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23회
<원문> 子曰(자왈) 死生(사생)이 有命(유명)이요. 富貴在天(부귀재천)이니라.
<풀이>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죽고 사는 것이 命(명)에 달려 있음이요. 부하고 귀해지는 것도 하늘에 달려 있는 것이니라.?하셨다.
<여설> 이글은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글로서 공자의 제자 『사마우』와 『자하』의 대화에서 취한 것이다.
『사마우』가 『자하』에게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만 홀로 없습니다.?고 하니 『자하』가 대답하며 말하기를 ?내가 선생님(공자)의 말씀을 들으니 죽고 사는 것이 命(명)에 있고 부귀는 하늘에 있다.?고 하셨습니다.
?군자가 공경함을 다하고 남과 함께 했을 때 공손하고 예의가 있으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형제인데 군자가 어찌 형제가 없음을 근심 하겠습니까.?라 하였다.
이 말은 즉 형제가 있고 없음이 인간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거늘 형제가 없음을 한탄하지 말고 대신 내가 모든 사람들을 형제와 같이 仁德(인덕)을 베풀고 공손과 예의로써 대하면 천하 모든 사람들이 모두 형제가 됨이 아니겠느냐는 말이다.
다시 말해 형제가 있고 없음은 나이 의지 밖의 하늘의 뜻이지만 대신 주위사람들에게 형제와 같은 덕과 정을 베풀면 모두가 형제가 되는 것이니 그것이 바로 하늘에서 주지 않은 의 복(福)을 받은 것이 나 다름없는 것이라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채근담』에는 ?하늘이 나에게 복(福)을 박하게 내리면 나는 나의 덕(德)을 두텁게 하여 그것을 맞이하라.?하였다.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죽고 사는 문제요. 부하고 귀하게 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모두가 하늘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인간이 억지로 구하려 해도 구할 수 없다는 얘기이다.
목숨에 대한 예를 들어 보겠다.
성자이신 『김수한』추기경께서 선종 하실 때 의료진들에게 절대 인공호흡기 등으로 내 생명을 연장 하려 하지 마라 하시고 ?서로 사랑하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시고 의연하게 하늘의 명을 따르셨다.
그런데 하늘의 命(명)을 모르는 사람들은 부질없이 이미 다한 명을 조금이나마 연장해 보겠다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하여 몇 년 동안 식물인간으로서 죽은 목숨을 부지해 나가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고 구차스럽게까지 여겨진다.
하늘이 인간마다 내려 주신 명을 인간이 무슨 재주로 바꾸거나 거역할 수 있다는 말인가. 또 하나의 예를 들겠다.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이 90회 생일이 되는 날 기자들에게 평생 물고 있는 시가(Cigar)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처칠』이 『보아전쟁』때 종군기자로 참전 했는데 어느 날 전세가 불리해져 그가 속해있던 소대와 함께 퇴각을 하다가 문득 참호 속에 두고 온 시가가 생각나서 소대원들과 떨어져 시가를 가지러 갔다 와보니 소대원 모두가 죽었다는 것이다.
『처칠』은 오히려 시가를 찾으러 소대원들과 떨어졌던 것이 도리어 목숨을 구하게 된 것이니, 바로 이것이 命(명)이지 않겠는가, 이처럼 사람마다 하늘에서 부여 받는 命(명)은 사람 스스로가 어쩔 수 없는 것, 그러므로 살아있는 동안에 항상 몸가짐과 행동거지를 바르게 하고 삼가하여 비명횡사로서 命(명)을 재촉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건강관리를 통해 하늘이 주신 命(명)을 다 할 때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 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부하고 귀하게 됨은 하늘의 命(명)에 의하겠지만 내가 무엇이 되어도 항상 자기 관리 철저히 하여 내 命(명)이 다할 때까지 품위 있는 삶을 잃지 않도록 함이 정말 중요하지 않겠는가.
<오늘의 잔소리>
하늘이 자기에게 주어진 명(命) 즉 운명(運命)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에 나약한 인간으로서 그저 나의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최상의 방법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부도가 날 수 있는 약속어음과 같은 내일에 대한 원대한 꿈 보다는 틀림이없는 현금과 같은 오늘의 순간마다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함이 현명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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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 『서구문화원』, 『 대전광역시 인재개발원』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김충남의 한자어 마당』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