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카페지기 맛에 푹 빠진 장곡스님

   
백제불교회관을 운영하면서 카페지기 맛에 푹 빠진 장곡스님.
“카페 회원이 2천명을 넘었습니다. 사진도 매일 업데이트하지만 동영상을 우리만큼 올리는 곳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하루 방문객도 5-6백 명에 달합니다.”

갑사 주지스님에서 백제불교회관 카페지기가 된 장곡스님은 ‘계룡산인’이란 이름으로 카페 관리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물론 도심 포교조직인 ‘백제불교회관’ 전체 운영을 책임지만 그것 못지않게 카페를 통해 불법을 세상에 알리는 일에도 열정적이다.

“3년 전 카페를 맡았을 때 회원은 150명에 불과했어요. 당시 컴맹이었던 제가 운영자가 된 건 ‘답답함’ 때문이었어요. 행사를 하고 뭘 올리라고 지시를 해 놓으면 사나흘이 지나도 안 올라가요.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어서 그런가 하고 그 때부터 공부를 했습니다. 그게 계기가 되었죠.”

4일, 백제불교회관에서 만난 장곡스님은 전 회원에게 매일 편지를 보낸다. 청주에 소재한 모 신문에서는 그의 이 편지를 2년 동안 연재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글로만 회원들을 만나다가 사진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 그래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 매 주말이면 산으로 들로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나간다. 밋밋했던 편지에 사진을 더해 입체적이 되었다.

“작은 단체에서 활발하게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보내니 자연 회원들이 늘어나게 되더군요. 2천명 회원이 되기까지 이런 것들을 보고 한사람씩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트위터를 배워 불자들과 대화를 할 예정입니다.”

갑사에서 2년마다 지내는 개산제를 비롯하여 연례행사로 영규대사 추모제, 해맞이 행사, 산사음악회, 괴목대신제 등을 통해 다양하게 불자들과 교감을 이뤘던 그가 카페를 잘 관리하는 건 ‘일 좋아하는 사람의 본능’으로 보였다.
충남이 아닌 ‘충청의 갑사’로 격상시킨 그에게 조용히 앉아서 수련만하는 건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갑사를 떠나올 때 허탈감과 비통함을 그는 스스로 일을 통해 극복했다. 그게 바로 서구노인복지회관이다. 그걸 맡아 역시 매년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거기에는 장곡스님만의 경영 노하우가 있었다.

“노인분들을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행복해집니다. 운영하는 4년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는 종교를 떠나 매일 출근을 하면 정말 정답게 인사를 나눕니다.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안부를 묻고 건강에 관심을 보여주면 다들 좋아들 합니다. 대화에서 소외된 분들이라 작은 관심에도 기뻐하죠.”
   
'계룡산인'이란 이름으로 카페를 관리하는 장곡스님의 백제불교회관 카페. 회원수가 3년전 출범당시 150명에서 2천명을 넘어섰다.
장곡스님은 스스로 이 조직이 없었다면 울화병으로 크게 고생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만큼 갑사를 떠나올 때는 여러 가지 세속적인 감정이 많았던 모양이다. 물론 이제는 평온함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즐거움과 보람을 찾았지만 그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불교가 문화유산이니 역사성만 강조해서는 안 됩니다. 부처님의 근본 진리는 시대가 변한다고 해서 다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시대에 맞게 불교의 진리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종교가 희망을 주고 생명력이 살아있어야 하죠. 그게 없으면 종교로써 가치가 없게 되는 겁니다.”

도심 포교원의 생활에 대부분 만족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고즈녁한 산사에서 맞는 포교이다. 같은 음식도 분위기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포교활동이 제대로 되려면 산중과 도심 사찰이 수레바퀴가 되어 함께 굴러가야 합니다. 교리적으로 배우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한 축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죠.”

장곡스님은 앞으로 트위터 공부와 함께 불자 언론인회와 같은 신행단체들의 활성화, 그리고 카페를 통한 포교 활동 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특히 불교의 사회 참여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 밝고 깨끗한 사회 구현을 위해 앞 장 설 것을 다짐했다. (연락처)011-217-8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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