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중요한 눈이 혹사당하고 있다. 그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옛말에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 이란 말이 있다. 우리 몸에서 눈이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특히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대생활의 특성상 눈의 역할이 차지 하는 비중은 다른 어떤 신체기관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이처럼 중요한 눈이 혹사당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햇빛이 강해지는데, 강해진 햇빛에는 자외선도 많이 들어있다.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치명적 해악을 줄 수 있다. 여름철 눈 건강을 해치는 요인은 무엇이며 예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1) 자외선(UV)
여름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광선으로 눈이 손상되기 쉬운 계절이다. 특히 자외선(UV)은 여름철 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태양광선에는 파장이 400nm 이하인 자외선과 400~780nm의 가시광선, 그리고 780nm 이상의 적외선이 있다. 이중 인체에 유해한 광선은 자외선으로, 파장이 100~280nm의 UV-C와 280~320nm의 UV-B, 그리고 320~400nm의 UV-A로 구분된다.



UV-A의 경우 과다하게 쬐게 되면 각막을 거쳐 수정체에 도달해 수정체 내의 단백질과 지방을 자외선의 빛 에너지로 산화해 백내장을 유발시킨다.

정상적으로는 이러한 산화과정을 수정체 내의 글루타티온과 비타민E 등이 막아주는데, 나이가 들어 산화방지력이 약화되면 수정체 내에 색소가 증가하고,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백내장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UV-A에 과다하게 쏘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UV-A는 파장이 상대적으로 긴 편이어서 투과력이 더 세므로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침투하여 망막염이나 황반변성을 유발 할 수도 있다. 피부 역시 깊숙이 침투해 피부색을 검게 만들고 주름을 만들기 때문에 피부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UV-B는 표피에만 작용해 피부의 각질층을 두껍게 만든다. 기미가 생기고, 여름철 운동이나 해수욕 등으로 장시간 햇볕에 노출됐을 때 피부가 빨갛게 되는 것은 이 UV-B 때문이다. 또한 각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UV-C는 대기의 오존층에서 대부분 여과 또는 흡수되는 자외선이다. 하지만 오존층이 파괴된 지역에서 이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된 양들이 한꺼번에 실명된 경우를 보이듯 이 자외선은 인체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이밖에도 자외선은 흰자위(결막)에 빨간 살이 자라는 군날개도 생기게 한다.
이렇게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법은 물론 모자와 선글라스이다.

하지만 선글라스 색이 진하다고 자외선을 많이 차단하는 것은 아니므로 반드시 자외선 차단렌즈가 쓰이고 있는지, 적어도 95%이상의 차단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렌즈를 통해 눈이 보이는 정도의 진하기가 적당하다.

색도 갈색, 녹색, 노란색, 회색이 좋고 그 밖에 빨강, 초록, 파랑, 분홍, 보라 등 화려한 원색 렌즈는 오히려 시력 보호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 색상 자체가 사물의 색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지 않아 눈에 피로를 줄 수 있고 운전할 때 신호등이나 안전표지판의 색상을 볼 때 혼돈이 생겨 사고의 위험도 있다.

2) 수영장
여름이 되면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수영장이기도 하지만 안과에서 눈 질환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또한 수영장이다. 관리만 잘 하면 문제 없이 즐거운 여름을 보낼 수 있는데 잘못된 상식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먼저 근시나 난시 등으로 안경이나 콘텍트렌즈를 끼던 사람들이 수영장에 갈 때 먼저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도수 있는 물안경을 쓸 것인가 아님 콘텍트렌즈를 낀 상태로 갈 것인가 등이다. 솔직히 두 가지 모두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도수 있는 물안경은 자기 눈에 맞는 도수를 정확하게 물안경에 만들어 넣을 수 없는 한계가 있어 상이 정확히 맺지 않아 안 좋고 콘텍트렌즈를 끼고 수영장에 들어가면 소프트렌즈의 경우 안구 표면과 렌즈가 밀착된 상태여서 눈물로 순환될 기회가 적은데다가 수영장 물이라도 들어가면 렌즈에 오염된 균이 뭍은 채로 각막염이나 결막염을 유발하기 쉽다.

요즘은 하드렌즈(RGP 렌즈)를 많이 권장해서 사용하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하드렌즈는 소프트렌즈보다 각막과의 밀착이 적어 눈물 순환이 용이한 장점은 있으나 직경이 작기 때문에 눈에서 떨어져 잃어버리기가 쉽다.

그러므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잃어버려도 상관없다면 하드렌즈를 착용하고 물안경 끼고 수영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1회용 소프트렌즈를 끼고  물안경을 끼고 수영을 하되 1시간에 한번은 소프트렌즈를 생리식염수로 세척을 하던지 새것으로 바꿔 착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영 실력을 길러 수영장 물이 눈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일이다. 아무튼 수영장을 다녀온 후에는 눈을 생리식염수로 잘 세척하고 렌즈도 잘 세척하여 남아있는 균과 소독약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

3) 눈병
소위 말하는 눈병도 많이 발생하는 철이 여름인데 대표적인 것이 유행성 각결막염으로 가장 흔한 원인균은 아데노바이러스 8형과 19형으로 알려져 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으로 눈병에 걸린 사람의 눈물ㆍ눈꼽 등과 같은 분비물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가 출입문, 버스ㆍ지하철 등의 손잡이, 수영장 등 공공장소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보통 양쪽 눈에 모두 발병하며 대개는 양쪽 눈 중 먼저 발 병한 눈에서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자고 일어나면 눈꼽으로 인해 눈이 달라붙어 떠지지 않을 정도로 심하며 눈꺼풀이 붓고 눈이 빨갛게 충혈된다.

또 눈이 아프고 눈물이 많이 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귀 앞쪽의 임파선이 부어 만지면 느낄 수도 있고, 세수할 때 손에 닿으면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어린이는 열이 나고 두통과 오한, 목이 아프고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까만 동자 앞부분(각막)의 껍질이 벗겨져 눈이 부셔 빛을 바라보기가 힘들고 눈을 깜박일 때마다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를 치료하려면 안과 전문의 지시에 따라 염증을 억제하는 안약을 사용하고 다른 세균의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광범위 항생제 안약을 점안한다.

또 열이 나거나 통증이 심할 때는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치료 하는 데도 불구하고 대개는 3~4주가 지나야 증상이 완전히 없어진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잘 닦는 게 중요하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고 혹시라도 눈병 걸린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손으로 보통 전파되므로 만진 물건들(예를 들면 수건)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4) 에어컨
하루종일 건물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는 사람들이 많은데 밀폐된 공간의 에어컨 바람은 눈을 건조하게 만들고 충혈이 되고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건성안'이 있는 사람이나 콘택트렌즈를 낀 사람들에게 이런 증세가 더 심하다.
 
컴퓨터의 발달로 건성안으로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눈이 예민하고 빡빡하다는 느낌을 받는 건성안에게 에어컨 때문에 건조해진 실내공기는 더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에어컨이 켜진 방에서 오래 생활하는 사람은 자주 실내 공기를 환기시키고, 에어컨 바람을 바로 쐬지 않도록 등지고 앉는 것이 좋다.

특히 건성안이나 렌즈를 낀 사람은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줘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특히 근거리 작업 시에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여서 눈물층이 말라버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윤주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 
전문분야 : 전안부, 백내장, 안성형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레지던트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전임강사대우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