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만능 수집가 김홍덕씨..."집안은 만물상"

   
만능 수집가 김홍덕씨는 60년간 각종 물건을 모아왔다. 김씨가 가장 아끼는 미국산 CD기. 30년전에 15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만능 수집가 김홍덕씨(68, 대전시 중구 유천동) 댁을 방문하고는 놀라움에 입을 벌리지 않는 사람이 없다. 집안 곳곳이 골동품과 생활용품들로 꽉 차있기 때문이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김씨의 작업대가 물건들 틈에 마련돼 있는 것부터 심상치 않더니 집안으로 들어서니 거실과 방에도 틈이 없다. 안내해주는 대로 따라 올라간 옥상은 그야말로 만물상이었다. 악기, 전화기, 카메라, 라디오, 시계 ,장난감, 농기구 등등...

김씨가 수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열 살이 채 되기 전부터였다. 어렸을 적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던 사촌형이 가져다 주는 시리얼박스 등 군대용 물품이 신기해 모으기 시작한 것이 평생의 일이 됐다. 김 씨가 물건을 수집하는 기준은 물건의 가치가 아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고 마음이 가는 것이면 큰 돈을 주고라도 산다. 돈을 벌려고 수집했다면 아마 지금쯤 큰 부자가 돼있을 것임을 스스로도 안다. 그리고 같은 종류의 물건이라도 각기 다른 것들을 수집한다. 그래서 전화기, 시계 등이 수십대가 있지만 모양이 각기 다르다.

수집장소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쓰레기만 뒤져도 꽤 많은 물건들을 구할 수 있었고 그 후에는 고물상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옥천이나 청원 등지에서 열리는 경매시장을 찾는다. 한 때는 서울 인사동과 황학동을 이잡듯 뒤지고 다니기도 했다. 김씨의 수집품들은 거의 지금도 거의 모두 작동이 된다. 김가이버 김씨가 좋은 솜씨로 작업대에서 생명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족히 2만여 가지는 될 듯한 물품 중 김씨가 가장 아끼는 물건은 미제 CD기와 담배가 그대로 들어있는 담배곽이다. CD기는 1950년대 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CD 150장을 넣고 번호만 눌러주면 자동으로 음악이 나온다. 30여년 전 150만원을 주고 구입했을 정도로 고가제품이다. 담배도 김씨의 마음을 흐뭇하게
   
각종 담배 갑. 지니간 세월을 생각하게 만드는 추억의 물건이다.
하는 수집품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담배인 승리를 비롯해 백양과 신탄진, 도라지, 한라산 등 어렸을 적 봤던 담배가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어렸을 적 방에 굴러다니던 아리랑, 유엔 성냥통도 케이스에 담아 있다. 그 때에는 그러려니 했던 물건들이 지금 보니 보물 그 이상이다. 김씨는 일찌감치 그 것을 깨달아 그 오랜 세월동안 생활용품 수집에 매달렸다. 김씨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전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4월 뿌리공원 족보박물관 개관 당시 김씨의 수집품들이 특별 전시돼 개관식을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다. 앞으로도 수집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그는 대전시에 박물관이 세워지면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김홍덕씨 휴대폰 018-454-7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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