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을 쫒는 송병대-정병옥-이병령 후보들

   

대전 유성구는 최근들어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지역이다. 노은지구의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정착단계에 접어들었고 대덕테크노밸리 조성사업도 거의 끝나 새로운 주민들이 정착단계에 들어갔다.

따라서 예전의 유성으로 보면 오산이라는 말이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나돈다. 둔산등 기존도심에서 이사온 사람들과 외지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 그리고 토착 주민과 연구단지 연구원 및 종사자들의 여론을 압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통합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못해 자유선진당으로 말을 갈아탄 이상민 후보가 크게 앞서나가자 유성지역민들은 처음에는 어~ 하고 놀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요즘은 "의정활동을 잘했다"는 평가까지 받으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반면 당 지지도가 높은 한나라당 송병대 후보는 뒤늦게 뛰어든 열악한 입장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통합민주당 정병옥 후보도 이상민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으나 대전지역 민주당 의원들조차 잘못된 공천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고 심기일전 하고 있다.

오히려 이상민 후보에게 가장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후보는 무소속 이병령 후보다. 자유선진당 후보로 심대평 대표의 서구 을 보궐선거를 비롯 대선에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왔는데 느닷없이 공천에서 배제되고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상민 의원이 후보로 공천을 받게됐으니 맹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

디트뉴스 취재기자 4명이 2일 유성지역을 크게 4곳으로 나눠 지역주민들과의 밀착취재를 한 결과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온 후보별 지지도와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과연 남은 선거운동기간 6일동안 외생변수가 나타날 수 있을까?  권역이 엄청 넓어진 유성구 지역의 취재를 통해서는 현역의원 프리미엄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3-31] 중도일보 여론조사
이상민 23.8%, 송병대 18.3%, 정병욱 10.3%, 이병령 9.9%, 조영재 1.5%, 가정당 0.6%

선거구별로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3000명(각 선거구별 500명씩), 전화면접조사 방식, 95% 신뢰수준,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4.4%

<노은, 지족, 반석>

   
노은동, 지족동, 반석동 주민들에게는 학교용지부담금환그특별법이 표심의 중요한 이슈가 됐다.

월드컵경기장역에서부터 반석역까지 노은지구의 주민들에게 학교용지부담금환급특별법이 표심의 향배를 결정하는 모습니다.

노은수산시장에서 만난 김은숙(42)씨는 “이상민 후보가 열심히 일을 해온 것으로 본다”면서 “주위 사람들도 이상민 후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씨는 “학교용지부담금환급특별법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돈이 환급된다고 한다”며 “이게 주민을 위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대선에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었기에 그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충청도 목소리를 내어야지 다른 지역 목소리를 내면 누가 우리를 생각해 주겠냐”면서 “선진당에 이상민 후보가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

반석마을 5단지에서 만난 박병순(78)씨는 “40평은 152만6000원, 48평은 200여만원에 이르는 환급금을 받게 된다”면서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상민 후보에게 한표 줄 것이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전재복씨도 “일 열심히 한 사람에게 표를 줘야 한다”면서 “이상민 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당을 좋은 당으로 옮겨서 잘 했다”라고 이상민 후보 지지 의사를 표했다.

   
전 씨는 “이쪽 동네에서 분양을 받아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상민 표 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면서 “그것(환급특별법)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족역 인근 하기동에서 만난 김분순(50)씨는 “경상도 당도 안되고 전라도 당도 안된다. 유성당(?)을 뽑아줘야 한다”면서 “다리도 성치 않은 사람이 열심히 했는데 뽑아주겠다”고 말했다. 하기동 쪽은 환급특별법과는 무관한 지역이지만 인근 아파트들의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여줬다.

노은역 입구에서 만난 최원식(40)씨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주었는데, 지금은 그 때 하고 다르다”면서 “선진당쪽에 표를 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최 씨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서 그런지 몰라도 저번 인수위부터 하는 모습들이 실망의 연속이었다”면서 “노무현쪽에는 표를 주기는 뭐하고 한나라당도 싫다보니 그쪽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 최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유세 차량이 돌고 있는데, 음악소리만 요란하고 누가누구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촌동-원내동>

   
진잠동사무소 앞에 유성구에 출마한 후보들의 사진이 붙어있다. 진잠의 구 도심이 사라지고 새롭게 개발된 주택지구가 들어서는 교촌동과 원내동 일대.

교촌동 제이드파크 앞에서 만난 천성범(32)씨는 “누가 출마했는지 아직 알아보지 못했다. 작년 대선에는 이회창 씨를 지지했다” 며 “이번 총선에 투표는 하겠지만 당을 보고 찍지는 않을 것이다. 인물을 살펴보고 찍겠다" 고 말했다. 선호하는 정당으로는 '통합민주당' 을 꼽았다.

교촌동 버스 정류장에서 마을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대학생 정현성(24)씨는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며 "총선에 관심이 없다”고 답하고 자리를 떴다. 같이 버스를 기다리던 송현아(21)씨는 “투표는 하겠지만 아직 후보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정씨와 송씨이외 2~3명의 20대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나타내거나 후보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진잠향교 앞 주택가에서 만난 최모씨는 “투표는 할 예정이지만 누가 출마하는지 잘 살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찍었다" 며 "하지만 한나라당 출신의 대통령을 찍었다고 해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교촌초등학교 정문에서 자녀들의 하교를 기다리는 주부들을 만났다. 원미연(36)씨는 “누가 누군지 관심이 없다. 남편이 투표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왜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원 씨는 "정치인들에게 실망을 많이 해서..." 라며 말문을 흐렸다. 원씨와 같이 자녀를 기다리던 2~3명의 주부들도 총선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하며 자리를 뜨기 일쑤였다.  

   
총선에서 충청도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히는 김모씨는 뒷모습 촬영만 허락했다.

진잠동사무소 길가에서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던 김모씨(67)씨는 “오랜세월 진잠에서 산 토박이다. 당연히 충청도 사람이라면 충청도당을 찍어야 하지 않겠나”며 자유선진당 이상민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한나라는 경상도고 민주당은 전라도당이다. 충청도 사람은 충청도 당을 키워줘야 된다”고 말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던 박모씨(65 여)는 “이 지역 사람들은 줄곧 한나라당을 지지해왔다" 며 "하지만 갈수록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 이번에는 바꾸려 한다. 투표에는 한번도 빠진 적이 없으니 이번 총선에는 자유선진당 이상민 후보에게 투표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진잠중학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박미현(29여)씨는 “지난 대선때는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지만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며 "시간이 있는 만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진잠 새마을 금고 앞에서 만난 권성혁(31)씨는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 며 "어떤 후보가 출마하는지 모르지만 총선에서는 인물보다 당을 보고 선택하겠다. 최근 한나라당이 실책을 하고 있지만 여당인 만큼 일단 총선에서 힘을 실어줘야지 나중에 질책도 할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도룡동~전민동>

   
도룡동(사진 위쪽)과 전민동(사진 아래쪽) 일대.

대덕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이예령(34) 씨는 “자유선진당 이상민 후보가 대전에서는 그나마 제일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이라는 평이 많다” 며 “이상민 후보에게 한 표를 주겠다” 고 말했다.

도룡동 목원대 대덕문화센터 앞에서 마주친 김성룡(45) 씨는 “아직 어떤 후보를 선택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 며 “정당이나 인물을 떠나서 후보 개인 개인이 내세우는 정책을 보고 결정할 것” 이라고 전했다.

도룡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38) 씨는 “충청도면 무조건 자유선진당 아니겠냐” 며 “이상민 후보가 당을 옮기기는 했지만 의정 경험도 많고 잘하리라 믿는다. 유성구 발전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전민동 엑스포 코아 앞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박 모(51)씨는 “한나라당 2번 송병대 후보를 지지한다” 며 “송 후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대통령도 한나라당이니 국회의원도 한나라당 출신이어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거 같다” 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세종아파트 앞 주택가에서 마주친 김선권(50) 씨 역시 “한나라당 송병대 후보를 찍을 계획” 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한나라당 밀어줬으니 정치 잘하라는 의미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밀어주려는 것” 이라며 후보들에게 바라는 점으로는 ‘주차문제 개선’을 꼽았다.

그러나, 유성구 여론을 묻는 질문에 김 씨는 “이상민 후보가 이전에 워낙 잘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쪽으로 여론이 많이 쏠린 것 같다” 고 전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후보를 뽑을 계획이라는 박성국 씨.

전민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성국(53) 씨는 “그래도 이상민 의원이 열심히 일했지 않냐” 며 “다른 후보들은 모르기도 하거니와 이상민 후보가 그동안 잘해왔기 때문에 그를 뽑아 줄 생각” 이라고 말했다.

주변 여론에 대해 묻자 박 씨는 “이 후보가 일도 잘하고 인지도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훨씬 앞선다” 고 답했다.

그 옆에 있던 김 모(48) 씨는 “아직 어떤 후보를 찍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우리 와이프는 이상민 후보를 찍는다고 하더라” 며 말문을 열었다.

김 씨는 “아내가 공주출신이라 그런지 자유선진당 쪽으로 확실히 마음이 가있다” 며 “나는 주변 여론이나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고 마음을 결정하겠다” 고 말했다.

<송강동과 대덕테크노밸리 주변>

유성구 지역 가운데 신흥 주거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송강동과 대덕테크노밸리 주민들은 현역 국회의원인 자유선진당 이상민 후보의 우위를 점쳤으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전직 구청장 이병령 후보의 지지 세력도 다수 있었다.

반면 통합민주당 정병옥 후보와 한나라당 송병대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신흥 주거지역인 대덕테크노밸리와 송강동. 행정동은 구즉동이다.

송강동에 거주하는 김모(72)씨는 송강프라자 앞 도로변에서 기자와 만나 “불편한 몸을 이끌면서도 의정활동을 잘 해왔다고 평가하고 싶다”며 “지역 현안 챙기는데는 다소 부족했지만 입법 활동이 활발해 이번에도 찍어주련다”고 말했다.

또 주부 이모(55)씨도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선진당으로 옮겼지만 국회의원으로 열심히 했다고 본다”며 “지역 행사에도 가끔씩 찾아와 지역민들과 대화도 나눠줘 호감이 간다”고 털어놨다.

   
주부 김모씨.

테크노밸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45)씨도 “주민들 여론이 선진당 이 후보를 밀어주자는 의견들이 많다”며 “의정 활동도 누구 못지 않게 했고 나쁜 일은 별로 하지 않은 것 같아 지지해 주고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얘기했다.

송강동 모 아파트에 사는 백모(43)씨는 무소속 이병령 후보를 찍겠단다. 백씨는 “구청장으로 재직시절 지역의 현안 문제를 많이 처리하며 신망을 얻었었다”며 “선진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 안타깝지만 도와주고 싶다”고 전했다.

주민 오모(42)씨도 “무소속 이 후보는 똑똑하고 일도 잘한다”며 “믿고 맡기겠다”고 힘줘 말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욱환(44)씨는 “한나라당 송병대 후보가 참신해 마음에 든다”며 “이상민 의원은 비록 공천때문이지만 다른 정당으로 옮긴 사실이 마이너스다. 또 이회창 총재는 한나라당을 만들어놓고 다른 정당으로 가서 싫다”고 얘기했다.

주부 강모(54)씨는 “서구에서 이사온지 얼마되지 않아 선거에 대해 별다른 관심은 없지만 남편이 하는 얘기를 들으니 연구단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상민 후보에게 쏠린 것 같다”며 “저도 남편과 함께 선진당을 찍겠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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