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윤종석 브래인 쉐어링 서포터즈 운동 참가자
지식을 나누는 프로그램 '브래인 쉐어링 서포터즈'에 참여한 윤종석 군(사진 오른쪽)과 윤군으로 부터 공부를 배우게 되는 김선정 학생. |
대학생들이 사회 봉사의 일환으로 자기 지식을 초등학생에게 나눠주는 무료봉사단이 바로 ‘브래인 쉐어링 서포터즈’이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나눔의 문화를 형성, 계층 간 위화감을 해소하기위한 이 제도가 올해 대전에는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지난 달 한국소비생활연구원 대전지부에서 대학생 60여명과 초등학생 120명을 모집, ‘브래인...’을 발족했다. 여기에 참여한 대학생과 초등학생을 만나 참가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 활동 방향등을 들어보았다.
충남고 졸업 후 고려대 국제학부 3학년에 재학 중, 병역의무를 마치고 복학을 준비 중인 윤종석군(23)과 유성초등 4학년 김선정 학생(11)을 26일 대전시 서구 월평동 한국소비생활연구원 대전지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대학교수가 꿈인 윤 군은 “1975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궁핍하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악기를 다루게 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 ‘엘 시스테마’운동에 관한 얘기를 들은 게 참여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음악이 이 아이들에게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어둠을 걷어 내게 만들면서 사회 전체를 밝고 건전한 변화를 이끌어 낸 이 운동이 결국 ‘브래인...’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이 윤군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보였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일어났던 ‘프로 보노 퍼브리코’(공익을 위하여)운동, 즉 전문적인 재능을 가진 분들이 사회를 위해 무료로 지식을 나눠주는 운동, 역시 윤 군을 대학생들의 무료 과외 봉사활동의 필요성을 깨닫게 만들었다.
“이들 운동에서 누구든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뭔가를 나눠야 할 책무가 있다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여기에 참여하는 것도 저의 존재를 있게 한 사회에 제가 가진 것을 돌려주고 기여하기 위해서입니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답변이었다. 가난의 대물림, 신분의 상속 등이 오늘날 사회문제로 등장,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이를 완화시켜보겠다는 얘기였다. 그는 서울의 현실과 대전을 비교해 지역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은 저 소득, 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부방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대전은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내 고향 대전을 위해 조그마한 지식이지만 나눠주기 위해 신청을 했습니다.”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김선정 학생. |
이날 처음 인사를 한 김선정 학생을 30일부터 매주 2시간씩 개인 지도를 하게 된다. 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지식을 나눠주고 받게 될 이들 두 사람의 첫 대면에는 김양의 아버지 김윤중씨(42)도 동행했다.
김 선정 학생은 “선생님을 뵈니까 아주 잘 가르쳐 주실 것 같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또, 아버지 김씨는 “여유롭지 않아 아이에게 충분한 공부를 시키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이번이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 며 “이런 제도가 잘 시행되어 과외하기 힘든 환경에 있는 구성원에게도 많은 지식이 나눠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윤종석군은 “저소득층이 가진 자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없애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며 “기득권층이 좀 더 포용력을 가지고 사회를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리 사회의 화합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막 시작한 ‘브래인...’운동이 윤 군의 말처럼 사회 구성원 간 갈등을 줄이면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는 더 많은 교육기회 제공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윤종석군 연락처)016-358-2125,(브래인 쉐어링 서포터즈)010-7480-6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