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6시 내고향 진행자 태안사태 애착…“인심 나빠질까 걱정”

   
 서산 출신 서기철 아나운서의 고향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태안 유류피해 사진전'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서 아나운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태안 유류피해 사진전’에 참석한 태안군민과 정계 인사들에게 예상치 못했던 또 하나의 화제 거리가 생겼다. KBS 인기 프로그램인 ‘6시 내고향’의 진행자이자 이날 사회를 맡은 서기철 아나운서(47)의 고향이 충남 서산이라는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를 주관했던, MBC 아나운서실장 출신의 변웅전 의원(서산·태안)은 내빈 소개 맨 마지막 순서로 서기철 아나운서를 “서산출신으로, 내 뒤를 이을 후배”라고 소개해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이끌어 냈다.

서기철 아나운서의 고향은 마애삼존불로 유명한 서산시 운산면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서울로 이사 왔지만, 서 아나운서의 친인척들은 서산과 태안 곳곳에 남아 있어 명절 때마다 고향을 찾고 있다고.

서 아나운서는 변 의원이 이날 행사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자 “내 고향 일인데, 꼭 참석하겠다”며 흔쾌히 사회를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아나운서는 지난 해 사고 직후 태안 현장에서 ‘검은 재앙’이라는 특집 생방송을 진행했고, 100일째 되는 날에도 신진도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집중 조명한 ‘백만의 희망’ 프로그램을 맡는 등 그동안 남몰래 고향사랑을 실천해 왔다.

서 아나운서는 이날 오후 <디트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유류유출사고 이후 태안과 관련된 여러 특집 프로그램을 맡았었다. 대놓고 ‘제 고향입니다’라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안타까운 심정에 애착이 많이 갔던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외관상으로는 괜찮지만 아직까지 복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은 것 같다”면서 “아직도 태안 하면 검은 기름을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그때를 자꾸 기억하게 만드는 것 보다는, 정말 거기 가면 즐겁고 편안하게 쉴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모습을 담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해지역 주민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서 아나운서는 “10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다녀간 것으로 안다. 이들이 다시 태안을 찾을 때는 손님이 아닌, 정말 친인척이 왔다는 기분으로 맞이했으면 좋겠다. 올 여름에는 손님을 장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서 아나운서는 “재원이 풍족하지 못하다 보니 보상 문제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 고향을 나와 있다 보니 이 문제로 인심이 나빠지진 않을까 걱정”이라며 “이럴 때 일수록 고향 분들이 더욱 단합하고 이웃 간에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