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자영업자 조직 만든 이강석 대전소상공업사업자 조합장

   
자영업자 모임을 조직하고 법인화를 진행중인 이강석 조합장.
“외환과 글로벌 경제 위기 등으로 자영업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 몰락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각종 지원에서는 소외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이강석(55) 대전 소상공업 사업자 조합장은 사회적인 비중에 비해 정부로부터 외면 받는 자영업자들의 권익 보호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인 사람이다. 조합 활동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구성원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게 이 조합장의 목표다.

10일 대전시 중구 선화동 교보빌딩 평 건물 3층에서 만난 그에게서 맨 먼저 느낄 수 있는 건 ‘의욕’이었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의 문제점이 그를 희생과 봉사가 덕목인 ‘조합장’으로 변신케 만들었다.

“법적으로는 상공인 연합회에 가입이 가능하지만 사실상 가입은 안 되고 있습니다. 그 쪽에서 거부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중소기업에 속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래저래 지원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사각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계층입니다.”

지난 2008년 전국에서 최초로 대전에서 ‘중소상공인 경영인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자영업자들의 모임을 조직했다. 처음부터 조합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하지만 ‘중소’라는 말이 중소기협중앙회와 중소기업청과 충돌되면서 사단법인화가 쉽지 않았다. 현재 ‘소상공업 사업자조합’이라는 신조어로 사단법인 신청에 들어갔고 이조합장 예측으로는 9월쯤이면 허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인화를 서두르는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의 실태 파악을 먼저하고 이를 통해 업종별 수급을 조절하게 되면 실패로 인한 교훈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공간을 마련하여 관계 당국에 체계화된 건의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도 법인화를 서두르게 하고 있다. 이런 모든 사업 계획의 출발점은 우리나라 전체 노동 인구의 31%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이 각종 지원에서 철저히 외면된 데다가 업자들 간에도 과당 경쟁으로 적자와 도산, 그리고 적자경영, 재 도산의 악순환의 고리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민초’라고 할 수 있는 우리가 정부 정책이나 경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느냐는 삶의 질을 평가하는 ‘리트머스’와 같은 것 입니다. 민초들의 생업인 자영업자가 흔들리면 국민들이 국가를 보는 신뢰가 떨어지고 삶에 동요가 일어날 수 도 있습니다.”

자영업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자체 문제를 지적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정부에서 뭐를 해주지 않는가’ 하고 기대하는 심리가 문제라는 말이었다. 매년 추석이나 설날 등 자금 수요가 몰리는 때에 특별 자금 명목으로 지원을 하지만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다.

이조합장의 이력은 좀 다양하다.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제통신사, 한국경제신문 등에서 약 17년간 언론인으로 살아왔다. 월간 식문화 발행인, 라인 업 대표이사 등을 거쳐 지금은 도서 출판 ‘서랑’ 대표와 백화점 세이에서 스포츠 용품상을 하면서 자영업자의 애환을 몸소 체득하고 있다.

고신대에서 국문학을 전공, ‘왜 나를’, ‘아버지들의 반성문’ 등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자영업자들의 실상을 그린 ‘대통령님 이거아세요?’를 출간, 자영업이 곧 이 나라 민초들의 삶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 조합장은 정부지원으로 부터 철저히 소외되면서 자율 조정이 되지 않는 자영업자의 공급 과잉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책마련을 통해 혜택을 주겠다고 말했다.
“현재 10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있습니다. 법인이 되면 더 많은 분들이 이쪽으로 관심을 보이면서 저변이 확대될 것입니다. 조합이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이익보다 큰 틀에서 자영업자들이 살 수 있는 생태환경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주길 바랍니다. 여러 가지 구상 중인 사업은 있지만 9월 이후 실행할 예정입니다.”

전국 최초로 대전에서 시험 가동 중인 이 조합이 성공하면 서울, 인천, 대구 등지에서 벤치 마킹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하면서 사진 포즈를 취해주기 위해 일어섰다. 인터뷰는 짧았지만 임팩트는 강했다.(연락처) 010-3314-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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