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주요 백화점에 매장, 수출도 “혼이 담긴 옷 만들터”

   
'패션 스토리 정훈종'을 이끌고 있는 정훈종 디자이너는 국내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고 있다.
충남 출신으로 대전에 ‘앙드레 김’과 버금가는 국내 최고 패션 디자이너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정훈종 디자이너, 지역 출신으로 국내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로 성장

주인공은 서구 탄방동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훈종 디자이너(55). 정씨는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서는 국내에서 ‘톱10’ 안에 들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30~50대 패션리더들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탄방동 직영점 포함해 롯데 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 그랜드, 대전 세이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만 해도 60여명에 이를 정도이며 연간 매출액은 수십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전지역 업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쇼인 서울콜렉션에 2007년부터 매년 참가하고 있다.

눈에 띠는 것은 해외 수출도 적지 않다는 것.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이집트나 쿠웨이트 등 해외 수출도 4~5억원씩 매출을 올릴 정도로 외국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씨가 이처럼 유명 디자이너로 성장한 배경에는 어머니의 엄격한 가정 교육이 토대가 됐다. 1954년 충남 금산에서 태어난 정씨는 한약방을 하시던 아버지와 집안일을 하시던 어머니 슬하에 4남 2녀 중 막내다. 12남매였지만 6명은 사망하고 지금은 6남매만 남았단다.

   
서울 콜렉션에서 선보이고 있는 정훈종 패션.
젊은 층 보다는 여유있는 중년층 주된 대상

정씨는 아버지보다는 집안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시던 어머니 밑에서 엄격하게 자랐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옷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금산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디자이너 공부를 시작했고 서울로 상경해 당시 유일한 디자이너 학원인 국제복장학원에서 3년 가까이 배웠다.

이후 금산으로 내려와 가게를 차렸다. 그게 ‘정훈종 부띠끄’다. 군대도 가기 전인 정씨가 모험한 것이다. 그것도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패션이 아닌 40대 이상 중년층을 타겟으로 한 디자인들이었다. 어려웠지만 10년 이상을 운영한 정씨는 1990년 대전으로 올라와 이때부터 ‘패션 스토리 정훈종’이라는 브랜드를 정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1996년에는 큰 성과가 있었다. 백화점에 매장을 갖게 된 것이다. 당시 대전에서 가장 큰 규모였던 동양백화점에 매장을 차려놓고 고객층을 집중 공략했다. 이후 성공 가도를 달렸다.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성공 전략은 특정층을 대상으로 한 타켓 디자인가 주효했다. 그는 젊은 층보다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중년층을 겨냥했다. 색상은 검정에 적색을 가미했다.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검정에 희망과 화합, 부의 상징인 적색을 곁들이며 톡톡튀는 그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지방에서는 독보적 존재..정씨, “혼이 깃든 옷을 만들고 싶다”

패션업계에서는 그의 스타일을 엘레강스하고 로맨틱한 브랜드에다 감성이 탁월해 마니아층이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중 흔치않게 전국 유명 백화점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웬만한 영업력이 아니면 백화점 매장에서 살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브랜드는 2003년과 2006년에 연이어 한국패션 브랜드 대상 ‘디자이너 브랜드’ 부분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패션협회 부회장 및 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전패션협회 회장, 배재대 의류학과 겸임교수 등으로 활발한 활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

정씨는 “지금의 제 모습이 있기 까지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막연한 패션에 대한 동경으로 발을 디딘 이후 처음 배울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디자인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정씨는 또 “지금은 직원들이 많기 때문에 유행이나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보다 먼저 제 혼이 깃든 옷을 만들고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옷을 잘 만들기 위해 비슷한 나이 또래가 즐기는 골프나 술 담배는 금물처럼 여기고 있을 정도란다.

   
모시로 만든 디자인들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역 축제에 대한 자치단체의 지원 부족 아쉬워

그런 그가 아쉽게 생각하는 하나가 있다. 바로 지역 축제다. 그는 지난해 충남 서천에서 열리는 모시 축제에 참여했다. 모시를 패션으로 한단계 발전시켜 새로운 패션 모델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내 디자이너의 각축장인 서울 콜렉션에도 참가해 모시로 만든 옷을 선보였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중동에는 수출까지 할 정도로 모시로 만든 옷은 충분한 상품성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모시축제도 참여한 그는 자치단체의 예산 부족으로 인해 그저 잠깐 지나치는 맛보기 패션쇼 정도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씨는 “충남지역에는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자원이 있음에도 제대로 된 지원이 안되다 보니 알릴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조금만 더 지원한다면 세계 패션 시장에 내놓아도 성공할 수 있는 제품과 브랜드를 탄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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