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연인들...꽃가루 뿌리며 "메리크리스마스"

호치민 시내를 거닐다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 멋진 트리장식과 크리스마스 용품들을 보게 된다. 문득 베트남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디트뉴스>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들이 모여있는 모습, 크리스마스 장식들... 이것 저것 풍경 모습을 사진기에 담고 이영철 기자에게 전화를 넣었다.

“이기자, 호치민의 이원잽니다. 이번에 베트남의 크리스마스 모습을 칼럼으로 쓰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더운 나라의 크리스마스라...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을거 같아요. 즐거운 모습 있으면 묘사해 주시고, 준비한 분들 있으면 인터뷰도 해 보시고요...”

“알았어요. 글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보내 드릴 테니 교정을 잘 해 주시고 독자들이 잘 이해 하도록 글을 잘 구성해 주시길 바랍니다. 꼭 25일이 아니라 내일 나와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 알아서 내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스치로폼으로 눈을 만들고 나무와 건물을 꾸며 놓은 거리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렇게 해서 이번 베트남 소식은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정해졌다.

3그루의 나무가 각자 꿈을 가지고 자라고 있었다. 각 나무들은 가장 편안한 침대로 세계를 유람하는 화려한 유람선으로 그리고 가장 높은 이의 보좌로 쓰임 받는 꿈이었다.

성장한 나무는 나무꾼에 잘리어 목수의 손에 의하여 제작이 되었다. 하지만 각 나무의 꿈과는 달리 냄새나는 말구유, 비린내 나는 작은 고깃배, 십자가 형틀로 제작 되었다.

세 그루의 나무는 원하는 작품이 되지 않았지만 말구유는 아기 예수를 뉘였고, 작은 고깃배는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장소로 쓰였고 무시무시한 십자가는 가장 위대한 왕의 마지막 보좌로 사용되어 그들의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크리스마스를 Giang Sinh(봉생)이라고 부르며, 휴무가 아니고 정상근무일이다.

사회주의 국가로 크리스챤들은 천주교, 개신교 포함하여 약5%도 되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만큼은 한국의 분위기보다 더 요란하고 축제 분위기이다.

12월에 들어서면 시내의 길거리나 백화점 공공장소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며 여러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마련된다. 비록 스치로폼이지만 제법 눈에 뒤덮인 마을의 모습을 만들어 놓았다.

눈사람을 만들고, 빨간 옷의 하얀 수염 난 산타크로스 할아버지와 오색등으로 뒤 덮은 트리등을 만들어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성당 안의 대형 트리.

산타복장의 할아버지가 지나가는 아이들을 안아주고, 주변 노점과 상점에서는 산타의 복장과 가짜 수염이 판매되고 도시 중심지에는 휘황찬란한 전등으로 거리를 밝히게 한다.

해가 뉘엿 뉘엿 넘어갈 때가 되면 렉스호텔 주변 번화가 도로는 연인들을 태운 오토바이로 장관을 이룬다. 이날은 차량이 통제되고 오토바이와 자전거, 그리고 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날을 위해 사람들은 며칠 전부터 꽃가루와 멋진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준비한다.

여기 저기서 함성이 터지고 카메라 플래쉬가 터졌다. 오토바이 뒤에 탄 여자들이 꽃가루를 뿌리고 시민들은 ‘메리크리스마스’로 화답한다.

.백화점과 거리에는  젊은 부부가 산타복과 산타 모자를 쓴 자녀들에게 열심히 사진을 찍어준다.

성탄절 당일은 하루 종일 시내 곳곳에 커다란 스피커에 캐롤송이 울려 퍼지며, 성당과 교회에서는 예수님이 오신 날을 기념해 미사와 예배도 드린다.

뜨거운 햇볕이 작렬하고 땀 냄새가 넘쳐나는 베트남의 크리스마스 야외 수영장에도 울려퍼지는 캐롤송, 이 땅 베트남 사람들이 축제의 한 날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한 해를 감사하며, 세 그루의 나무같이 예수님을 맞이하고 쓰임 받는 크리스마스가 되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이원재 통신원 / 충남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해 베트남으로 건너가 현지인을 비롯해 베트남 거주 한국인과 활발한 교류를 해왔다. 특히 그는 '대전시-빈증성 자매도시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교류를 성공시켰다. 한국 손전화 010-3147-4983 베트남연락처 84-93-913-6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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