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출입기자들과 마지막 오찬에 와인 한잔씩...

정진철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28일 자신의 대전 업무를 와인으로 마무리 했다. 그는 이날 출입기자들과 마지막 오찬자리에서 자신의 성격을 표현하듯 와인을 등장시켰다.

정 부시장은 “정말 잘 지내다 올라간다”면서 “고맙다”고 짧게 말했다. 그리고 후임에 대한 부탁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신임 박찬우 행정부시장은 대학으로 따지면 3년 후배. 정 부시장은 후임 박 부시장에 대해 “행자부에 급한 일,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불려 다니면서 다 해결한 사람”으로 설명했다. 박 부시장은 논산시 부시장을 지내는 등 지방경험도 갖고 있다. 정 부시장은 “행정자치부에서 에이스를 빼오는 격”이라며 후임 박 부시장에 대해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정 부시장은 “직원들이 (부시장에 대해)온화하고 인자하다는 평이 많다”는 기자들의 말에 “그것은 내가 잘못했다는 말”이라면서 “시장님께 미안하다”고 말을 돌렸다. 부시장이 소위 직원들을 다잡아 일을 하고, 시장이 풀어주는 모양새가 더 좋은 것 아니냐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정 부시장도 한때 직원들을 다잡으려고 했으나 천성이 그렇지 못해 그만 뒀다는 이야기도 했다.

정 부시장은 이례적으로 시청에서의 퇴임식도 않기로 했다. 직원들 모이라, 가라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다. 조용조용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1일자로 대전시를 떠나는 정 부시장이 옮기는 곳은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별정직이지만 ‘차관 대기석’이라는 말도 나오는 곳이다. 정 부시장은 앞으로의 공직 로드맵에 대해서는 우체국의 물품 분류기에 빗대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바코드가 붙어있는 우편물들이 벨트를 타고 가다가 옆으로 툭툭 떨어지듯, “고위공무원단에 들어간 사람들은 벨트위에 물품과 같다”면서 “욕심을 버리고 지내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직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전시청 공무원들은 정 부시장에 대해 조정력과 무난한 업무추진력 부분을 강조했다.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조상화씨(7급)는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항상 직원들과 상의하고, 어느 의견하나 소홀하지 않는 섬세한 행정을 펴 온 것이 시 공무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면서 “ 떠나게 돼 아쉽지만 앞으로도 대전시민과 시정발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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