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론] 11일 신천식 박사 사회, 신현선-안여종 토론

뾰족집 훼손을 주제로 벌인 디트뉴스의 네 번째 이슈토론에서는 ‘시장 사과’ 주장에 ‘어느 도시보다 문화제에 관심이 높다’ 설명이 맞서는 등 뜨겁게 진행됐다.

안여종 문화연대 운영위원은 뾰족집의 훼손과 관련, “대전시의 관리 감독 소홀을 짚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장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대전시 관계자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신현선 문화재 관리담당 사무관은 “복구에 차질이 없도록 절차를 이행했고, 1차적으로 관할 구청에 책임이 있다”면서 “시장께서도 문화재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또 문화재 관리의 경우 시민들의 의식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뾰족집의 경우 대전의 상정성이 있는 만큼 가급적 외형을 살리는 쪽으로 복원할 계획도 소개됐다.

<다음은 토론 내용 요지>

   
안여종 운영위원.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운영위원=(뾰족집의 중요성은)충분히 조합에 고지했을 것이고, 문화재를 어떻게 이해할지 모를 바 아닐텐데 임의로 진행해버린 것도 적절한 수치설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무단 철거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그리고 대전시도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크게 보면 관리감독 소홀을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절차에서 미스가 생겨 이런 일이 생긴 것은 황당한 일이고, 조합 측에 시민들 분노를 알려야 하고, 관리감독 책임 있는 구청이나 시는 통감해야 한다. 10월 26일과 11월 3일 성명서를 냈고, 이런 불법을 저지른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 것이다. 시장님이 사과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주무 담당관께서 이 자리에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신천식 박사=혹시라도 문화재 주무부서는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보는데 내부적인 협력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시와 구의 입장이 다르고, 시 입장도 다르다고 본다. 대전시 개발업무를 담당하는 주체가 도시국 소관이다. 잘 되고 있나. 시스템 상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신현선 문화재 관리담당 계장=복구에 차질 없도록 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이용했다. 1차적으로 관할 구청에 책임이 있다. 시민들 협조도 있어야 한다. 행위에 대한 처벌에 고발조치하는 것, 이전 복구를 위해 필요한 절차에 대해 저희들이 진행을 해 왔다. 우리 입장은 이런 것이 좀 더 일찍 파악됐다면 문화재 전담부서기 때문에 매뉴얼이 있다.

빨리 발견을 못했던 것이 시민단체에서 지적을 받는 것이다. 24시간 무인경비 시스템이나 모니터를 통해 방지를 하기 위해 제도적 접근을 하고 있다. 처벌과 신속 이전복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응하고 있다.

신천식 박사=훼손된 것은 기정사실이니까 매뉴얼대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것이 원형복원은 가능한 것인가. 시민단체 의견은 어떤가?

안여종 위원=원형을 가진 문화재 성격의 진정성이 담겨져 있어야 하는데, 이미 훼손된 상태로는 진정성이 상실됐고, 원형 그대로 복구는 불가능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문화재 보전 원칙이 상실됐다는 것이다. 매뉴얼이 있다고 하니 전문 업체가 실측 설계를 해서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천식 박사
신천식 박사=대흥동을 상징하는 중요한 구성요소로 뾰족집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이전되는 것인가?

안여종 위원=원래 있던 장소를 떠났다고 하면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재개발 구역 안에 설계를 할 때 원래 있던 자리를 보존하고, 그 주변 재개발 설계를 하는 것이 문화재 보전 원칙이다. 그런데 조합 측은 재개발 사업이 철거하는 재개발로 본다. 과거를 모두 없애고 공간을 떠나 이전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지역의 상징성에 큰 타격을 본 것이다. 같은 대흥동이지만 블록을 넘어 협소한 공간에 자리를 잡게 돼 안타깝다. 이미 그렇게 결정된 것에 대해 시에서는 원칙적으로 그 자리를 고수하려고 했을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을 듣고 싶고, 향후 이전을 한다면 활용대책이 궁금하다.

신현선 계장=문화재와 경제성을 따져야 한다. 분양이 안 되고 외환위기가 터져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조합도 여러 고민이 많을 것이다. 나름대로 조합 측은 시간이 지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생겼다.

안여종 위원=과거 공사 과정에서 공사 인부들이 안전모나 안전벨트 등 안전의식이 낮았다. 지금은 의식이 올라가고 이런 부분은 필수가 됐다. 도시 재생이란 관점에서 과거 흔적을 지우는 철거식 개발이 잘못됐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몇몇 지역은 재개발 구역 내에 있던 역사적 건물이나 벽, 골목길을 공원으로 편입시켜 남기기도 했다.

인천시 경우 달동네 박물관을 만든 사례도 있다. 대전에도 200곳 이상 재개발을 지정하고, 나름의 철학이 있다면 방향을 설정하고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도시 정체성이 사라질 위기가 있다. 재개발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천식 박사=이번 도시개발 사업 사업성도 살리면서 문화재를 살리는 절충점을 고민한 적은 없나.

   
신현선 계장
신현선 계장=뾰족집 상징성이 있어 주변에 아파트를 짓더라도 뾰족집을 가운데 존치하고, 어린이시설이나 노인정으로 존치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조합 측이 검토하면서 고도나 면적에 따라 고려가 됐다고 한다. 문화재 위원들이 현지 실사를 해서 훼손된 것을 복구하는 것을 회의했다. 복구에 대해서는 가급적 외형을 살리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

신천식 박사= 당시 문화재위원들이 도시계획위원회에 포함됐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떤가? 그런 의견이 제안됐으면 지속적으로 관철될 수 있도록 했어야 하지 않은가.

안여종 위원=문화재위원들이 상설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향후 목소리를 더 내고 가치를 인지하고, 도시계획에서도 감안하지 않을까 한다. 담당자도 부서의 목소리와 문화재 목소리를 낸다면 소통 과정에서 제안을 해서 관철됐으면 한다.

신천식 박사=문화재 관리 주무관으로서, 대전시 역사가 짧고 문화재가 없다고 하는데 어떤가.

신현선 계장=계족산이나 보물인 동춘당 건물, 사적지도 공원으로 지정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역사성을 기리면서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여종 위원=잘 관리된다는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 둔산 선사유적지의 경우 안은 선사시대인데 외부는 이상한 돌담과 주출입구 출입문, 굉장히 큰 안내판 등 선사시대가 전혀 아니었다. 움집도 선사시대 유적지라고 찾은 사람들도 사실 눈으로 볼게 없고, 대전의 문화재 복원과 관리 수준에 실망할 뿐이다.

신현선 계장=움집에 들어가는 갈대나 짚이 들어가는데 대기 오염 등으로 1년이 채 못가 썩어 버린다. 선사유적지 제대로 관리한다면 매년 정비해야 한다. 원래 발굴당시 재현을 위해 움집 형태에 다소 문제는 있는데 그런 어려움이 있다.

안여종 위원=선사시대 터를 보전하고 복원하는 사례가 흔치 않았다. 서울 암사동이나 대전 정도였다. 도심 한복판에 인근 둔산 선사유적지는 대전 중심에 위치한 선사유적이란 역사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가 드문데 말로 관리지, 실제는 부족하다. 자긍심에 걸 맞는 시설이 현장에 있어야 한다. 최소한 있는 시설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최근 안내판 바꿨는데 내용만 있고, 또 잘 보이지도 않는다. 아이들이 많이 오는데 그 눈높이를 맞추고, 사진촬영이나 간단한 체험공간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신천식 박사=뾰족집을 그 자리에서 복원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원 장소에 복원할 것인가? 복안은?

신현선 계장=복구 장소는 이미 결정된 것이다. 작년 문화재위원회가 심의해 이전지가 결정됐다. 다만 훼손부분 복구에 대해서는 문화재 현황실측 설계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과업이 주어지면 조합 측과 전문가들이 협의해 대책을 세우고 추진하겠다.

신천식 박사=시나 구청에 인허가 과정이 끝나기 전에 이런 훼손행위가 벌어졌다. 벌금이나 형사 처벌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가?

안여종 위원=개발 논리에 밀려 원 장소를 이탈하고, 비슷한 뼈대만 남기고 옮기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도시계획 승인 절차에서 종합적인 위원회 역할이 필요하다. 상설위원이 있을 때 문화재 위원들이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차후에 훼손행위나 원래 있던 자리에서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신천식 박사=원점에서 사업 재검토 의향은?

   
신현선 계장=재개발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원점에서 재검토는 어렵다. 이미 이전 복구지가 결정되고 통지까지 됐다. 아무튼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하고, 조합 측에서 설계나 감리, 복구 완료시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시나 구가 참여해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겠다.

신천식 박사=대전시 약속이나 방침을 믿을 수 있나.

안여종 위원=시장님과 주무부처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다양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예산이나 시장 의지문제로 인해 계속 반복된다면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신현선 계장=사전에 훼손행위를 막기 위해 2003년 만든 근대문화유산목록화 조사 보고서라는 것이 있다. 역사성과 예술성이 있다면 추려서 문화재 지정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2010년도에도 학술 용역을 납품 중이다. 근대문화 유산 목록을 전체적으로 용역 발주를 해 1200~1300개를 추진 중이다. 재개발지역에 있을 때 수익성 문제가 있었다면, 뾰족집 같은 것도 향후 대비를 하겠다. 산업은행 건물도 구와 시에서 현재 관리상황을 살피고 문화재청도 관심이 있다.

안여종 위원=부산이나 목포는 일제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근대 역사박물관으로 지정하는 사례가 있다. 대구는 근대건축물 야간 경관을 만들어 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대전도 그에 상응하는 조례 추진과 민간단체 활동이 있다.

신현선 계장=역사박물관이 거론되는 구 산업은행 대전지점도 현재는 다비치 안경원에서 임대하고 있다. 가급적 동구에서 매입하려고 하는데 금액이 크다. 문화재청 담당부서에 예산을 건의했다. 2~3건은 저희도 관심을 갖고 있다. 등록문화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단위가 큰데, 박물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신천식 박사=시민들 동의와 지지를 구하는 정책 실현을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안여종 위원=대흥동이 문화예술의 거리가 돼 있고, 시민들이 원도심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흥동과 은행동, 선화동 등에 산재된 근대건축물 자료를 수집하거나 시민들을 직접 만나 중앙시장 투어를 겸한 근대도시로의 대전, 중요 장소인 대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모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민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홈페이지도 활용하고, 시민과 접촉하려고 준비 중이다. 실질적인 정책 수립과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책 대안을 말하려고 하고, 수용될 수 있도록 관련 담당자를 만나 우리 의지를 전하려고 한다. 시민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에 내년 사업에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현선 계장=시장께서도 기자회견에서도 밝혔지만 내년 1월 조직개편에 문화재과를 신설하는 것은 저희가 처음일 것이다. 문화재도 사실 활용 측면서 보면 먹거리다. 시장께서도 관심이 많아 관광과도 부서를 신설하고, 문화재 관리를 충실하려고 한다.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등록문화재 소장성을 잘 이해 못하는 것을 시민단체와 시에서 연계해서 홍보하고 활용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겠다.

신천식 박사=마지막 소감과 못 다한 이야기 있다면.

안여종 위원=이번 사건이 뾰족집 사건으로 갖게 된 토론회인데 다시는 원형과 진정성이 훼손되는 일이 대전에서 일어나면 안된다. 시민단체도 시민들을 문화재에 대한 이해시키는 일에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

신현선 계장=언론은 현상을 많이 부각시키고, 관리 측면에서는 본질적으로 접근해 정책적으로 반영하고 시민들이 공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내년에 문화재과가 신설되면 관리하는 단체나 기관이 인적 네트워크에서 전국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자리를 빌려 뾰족집이 재개발 지역이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있어 문제점이 있었다. 나머지 16개소는 그런 훼손행위가 없도록 방제대책과 경비 등에 예산을 투입하겠다. 시민들께서도 활용만 잘한다면 부의 가치도 축적되지 않을까 싶다. 많은 관심 가져 달라.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