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비고시 출신으로 조달청 국장에 오른 김희문씨

   
김희문 조달청 전자조달국장.
비 고시 출신으로써 조달청의 고위공무원에 오른 김희문 전자조달국장(56). 그의 승진은 조달청 내 일반 공무원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조달청장들의 인사 스타일이 '직급'보다 '능력'위주로 바뀌면서 하위직 공무원에서부터 과장들까지도 '일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경쟁의식이 싹텄고 이번 김 국장의 승진은 청 내부에서 그러한 바탕위에서 능력과 성과를 인정한 인사라는 평이다.

그는 국장승진 직후 "비고시 출신이라는 것이 늘 따라다니는 것이고 모범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일반 직원들이 나를 보면서 열심히 일하듯 나도 게으르지 않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희문 국장, 그는 충남기계공고 출신이다. 한때 공업입국을 국가의 제1목표로 삼았던 박정희대통령을 비롯 전두환, 노무현 전대통령이 현직대통령으로 방문했던 학교다.

대전의 명문 대고와 나란히 어깨를 견주던 시절의 학생들은 두 부류였다. 집안이 가난해 인문계 학교를 가지 못하고 바로 취업을 나갈 수 있는 학교로 들어온 학생들과 그저그런 성적 때문에 들어온 학생들.

김 국장은 앞에 부류였다. 전기과를 졸업할 당시 60명의 학생 중 50명이 KT에 들어갈 만큼 실력이 뛰어났었는데, 그는 친구들과 함께 하지 않고 공무원의 길을 택했다.

그는 "그때는 우리들을 공돌이라고 불렀잖아요. 그런데 나는 체질상 안 맞더라고. 그래서 공무원 준비를 해서 전매청에서 9급으로 첫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매청서 근무하면서 다시 공무원 시험을 봐서 7급으로 합격해 교육부로 들어오게 됐고 처음 맡은 분야가 충남대 건설이었다.

충남대학교가 문화동 보운캠퍼스에서 유성의 대덕캠퍼스로 옮겨가는데 실무를 맡았다.

그는 "지금 웬만한 대학은 모두다 전신주가 없다. 전선과 전화선 등을 모두 지중화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남대가 건설될 당시인 1970년대 말에는 획기적인 방법, 가장 선진적인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이 교육부에 있을 당시 충남대 유성 캠퍼스를 설계하고 건설했다.

1977년부터 1985년까지 김 국장이 대덕캠퍼스를 지으면서 맡았던 보직은 전기통신 감독관. 전국에서 대학교 건설에 참여했었던 경험이 있는 기술자 80명이 모여 최신 기술의 건축술을 선 뵌 것이다.

조달청으로 옮겨오면서 그는 스스로 많은 운이 따랐다고 평했다.

그는 "98년부터 조달청장으로 오신 분들이 모두 혁신적인 인물들이었다. 연공서열보다 능력을 중시했고 일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고 말했다.

96년부터 '우수제품' 제도가 있었는데, 그가 그 업무를 맡은 98년에도 규정이나 심사기준 등이 없었다. 그래서 '우수제품규정'을 만들고 '조달사업법 시행령'에 넣은 것이 2000년 12월이었다.

김 국장은 "우수제품 제도는 조달청 뿐 아니라 특허청의 규모도 크게 만들었다. 중소기업에서 우수 제품을 만들기 위해 특허를 내고 상표 출원을 하는 등 지재권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조달청 나라장터에서도 조달청이 인증하는 제품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우수제품으로 등록이 되면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업무의 공로로 ㅅ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우수제품 조달제도는 지난 해 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1조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기관에서 대변인을 1년 반 정도했는데, 이 때 부이사관으로 승진이 됐다.

   
인터뷰 중에도 바쁜 업무는 계속 됐다.

그리고 지난 해 11월 기획재정부, 중소기업청 등 9개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 확대방안`을 마련, 장수만 청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료 역시 김 국장의 작품. 이 때문에 금년 5월에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전자조달국장이 된 이후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담합입찰 근절'이다. 그는 "국장이 되기 전부터 '담합입찰을 해결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 국장이 되었으니 가장 신경을 쓰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장님께서 이쁘게 봐주고 열심히 하는 사람을 승진시킨다는 믿음도 주셨다. 직원들이 일만 열심히 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신 것이다"며 권태균 청장에게 고마워 했다.

권 청장은 지난 승진인사에서 국장2명, 부이사관 4명, 과장 9명, 서기관 7명, 사무관 1명, 6급 27명 등 조달청 사상 최대의 승진인사를 내 직원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을 키웠다는 평이다.

김희문 전자조달국장 010-5431-6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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