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눈 분비물로부터 손을 통해 전염

여름철에는 물놀이 하고 와서 눈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년 여름이면 찌는 듯한 더위와 함께 사람들을 괴롭히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눈병!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은 바이러스를 비롯한 미생물이 활동하기에 적합하고 생체리듬이 깨지며 우리 몸의 방어기능인 면역성이 약화되기 쉬워져 눈 바깥쪽의 각, 결막이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여름철에 걸리기 쉬운 전염성 눈병의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여름철 불청객- 전염성 눈병

여름철에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눈의 염증질환은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크게 유행성각결막염, 인두결막염 및 급성출혈결막염(아폴로 눈병)의 3가지로 구분된다.

▲ 유행성 각결막염

결막은 눈꺼풀의 안쪽 면과 눈 흰자위를 덮고 있는 얇은 점막이며 각막은 홍채와 동공 앞에 있는 투명한 부분으로, 이곳에 세균감염, 화학적 화상, 기계적 손상, 알레르기 등에 의해 염증이 생기는 경우를 각결막염이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각결막염이 유행처럼 번지기 쉽다.

감염 후 약 3~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고 이물감, 충혈, 눈곱, 작열감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면서 2~3주 동안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나타낸다. 대개 특별한 합병증 없이 회복되지만 간혹 각막혼탁이 생겨 시력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한쪽 눈에서 시작하여 1주 내에 반대쪽 눈으로 옮겨 가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에 폭발적으로 발생하며 전염성이 아주 강한 특징이 있는데, 공기 중 전염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 눈의 분비물로부터 손을 통해 전염된다. 이 바이러스는 열이나 소독약에도 잘 살균되지 않기 때문에 수영장, 목욕탕에서 쉽게 전염된다.

▲ 인두결막염

인두결막염은 1~15세의 어린이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직접적인 접촉 외에도 감기와 마찬가지로 호흡기를 통해 전염된다.

눈과 목에 동시에 염증이 발생하여 인두, 편도가 빨갛게 커지며 인후통이 있고 눈의 흰자위가 충혈되면서 통증이 있다. 40도에 가까운 고열과 콧물을 동반하기도 하며 드물게는 기침이 나고 가슴에 통증이 있다. 잠복기는 5~8일 정도이며 7일 안에 자연 치유된다. 잘못 관리한 경우 이차적인 세균감염이 있을 수 있는데 특히 폐렴이 잘 걸린다.

특히 어린이들이 수영장(풀)에서 전염하여 집단 발생하는 일이 많으므로 ‘풀염’이라고도 한다.

▲ 급성출혈 결막염

일명 '아폴로 눈병'이라고 하며 유행성 각결막염과 비슷하나 결막하 출혈을 동반하고 잠복기가 1~2일로 매우 짧으며 전염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코사키 바이러스 또는 엔테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흔한 증상으로는 눈이 붓고 충혈되고 눈물과 분비물이 많아지며, 어린이나 노약자는 발열, 설사, 귀밑 임파선 부종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개 한쪽 눈에 먼저 나타나 다른 눈으로 옮겨가며 먼저 생긴 눈의 증상이 더 심하다. 열, 전신무력감 등의 전신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은 유행성 결막염에 비해 짧은 기간동안 지속되고 결막에 출혈이 있어 놀랄 수 있지만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고 보통 1주 후 별 부작용 없이 완치된다. 드물게 각막의 반흔이 수개월씩 오래가면서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 기타 각결막염

이외에도 감기, 기관지염, 폐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이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전염성도 있으며 유행성 각결막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바이러스 이외의 세균, 곰팡이 등의 미생물도 전염성은 약하지만 여름철에 강, 바다, 호수 등의 오염된 물로부터 외상이 있거나 면역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각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손씻기'가 눈병 예방의 핵심

눈병이 나면 수건을 따로 쓰고 눈을 함부로 비비지 말며,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유행성 눈병은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것이므로 치료는 감기와 마찬가지로 특효약이 아직 없으며, 병의 호전은 주로 환자 자신의 면역성에 의한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병의 경과기간을 단축시키며 2차 감염을 막고 증상을 덜어주는 대증치료를 주로 하게 된다. 점안항생제를 사용하며 무리하지 말고 가능하면 쉬는 것이 좋다.

눈이 빨갛게 보여 보기 싫더라도 안대를 착용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또한 발병 후 2주까지는 전염성이 있으므로 주위 직장동료나 가족들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수건을 따로 쓰는 등 접촉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주위에 이런 환자가 있으면 접촉을 피하고 수건, 베게, 비누, 세면시설 등을 따로 쓰고 눈을 함부로 비비지 말아야 한다. 수영 뒤엔 반드시 맑은 물로 눈을 세척하는 것이 좋다. 소금물 등으로 눈을 씻는 것은 각막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자주 손씻기'임을 명심하자.


수영장에선 렌즈착용 말아야

렌즈를 낀 채 수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눈 건강에 치명적이다. 소프트렌즈를 장시간 착용하는 경우 각막에 작은 상처와 부종을 유발하는데 수영장 내 오염된 물에 의해 세균성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을지대학병원 안과 홍성호 교수는 "일반적으로 눈 속에 미생물이 들어가면 눈물 등으로 자연스럽게 걸러지지만 렌즈를 끼면 눈의 자정 작용이 쉽지 않아 눈병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하고 "가능하면 렌즈착용을 피하고 어쩔 수 없을 경우 일회용 렌즈를 낀 후 수경을 써서 물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물 밖에 나오면 바로 렌즈를 빼서 버리는 방법"을 추천했다.

또한 눈병이 생겼을 경우 안약을 사용하는 중엔 콘택트렌즈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특히 각막에 상처나 염증이 있을 때는 콘택트렌즈 착용을 중지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여름철 렌즈의 소독과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렌즈 착용시 불편함이 있을 때에는 즉시 착용을 중지하고 조기에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홍성호 : 을지대학병원 안과 교수, 전문 진료 분야 : 각막, 백내장, 안성형, 사시, 녹내장. 
대한안과학회 정회원.(042-611-3142,
mailto:yuncholi@eulj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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