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책 속에 사는 이영옥 오늘의 문학사 편집장

   
사흘에 책 한권씩 출판하는 '오늘의 문학사' 안방 살림을 맡고 있는 이영옥 편집장.< 사진 맨 앞 쪽>
웬만한 대전사람이면 ‘오늘의 문학사’가 출판한 책 한권쯤은 가지고 있다. 그만큼 대전 출판계에서는 터줏 대감이다. 평론가 리헌석 회장이 이끄는 이 회사에 안방 마님이 있다. 바로 이영옥 편집장이다.

올해 42살인 그가 모시고 있는 리회장은 고교 때 스승이다. 성모 여고 1학년 때 국어 담당이자 담임선생님이었다. 특수한 관계는 잠시 끊어졌다가 회사 대표와 편집장으로 다시 만났다.

“1997년 다자이너로 입사했다가 2년 후 바로 편집장이 됐습니다. 벌써 11년째지요. 책 하나 나오기까지 항상 마감 시간에 쫓기는 게 이 직업입니다. 한 달 평균 10권 정도는 책을 만든다고 보면 됩니다. 3일에 한권인 셈이지요.”

29일 대전시 동구 삼성동 오늘의 문학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편집장은 “대전에 많은 문인들이 이 출판사를 이용, 문학 서적 중심으로 다양한 책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곳에서 정기적으로 나오는 책은  ‘예향 대전’, ‘문학사상’, ‘대전 문학’ 등이 있고 소설, 시, 수필, 자서전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한권의 책으로 생명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이인구 계룡건설 회장의 자서전 ‘일하는 보람으로 산다’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건설회사 하시는 분으로만 생각했다가 원고를 읽어보는 과정에 ‘대단한 분’, ‘정말 뛰어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회장의 자서전과 함께 염홍철 대전시장의 ‘함께 흘린 땀이 향기롭다’는 책도 흥미롭게 제작한 것 중의 하나였다. 지역에서 일하는 시장의 일대기가 들어있는데다가 저명성이 그의 생각을 많이 붙들었던 것 같다.

“책이 나올 때 마다 항상 불안한 게 이 직업입니다. 저자의 의도에 맞게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봐야하고 작은 것 같지만 출판업계에서는 매우 중요시하는 오, 탈자 등의 두려움이 있지요. 더구나 평면적인 원고를 입체화하는 서적은 상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완성도를 높여야 합니다.”  

책에 상품성이 전부일 수는 없지만 디자인과 장정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일부 저자들이 대전 업계를 외면하고 서울에서 출판사를 이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서울과 대전의 수준 차이를 물어봤다.

“아무래도 디자인 감각이 세련된 점 등은 서울이 낫습니다. 하지만 대전지역도 웬만한 것은 거의 서울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면 정확합니다. 대신 제작 비는 훨씬 우리 쪽에 경쟁력이 있죠. 가격 대비 제품을 따지면 오히려 대전이 더 앞선다고 봅니다.”

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도 가격 때문이다. 넉넉하지 않는 가운데 책을 갖고 싶어 하는 그들에게는 아주 저렴한 제작비만 받고 출판을 해준다. 간혹 여유가 있는 문인은 양장을 원하지만 상당수가 책을 갖는데 의미를 둬 비싼 출판 가격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는 등단 시인으로서 네편의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등단 시인이다. 문학에 재능이 있어 당시 국어선생님이었던 리헌석 회장과 인연이 더 깊어졌다. 여고 1학년 때 ‘냇글’이라는 문학 써클이 있었다. 선생님이 그 모임을 지도했고 학생으로서 열심히 문학 공부를 했다. 그게 시작 활동을 하는 데 밑바탕이 됐다.

1993년 ‘해동문학’ 신인 작품상으로 등단하고 2003년 대전 예술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1998년에 첫 시집 ‘날마다 날고 싶다’를 시작으로 2007년까지 네 편의 시집을 만들었다. ‘가끔 불법 주차를 하고 싶다’라는 네 번째 시집에 해설을 쓴 정순진씨는 “세상의 모든 사물과 상황과 사건에 자신을 비추어 보는 거울의 시학을 중심 축으로 삼고 있다” 며 “시의 전반부에는 다른 사물이나 상황을 제시하고 후반부는 그 사물이나 상황에 비춰본 자신의 모습을 그리거나 고백한다”라고 풀이했다.

“여기로 오지 않았으면 시집 출판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문학을 계속 접하고 있으니까 지속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계기가 된 거죠. 이곳에서 일하면서 글 쓰는 것도 많이 배우고 보람을 느낍니다.”

리헌석 대표는 이 편집장에 대해 “문학하는 사람들이 개성이 강해 최고를 지향하다보면 날카로워질 때가 있다” 며 “그런 분들과 일하면서 큰 문제없이 10여년을 이끌어 왔다는 건 그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단을 한 만큼 문학도 계속해야하는 만큼 쉬지 않고 하는 게 중요하다”며“보람을 얻도록 최선을 다해 곁에서 도와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편집장 연락처) 042-625-2981, 010-5502-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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