 가는 도중 『안중근』의사에게 암살되어 이 분할계획은 무산되고만 역사적 사연이 있었다. 정말 생각만 하여도 아찔하다.

만약 『안중근』의사가 아니 였다면 일찌감치 우리는 러시아와 일본에 의해 3.8선을 기준으로 국토가 갈라졌을 것이 아니었겠는가. 참으로 아찔하고도 감사함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역사적 위기 때마다 운명의 선으로 등장하는 신비의 3.8선 이것은 어느 지도자 한사람의 탁월한 정치력이나 국민의 갈망으로만 풀려지는 선이 아니다.

이 3.8선은 우리 민족의 운명의 선이기에 이 나라 국운에 의해 결정될 것이요. 오로지 天地의 운도만이 알뿐이다.
?3.8선이 무너지는 날, 세계의 운도가 바뀌리오.?라는 어느『비결서』의 글,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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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 『서구문화원』, 『 대전광역시 인재개발원』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김충남의 한자어 마당』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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