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음악카페 운영하는 최평근 음반수집가

   
'음악여행'에 안내자가 되는 걸 즐거움으로 알고 살아간다는 음반수집가 최평근씨.

대전시 중구 오류동 서대전 역 길건너 골목에는 저녁시간마다 추억의 음악이 흐른다. 음악카페 ‘전기줄위의 참새’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이다. 이 곳은 음반 수집가 최평근씨(50)가 운영하는 곳이다. 음악과 함께 성장하고 음악과 함께 늙어가는 최씨는 늘 오후 7시만 되면 가게 문을 열고 자신이 모아놓은 음반을 뒤에 두고 DJ를 한다. 1만2,000장의 LP와 6,000여장의 CD, 1,000여장의 DVD가 꽂혀 있는 그 곳은 최씨에게는 성스러운 제단과도 같은 곳이다.

그가 음반을 처음 샀던 것은 중학교 1학년. 아마도 엘비스프레슬리 음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국내는 물론 국외까지 나가 모아둔 음반이 그를 전문 수집가의 반열로 오르게 했다. 음악이 좋았던 그는 10대 후반부터 시내 다방에서 DJ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은모래 다방, 르네상스, 축제다방, 들꽃다방, 빌보드 음악감상실 등 대전에서 내로라 하는 음악다방과 감상실에서 명성을 날렸다. 늘 음악과 같이 했던 그에게 음반수집은 어쩌면 운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좋은 음반이 나왔다고 하면 경기도 송탄까지 가서 음반을 샀다.

그러던 그에게 음반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일이 생겼다. 바로 늘 마음 속으로 원하던 음반회사에 취업이 된 것. 도레미 레코드사와 세광 음악출판사에서 근무하면서 더욱 전문적인 음반수집가로서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해외 출장의 기회가 생기면 벼룩시장을 뒤져 음반들을 찾아냈다. 마음에 드는 음반을 찾아냈을 때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귀한 음반들을 보여주십사 부탁하자 7장의 음반을 내놓았다. 그 중에서도 백미로 꼽는 것은 ‘빗속의 여인’이 실린 ADD4의 음반이다. ADD4는 1962년 신중현씨가 결상한 그룹이름. 최 씨는 이 앨범을 800만원을 들여 구입했다.

   
최씨가 운영하는 음악 카페에 진열된 음반과 영사기.

화제는 음향시설로 옮겨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라고 자부하는 최씨는 앰프와 스피커는 모두 알텍 제품으로 앰프는 1946년, 스피커는 1953년 제작된 것들이라고 했다. 돈으로 치자면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완벽한 아날로그 음향시설을 갖춰놓은 전기줄 위의 참새는 전국에서 단골들이 찾는 곳이다. 좋은 음향시설로 추억의 노래를 들으며 귀를 씻고 스트레스를 흘려 보낸다. 옛날 음악을 듣다가 우는 손님도 종종 있다. 좋은 음반과 음향시스템을 구입하기 위해 좋아하는 술도 실컷 못마셨다는 최씨. 젊었을 적에는 수집을 하면서 기쁨을 느꼈다면 요즘에는 감동하는 고객들을 보는 기쁨이 크기만 하다. (연락처)042-533-6686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