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전여고 첫 여성교장 전정수 교장

   
대전여고 70년 역사에 여성과 모교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교장에 부임한 전정수 교장.

개교 70년 역사에 여성과 모교출신으로는 첫 교장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모교이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지요.”
첫 여성 교장, 첫 모교출신 교장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갖게 된 전정수 교장(61세)은 부임 첫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여학교인 대전여고에 여교장이 처음이고 본교 출신 교장이 부임하는 일도 역시 처음이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 할 법하다. 정말 그런가하고 말이다. 연혁이 일천한 학교도 아니고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에서 그렇다니 처음에는 필자도 믿기지 않았다.

대전여고는 평준화 이전, 대전 충남 지역에서는 명문으로 꼽힌 학교였다. 더구나 여학생들의 대학진학과 사회진출이 타 분야에 비해 비교적 높았던 분야가 교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본교 출신 교장들이 줄을 이었던 남학교들과는 달리 21세기 들어서야 개교 이래 첫 모교 출신 교장을 맞게 된 것이다.

그것도 첫 여성 교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말이다. 이에 대해 전 교장은 그동안 여교장 숫자가 적었던 데다 공교롭게도 임기 등이 맞지 않아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80년대 초 평교사로 근무 4반세기만에 수장으로

그런 만큼 전 교장이 느끼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9월1일자로 발령을 받았으니 이제 겨우 부임 일주일째로 아직은 학교 현황 파악도 끝나지 않았고 교내 시설도 채 둘러보지 못한 곳도 많다.

하지만 학창 시절을 보냈고 또 평교사 시절 근무했던 곳이라 낯설음은 크지 않다. 전 교장은 80년 초반 대전여고에 평교사로 근무했었다. 4반세기만에 교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대전여고 부임 전에는 관저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다.

“평교사 때는 몰랐는데 교감, 교장을 하면서 선생님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 그런데 모교에 부임하고 보니 너무 많이 애쓰시는 선생님들에게 더 고마운 마음이 드는 거에요.” 아직 뭐라 말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지만 첫 모교 출신 교장으로서 전에 있던 학교에서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선생님들께 대한 고마운 마음이라는 것이다.

“역시 모교인 대전여중에서도 교장으로 재직했었는데 동,서 교육 격차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모교에 와서 할 일은 우선 무엇보다 명문였던 학교의 전통을 이어받고 학력을 신장하는 일입니다.”

동.서 교육 격차의 현장, 학력신장은 최대 화두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전 교장.
전 교장에게 과거의 영광이 퇴색해가는 모교의 명성을 되살리는 일은 최대의 화두이며 고민거리다. 그 한계를 알기에 더 그렇다.

 “이미 중학교 때부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한 배경을 깔고 있고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신도심 지역과 똑 같이 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하지만 차츰 그 격차를 줄이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문제를 알면 해결점도 보이지 않겠습니까. 지금도 선생님들이 너무 많이 애를 쓰고 계시지만 찾아보면 현재 여건에서도 더 투입할 프로그램이 더 있을 것입니다.”

전 교장은 한 방법으로 우수학생 유치를 생각하고 있다. 현재 동구청에서 중학생 40명을 선발해 대전여고에서 심화학습을 시키고 있는데 이들만이라도 대전여고를 지망한다면 참 좋겠다는 희망을 털어놓았다. 학력신장이 당장 최대의 화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전 교장이 학력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경쟁력이라는 것이 반드시 성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력을 갖추면 더할 나위 없지만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안 되지요. 매너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전 교장의 임기는 2012년 2월까지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그도 이를 알고 있다.
“일 년 반 정도의 시간 안에 큰 변화와 성과를 낼 거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초작업을 할 뿐이지요. 모교 출신 첫 여성 교장으로 학교에 누를 끼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반쯤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요.”

아이들을 멋지게 키워서 졸업시키고 싶다는 전 교장은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행복한 학교가 되기를 바란다.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행복할 때 아이들에게 애정관 관심도 더 기울이고 좋은 것이 하나라도 더 가게 마련입니다. 선생님들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학교가 된다면 그것이 최상의 학교가 아닐까요?”

전 교장은 대전여중.고와 중앙대 사범대학 가정교육과를 나와 71년도부터 교직에 몸담았다. 공기업을 은퇴한 남편과의 사이에 1남2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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