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전예술의전당 떠나는 김용환 관장

재임 기간 동안 전국 5대 공연장으로 자리매김

“있는 동안 참으로 행복하게 일했습니다.”
5일 관장직을 사임하고 대학으로 돌아가는 김용환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장은 “소신껏 행복하게 일했다”는 말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비록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만큼 아쉬움이 왜 없을까마는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뜻일 것이다.  

   
5일 이임하는 김용환 관장

가장 큰 성과로는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하 대전예당)이 전문 공연장으로서 자리매김하도록 품질을 강화하고 공연기획을 정비한 점을 꼽았다. 덕분에 대전예당은 김 관장 재임 동안 전국 5대 공연장으로 명성을 높였다.   

전임 관장 때 시작한 것이지만 예당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4계절 축제를 전문공연장에 걸맞게 장르별로 특화된 축제로 격상 시킨 것 또한 재임 동안 커다란 성과로 꼽았다.

“대전예당은 공립극장으로 전문성과 공공성 두 가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 점에서 전문 공연장으로서의 수준과 위상을 높여 대전예당 이름으로 올리는 공연은 무조건 믿고 올 수 있도록 공연의 질을 담보하려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축은 공공성인데 이를 위해 1000원 콘서트 등 문턱이 낮은 공연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은 어렵지만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전문성 강화, 4계절 축제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은 성과

특히 김 관장은 국내 공연장이 소홀히 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대전예당이 앞서서 실시한 것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대전예당은 어린이를 위한 스쿨뮤직 프로그램, 공연장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오픈하우스 등을 실시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어린이와 일반인에게 예당이 친근감 있게 다가서는 공익적 프로그램으로 좋은 평을 들었다.

“관장으로 재임하면서 정말 고마운 것은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입니다. 예당 발전을 위해서이라는 대명제가 있기는 했지만 무리가 따르는 어려운 주문도 불평하지 않고 잘 따라줘서 무엇보다 감사하지요.”
김 관장은 짧은 인터뷰 중 긴 시간을 ‘직원 자랑’에 할애했다.

“대전 지역에서만 모르는 것 같아요. 대전예당 직원들의 ‘맨파워’를... 공연 기획에서 제작에 이르기까지 대전예당 직원들만큼 호흡을 맞춰 세련되게 일하는 팀도 드물 것입니다. 예당이 이만큼 성장한데는 예당 인력이 갖는 힘이 바탕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 관장은 직원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을 거듭하며 신년인사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이런 규모의 공연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협력이 절대적인데 지금과 같은 시 사업소 형태로는 다양한 협력을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수익사업을 펼치기도 기부를 받아내기도 어렵지요. 예를 들어 부족한 인력을 채용하려고 해도 공무원 정원으로 묶여있어 옴짝달싹 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

‘대전예당의 맨 파워 막강 대전만 몰라줘’ 직원들에 감사

그래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단화를 검토했는데 이를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전예당이 5대 공연장으로 꼽히고 있으나 대구. 인천 등 치고 올라오는 다른 공연장이 많아 안심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기를 놓고 고민을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나름 고민을 했지요. 10월에 임기가 끝나고 계약상으로는 2년 더 할 수도 있겠지만 이쯤에서 접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아쉬움도 있지만 그보다는 ‘간섭 없이 소신껏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에 만족한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5일 직원들만 참석하는 조촐한 이임식을 갖는 김 관장은 9월 학기부터 한세대 교수로 복직한다. 김 관장은 서울대 음대를 나와 독일 마르부르크대 대학원에서 음악학박사를 받았다. 문화관광부 연구위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책임연구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2007년 11월 공모를 통해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장에 선임됐다.

한편 대전시는 이 달 중순께 공모를 통해 후임 관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손전화 010-8885-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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