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식의 이슈토론]4일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 출연, '메기론' 바로 이거야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의 행보는 어디로 가는가?

이 전 지사는 4일 오전 신천식의 이슈토론에 출연, 대전 출마설, 도지사 사퇴이유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그동안 언론에서 해오던 발언수위를 높이지는 않았다. 여전히 탐색중이었다. 이 전 지사는 “어느 지역에 출마할 거냐?”는 질문에 즉답은 피했다.

그는 다만 “출마할 곳이 대전인지 충남인지 국한 시켜 볼 필요 없다”며 “두 곳은 기능상, 역사상, 정서적으로 한 뭉치이다. 이 모든 것을 크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대화속에서 대전 출마가능성이 높음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했다.

지난 2009년 12월 도지사직 사퇴와 관련, “세종시 원안을 지키기 위해 사퇴를 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든 것이다”며 “사퇴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쓴 웃음만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싸우는 것은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며 “진정성을 갖기 위해 온 몸을 던졌는데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이 함부로 말해 무척 섭섭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슈토론 주요내용]

   
신천식 박사.
신천식:  요즘 활동이 활발하다고 들었다. 정치활동을 재개했다고 생각해도 되나.

이완구: 해석하기 나름이다. 도지사를 사퇴한지 20개월 정도가 됐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궁금했다. 전직, 현직 도의원 분들과 식사를 하면서 민생에 대한 어려움, 금산인삼축제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정치적 조언도 했다. 정치적 재개가 아닌지 언론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신천식 : 도지사 사퇴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공존한다. 사퇴의 이유가 뭔가.

이완구 :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시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원안을 지키기 위해 사퇴를 했다. 왜 비판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 때문에 사퇴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든 것이다. 누가 나 처럼 대든 사람 있나? 공직을 36년을 해서 살아있는 권력이 어떤 것인지는 충분히 안다.

도대체 내가 사찰당한 이유는 뭔가. 월간조선 기자가 재판정에 제출된 원 사무관 메모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고 ‘충청권 홀대론 고함’등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에 제출한 메모에 나와 몇몇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다. 나는 대통령한테 찍히고 도지사는 놓았다.

어느 누가 지사직을 사퇴하고 싶겠는가? 계모임의 장도 사퇴하기는 싫어하는데. 내가 자리를 내 놓아야 수정안이 바꿔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표는 버팀목이 되어줬다. 보통 정치인들에게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신천식: ‘개인의 생각은 가장 나중이다’라는 말을 했다. 충남도지사 사퇴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가.

이완구: 정치하려면 정치결사체인 당에 들어가야 하니 도지사 사퇴할 때 당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도 중요하고 선택을 잘 해야 했다. 개인의 의지 역시도 중요하다.

   

4일 오전 10시에 열린 디트이슈토론에 출연한 신천식박사가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에게 지난 2009년 12월 도지사직 사퇴와 관련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순서대로 신천식박사, 이완구 전 지사.


신천식: 홍성이 고향이고 행정학 전공, 외교관, 경찰청장 등 다양한 인생여정을 갖고 있다. 현재는 야인이지만 인생 여정 자체가 양지에 있었다. 어려운 사람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할 것 같다. 충남도지사 사퇴 비판론도 존재한다.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싸워도 되지 않았나.

이완구: 내 삶이 늘 양지는 아니었다. 24세에 국가고시를 봐서 사무관 생활을 시작 해 31세에 경찰서장을 했다. 그러다 국가에서 보내주는 2년 유학을 다녀왔다. 돌아와서 3년 동안 외교관을 했다. 40대 초반에 경찰총장을 했고 45세 에 국회의원 당선됐다. 나는 양지를 택한 적은 없다. 운명적이었다.

그 기간 동안 사회 권력이 무섭다는 것은 알았다. 그래서 사퇴 직에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쓴 웃음을 짓는 것이다. “당신들 같으면 그렇게 하겠나? 당신들이 뭘 안다고”이런 말 하고 싶다. 충남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싸우는 것은 너무 어려운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아무도 진정성을 인정 해 주지 않는다. 저 사람 대충 싸워서 넘어가는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온 몸을 던지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면 정말 섭섭하다.

이 대통령이 TV에서 국민과의 대화를 할 때 도지사 공간에서 기자들과 함께 봤다. 그 때, 아내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여보, 드라마에선 가끔 어떤 사람이 죽어야 극이 잘 되지 않나. 지금 내 상황이 그렇다. 내가 죽지 않으면 이 사퇴가 해결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저렇게 나왔는데 내가 죽음으로 이 사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12월 3일 날 사퇴를 했다. 당시 박탈감, 고통감 등을 느꼈다.

신천식: 충남도지사 활동 당시 안면도 꽃 박람회, 대백제전 등 여러 사업을 성공시켰다. 왕성한 활동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


이완구: 제일 중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책임을 맡은 이상 뭔가 발전시켜야 된다고 생각했다. 외자도입 부분에서는 외국 생활 7년이 도움이 됐다. 당시 통역관이 필요 없었다. 기름유출사건으로 몸살을 겪었던 안면도에 꽃 박람회로 170억을 투자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흑자를 냈다. 한편 공주와 부여는 7억짜리 축제를 하고 있었다. 경주, 신라 축제와 비교해 너무 작은 규모였다. 충청의 영혼과 뿌리가 백제인데 그동안 투자가 없었다. 그래서 250억 원을 투자해 축제규모를 키웠다. 표를 팔고 광고를 내서 투자금액의 80%를 충당했다. 한 번도 표를 판 적이 없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신천식: 성격과 캐릭터는 어떤가? 어렸을 적에 신동이라고 소문났다고 들었다. 후배들이 “너 완구 좀 닮아라”이런 말 많이 들었다고 하던데. 팬 카페인 ‘완사모’는 당신을 ‘강하지만 따뜻한 남자’라고 하던데 맞는 말인가?

이완구: 신동은 과한 말이다. 따뜻한 남자인지도 잘 모르겠다. 얼마 전 전쟁영화인 ‘고지전’을 봤는데 크게 울지는 않았다. 그런데 태극기 휘날리며 봤을 때에는 극장 안에서 나오지 못했다. 울다보니 눈이 퉁퉁 부었다. 사실 나는 알고 보면 속이 여린 남자다. 부인이 10번 싸우면 10번 다 이긴다. 꾸미지 않고 솔직한 성품이다.

신천식: 집안에 애경사를 조용히 치르는 이유는 뭔가. 자식결혼, 부모님 돌아가시면 알리고 싶고 이런 거 아닌가?

이완구: 아들 장가는 내 수행비서도 몰랐다. 돌아가신 분에 대해 꼭 필요한 사람들만 진정으로 애도를 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예민하다. 예초부터 돈과 관련된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시켜야 된다고 생각했다.

신천식: 두 아들은 어떻게 지내나.

이완구: 둘째 아들은 국제변호사 된 지 이틀 됐다. 큰 아들은 내 모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신천식: 국회의원 현직과 전직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앞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구상하고 있나.

이완구: 정치인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자기가 성장이 멈춘 정치인인지 성장 할 수 있는 정치인인지 본인이 잘 모른다. 나 역시도 그렇다. 본인이 환영받는지 외면 받는 지, 끌어내릴 사람인 지 추대 될 사람인지 아무도 모른다. 답답한 노릇이다. 국민의 몫에 달려있다. 몇 사람한테 잘 보여 공천을 받으면 떨어진다. 본인이 뽑은 사람이 뽑히지 않으면 국민들이 정치가 재미가 없어진다. 총선과 대선에서 역할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바탕 안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그건 국민의 몫이다.

신천식: 어느 지역에 출마할 계획인가. 이완구라는 정치인은 먹히는 상품이다. 지역구민에 대해 선택할 시간을 주기 위해 어디 출마할 것인지 정보를 줘야 되지 않겠는가.

이완구: 출마할 곳이 대전인가, 충남인가 국한 시켜 볼 필요 없다고 본다. 대전과 충남은 기능상, 역사상, 정서적으로 한 뭉치이다. 이 모든 것을 크게 봐야 한다. 나는 대전에 대해 알만큼 알고 학교도 다녔으니 출마설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신천식: 전임, 후임 도지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완구: 심대평 대표는 한국 최고의 행정가라 생각한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앞으로 잘 할 거라 본다. 신중하고 모든 걸 한걸음씩 해나가는 것 같다. 안 지사를 6개월 쯤 후에 보면 어떤 방향이 설정 돼 있는 상태 일 거라 생각한다.

신천식: 박근혜의 리더십은 어떻다고 보는가?

이완구: 박근혜 전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국민과 함께 뛰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개인적 입장이 아닌 국민과, 국가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이것은 무서운 관점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이념과 노선을 존경한다. 정치라는 것이 때가 있고 여러 가지 모양새가 있으니 충청인들에게 박근혜가 어떤 존재인지 때가 되면 설명하겠다.

신천식 : 전임 심대평 전 지사가 내리 3선을 했다. 그 분의 수행비서를 그대로 쓰셨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이완구 : 심대평 전 지사와는 정당이 달라 경쟁관계였다. 사실 심 대표가 13년 데리고 있었던 수행비서관을 상식적으로는 바꿔야 한다. 그러나 분명 능력부분에서 우수할 것이라 생각했다. 보필을 잘 해 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능력이 뛰어났다.

신천식: 충청역할론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본인의 관점에서 충청역할론에 대해 얘기를 해달라.

이완구: 충청도는 정치 지형 상에서 입장으로 복잡하다. 충청을 잡지 못하면 정권을 잡지 못한다는 말을 정치인들이 많이 한다. 그러나 예리하게 보면 남한테 잡히는 신세라는 이야기다. 씁쓸한 기분이 든다.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 바꿨으면 좋겠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충청북도로 두 사람 준다는 그런 막말이 어디 있나. 호남사람은 왜 무시하나. 충청도가 언제부터 지명직 받아먹게 생겼나. 강창희 최고위원은 선출직 전국3위로 쟁취하고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다. 안 상수 대표가 박성효 최고 위원한테 뭐라 했나. 지명직이나 쳐다보는 입장으로 전락됐다는 이야기는 곤란하다. 지명직이 몇 석이 됐든 의식할 필요 없다. 능동적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나를 중앙정치에서 껄끄러워 하는 것 같다.

신천식: 현재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야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나라당 당원으로써 어떻게 생각하나.

이완구: 일본의 경우를 봐라. 자민당을 무너뜨리고 민주당이 집권했지만 복지정책을 축소 돼 민주당의 인기가 떨어졌다. 정치는 기본적인 것이 신뢰이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집권당이기 때문에 비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판도 받아가면서 안을 만들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정책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믿는다. 그리고 방향성이 뚜렷해야 한다.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해야한다.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당원들간에 한 목소리가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게 정치다.

신천식: 한나라당 현재 지도부를 평가한다면.

이완구: 장점도 많고 열심히 하려는 분들이다. 출범한지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평가하기는 이르다. 다만 두 석달 쯤 가면 정치는 국민들이 금방 점수를 매길거라 본다.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 신천식: 출범한 지 얼마 않았는데 당 내의 갈등양상이 심각해 보인다.

이완구: 그렇진 않다. 별 문제 아니다. 충청의 틀 속에서 볼 때 충청도가 수동적이 되느냐. 선출직이 없으면 받고 너무 기웃대지 말아야 한다. 능동적이어야 한다.

<토론회 후일담> ‘메기론’ 바로 이거야

   
4일 오전 10시에 열린 <신천식의 이슈토론>이 끝난 후 디트뉴스24의 회의실에서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와 이미나 기자, 신천식 박사가 기사의 방향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원 방향으로 신천식 박사, 이미나 기자, 이완구 전 지사.  

90분 동안 진행됐던 <신천식의 이슈토론>이 끝났으나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는 여전히 할 말이 많아보였다. 사실 토론 후에 별도로 내용에 대해 주문을 요청하는 토론자는 이 전 지사가 처음이었다. 어찌보면 그만큼 적극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이 날 아침 대전일보에 나온 ‘메기론으로 본 이완구 총선출마’가 굉장히 맘에 든 모양이었다. “웅덩이에 메기 한 마리가 들어가니까 미꾸라지가 다 숨는다는 말이지. 이거야”라며 “이번 토론회 기사도 이런 흐름으로 가줘야 돼”라고 기자에게 친절하게(?) 방향을 잡아주기도 했다.

이 지사는 또 “밖에서 나를 뭐라고 말 하는 지 알아? 이완구는 먹구름이 몰려오면 천둥, 번개 칠 줄 아는 사람, 적이 되고 싶지 않는 사람, 아프리카에 데려왔더니 추장이 된 사람, 사막에 나왔더니 물동이를 들고 나온 사람. 다 이렇게 말해”하며 그동안 언론에 났던 자신에 대한 평가를 3개월 초짜 기자에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이 전 지사의 열정과 적극성이 동시에 느껴진 짧은 만남이었다. 최근 지역에서 뉴스메이커로 등장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신천식의 이슈토론> 제작과정 모습. 두 패널이 원탁에 앉아 토론을 하면 컴퓨터 모니터에 달린 웹캠이 인물들을 영상에 담아 생중계한다. 패널간의 대화는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타이핑한다. 데스크 탑 모니터 앞에 패널 좌측부터 신천식 박사,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 회색옷을 입은 여성은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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