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선본성과 악본성

<여설> 인간은 태어날 때 善한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는가, 아니면 惡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딱 부러지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논쟁 거리며 인간의 영원한 話頭(화두)라 할 수 있다

일찍이 이 문제에 대해 『맹자』는 性善說(성선설)을 주장하여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라고 했고 맹자보다 60여년 뒤에 태어난 『순자』는 이와 반대로 性惡說(성악설)을 주장하여 “인간은 태어 날 때부터 악하다”라고 했다. 그러면 먼저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맹자의 『성선설』에 대해 살펴보고 이어서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성악설을 살펴보고 나서 상반된 이 두 주장(성선설, 성악설)을 통해 우리의 삶의 지혜를 터득해 보기로 하자.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는 ?인간은 누구나 차마 하지 못 하는 마음?즉 不忍之心(불인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 예로서 갑자기 한 어린 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것을 발견하면 누구나 다 놀라고 가엾어 하는 마음이 있다. 이러한 마음을 갖는 것은 누가 시켜 서도 아니요 보상금이나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닌 것 이다. 이것은 단지 인간이면 누구나 다 갖고 있는 본성 때문인 것이다.

또한 영화나 소설을 보고나서 착한 주인공이 승리해야 마음이 개운하다. 만약 착한 주인공이 악한 주인공한테 지기라도 하면 어쩐지 마음이 찝찝하다. 이것이 바로 인간은 선본성을 갖고 있다는 예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은 누구나 태어 날 때부터 善본성 즉 仁, 義, 禮, 智, (인, 의, 예, 지)의 도덕성을 지니고 있다했다. 또한 인간의 마음에는 하늘이 누구에게나 준 善본성 즉 인, 의, 예, 지의 도덕성을 싹틔워 길러서 꽃피울 수 있는 4가지 싹 즉 四端 (사단)이 있다했다.

즉 남의 딱한 사정을 보고 슬퍼하고 가엾어 하는 마음 (惻 隱之心 : 측은지심), 자신이 선하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선하지 못함을 미 워하는 마음 (羞惡之心 : 수오지심), 서로 겸손하며 양보할 줄 아는 마음 (辭讓之 心 : 사양지심), 옳고 그른 것을 가리고자 하는 마음 (是非之心 : 시비지심)이다. 이 네 가지 싹 ( 四端 : 사단 ) 을 마음에 잘 간직하고 확충하고 길러 내야 하늘로 부터 부여 받은 善본성을 잘 지켜 나가고 발휘 할 수 있는 것이라 했다.

하늘은 성현이나 보통 사람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이러한 善본성을 부여했지만 이 善본성을 지니고 발휘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인간 각자의 몫이다. 하늘이 준 선본성을 제대로 다 발휘 하면 성현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마음을 갈고 닦아 하늘이 준 善본성을 잃지 않고 발휘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이와 반대의 주장인 ?순자?의 ?성악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맹자?보다 60여년 뒤에 태어난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선한 것이 아니라 악한 것이며 단지 선한 것은 스승의 교화(敎化)나 규범에 의해 그렇게 만들어진 것, 즉 인위적(人爲的)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순자?의 ?성악설?의 내용을 보면, 인간의 본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함에 있어 이러한 본성이 발휘되면 남과 쟁탈하게 되고 사양함이 없게 된다.

예를 들면 어린아이들에게 과자를 주면 어린아이들은 양보함이 없이 서로 빼앗아 먹으려고 한다.
이것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기적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남을 질투하고 미워함이 있어 이러한 본성이 발휘되면 남을 해치는 일이 생기고 충(忠)과 신(信)이 없어지게 된다. 또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름다운 소리와 아름다운 색을 좋아하는 이목(耳目)의 감각적 욕망이 있어 이러한 감각적 욕망이 발휘되면 음란함과 탐함이 생기고 예의의 도리를 범하고 어지럽혀 이와 같이 되면 천하(天下)가 도리와 질서를 잃고, 서로 쟁탈하게 되어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옛날 성왕(聖王)은 인간의 본성이 악하기 때문에 이러한 악한본성을 교정하기 위해 예의(禮儀)를 일으키고 규범을 만들어 그것으로써 사람들을 교정하여 올바르게 하고 악한 본성을 선(善)함으로 변화시켜 예의(禮儀)와 도리(道理)에 합당한 천하(天下)가 다스려 지도록 하였던 것이다.

이로써 본다면 인간의 본성은 악한 것이 분명하며 ?선(善)함은 인위(人爲)의 결과이다.?라고 하는 것이 ?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이다.

지금까지 상반된 두 주장 즉 인간은 태어 날 때부터 ?선하게 태어났다.?아니다.?악하게 태어났다.?에 대해 어느 것이 ?맞다??그르다?를 논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선(善)본성으로 태어났다고 하든, 악(惡)본성으로 태어났다고 하든, 인간은 누구나 살면서 삶의 근원적 덕목인 ?선(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하며 일상생활에서 잠시라도 선(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고 삼가야 할 일이다.

   
 

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5455-8308.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