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행의 아름다운 임신>

“시간이 없었어. 광고는 물꼬 트일 기미는 안 보이고… 잠깐 한 눈 팔면 스타일이 폐간인데 어떻게 내가 한가하게 링겔 꽂고 누워있어.”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스타일’의 엣지녀 박 기자의 대사다. 김혜수가 맡은 박 기자는 무리하게 업무에 집중하다 자궁근종 수술시기를 놓친다. 결국 극중에서 그는 과다하혈로 쓰러진다.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환자들은 월경량 과다, 생리통, 부정기적 하혈 증상을 호소한다. 성교 통증이나 만성 골반 통증을 겪기도 한다.

일과 수술 가운데 일을 선택한 박 기자의 모습을 보면서 특히 여성시청자들은 공감과 더불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미혼인 그가 자궁적출로 아이를 낳기 힘들고 임신을 하더라도 조산과 유산의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다.

자궁강 내 종양의 위치가 좋지 않고 크기를 키워서 왔다는 것이 극중 산부인과 의사의 소견이었는데 구체적인 수술방법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근종제거술 혹은 자궁적출을 의미했으리라.

한의학에서는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자궁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방법을 취한다.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재발률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일단 자궁 내 쌓인 어혈과 노폐물을 풀어주고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유도해야 한다. 침ㆍ뜸을 병행하기도 하지만 한약치료가 우선이다. 극중 박 기자가 초기에 한의학 치료를 받아 종양을 줄였다면 수술까지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자궁에 종양이 생겼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양성인 자궁근종이 암으로 발전할 확률은 0.5%미만이다. 만약 한의학적 치료를 받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종양이 줄어들지 않거나 작아지지 않은 경우의 환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종선택은 환자의 몫이겠지만 수술을 받더라도 다른 환자들보다 예후가 좋거나 재발률을 줄이는 데 큰 보탬이 된다. 종양을 제거했다고 해서 자궁의 기능까지 정상화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자궁근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차갑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술ㆍ담배는 절제하는 게 좋다. 또 아랫배의 기혈순환을 힘들게 하는 꽉 끼는 옷은 자궁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기사제공: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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